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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배추 May 01. 2024

건강식만 먹어요

혀의 즐거움보다 우리 장의 유익균 입맛을 먼저 고려해요

사실 건강식만 먹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출근길에 고개만 살짝살짝 돌려도 주변에는 치킨집이 있고, 떡볶이집이 나를 부르며, 과자가 잔뜩 나와서 줄지어 있는 마트가 눈앞에 보이고 만다. 하지만, 우리 인간이란 게 한 개개인조차 혼자 살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몸 안에 있는 유익균을 생각해야만 한다.


 우리 몸 안의 에코시스템


웃기는 이야기지만 사회는 몸 바깥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몸안에서도 존재한다. 신체의 내부에는 상당 부분이 유익균과 유해균이 이미 집을 짓고 살고 있는데, 안타까운 건 아무리 건강한 음식을 먹든지 간에 이 미생물 도움 없이는 음식을 소화할 수 없단 사실이다. 입으로 먹는다고 섭취가 끝나는 것이 아닌, 잘게 쪼개어져서 내 몸에 흡수되도록 분해가 되어야 하는데, 그 일을 최종적으로 하는 것이 바로 미생물(microbiome)이다.


21세기 최대의 화두는 microbiome


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현대인들이 챙겨 먹기 힘든 야채투성이들인데, 이들을 챙겨주는 것만으로도 미생물들의 에너지를 채울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미생물이 무조건 좋을까? 그건 애매하다 어쨌든 균으로 존재하는 이들이기 때문에 우리 몸의 균형이 깨지면, 그들은 우리 장벽을 보호하는 장점액(mucus)을 먹어대기 시작할 것이고 더불어 우리의 면역체계는 붕괴될 것이 자명하다.


그리하여 내가 먹는 음식이 ‘나 오늘 기분이 안 좋았어.’라며 나의 기분을 위한 음식이 되어서는 안 되고, 몸 안에 살고 있는 유익균을 위해 음식을 선별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채소들은 그들의 양식이 되므로 무조건 먹어야 하는 양식이며, 기쁨호르몬이 보통 장과 근육에서 나오면서 우리의 피부장벽이나 세포가 건강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는 단백질은 필수다.


그렇다면 요즘 유행하는 탄수화물을 제외하는 식단이 유리한 것인가 하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하고 싶다. 우리 몸의 에너지의 30퍼센트를 사용하는 두뇌의 주요 에너지원이 탄수화물이라는 사실을 보면, 제거보다는 적정량을 먹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단백질, 탄수화물, 좋은 지방, 채소들로 이루어진 세끼가 필요되는데, 아니 어떻게 사람이 이것만 먹고 사냐고 한다면, 식사의 대부분을 이렇게 먹고, 아주 소량으로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는 방법은 어떨까 싶다. 실제로 나는 건강식을 내 몸 안에 사는 유익균에게 밥 주는 느낌으로 먹으니 나름 할 만 하단 생각이 든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나만의 건강식챙기기프로젝트
내 장의 미생물들을 위한 밀프랩.


아침: 슈퍼푸드를 넣은 오트밀요거트

그리하여 요즘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오트밀요거트를 먹는다. 말이 오트밀요거트이지, 사실상 아몬드, 호두, 브라질넛, 캐슈너트, 병아리콩을 갈아서 넣은 데다가, 백 퍼센트 땅콩잼 한 스푼, 치아시드 2스푼, 햄프시드 1스푼, 사과반쪽을 넣어서 먹으니 그야말로 슈퍼푸드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먹으면 든든한데, 이걸 먹고 나서 조금 있다가, 당근과 비트를 갈아 만든 주스를 마시면 천년은 거뜬히 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게 바로 나의 아침이다.

점심은 유동적으로/혼자 먹을 땐 야채식

대신 점심은 약간 유동적이다. 보통 점심을 먹기 전에 무가당 두유를 마시는데, 약속이 있는 날이면 음식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무조건 맛있게 먹고, 혼자 먹는 날에는 두부종류나 생선종류를 사 먹곤 한다. 직접 만들어 먹는 날에는 야채를 구워서 발사믹 소스를 뿌려 먹는다. 물론 밖에서 점심을 먹은 날에는 이걸 저녁으로 대체한다. 맛이 대단히 있는 건 아니지만, 없지도 않아서 나름 맛있게 먹고 있다.

간식으론 고구마나 호박 + 단백질음료

간식으로는 고구마나 구운 호박에 단백질음료를 마시며 보통 여기서 멈추는데, 점심도 사 먹지 않아 야채만 먹었을 때에는 저녁으로 뭘 먹어야 좋을지 아직도 답이 서지 않는다. 너무 헤비 하지 않으면서도 단백질이 조금 더 보충이 되는 닭고기 혹은 두부수프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데, 사실 저녁에는 뭔가 먹고 싶으면서도 먹기 싫어서 아직도 메뉴를 찾는 현재진행형 상태이다.


하여간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내 루틴에 꼭 들어맞는 건강식을 찾게 되리라 생각하며, 점심은 청국장과 보리밥을 먹을 예정이다.

어제 진짜 먹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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