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을 통해서 디톡스를 합니다.
‘단식’은 정치인들이 가끔 단식을 할 때만 듣던 단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간헐적 단식이 건강에 매우 좋다며 모든 매체에서 다루기 시작하더군요. 어쩌면 정치인들은 몸에 좋은 간헐적 단식을 선견지명을 가지고 실천했던 것일까요?(웃음)
단식은 금식과 다릅니다. 단식이 주관적인 개입의 여지가 있다면, 금식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절대적으로 금지되는 식사이기 때문이죠. 처음으로 금식이란 단어를 의미 있게 들었던 건,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로 여행을 계획하던 때였습니다. 9.11 테러가 있기 훨씬 전이어서 테러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 않았던 시기였고, 시리아는 여행금지국이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가지 못했습니다. 여행이 가능했던 시기가 라마단 기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단식 아닌 금식을 해야 하는 상황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아 시리아로의 여행을 포기했고, 그 뒤로는 영영 갈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음식 때문에 포기했던 여행은 슬프게도 시리아로 여행할 수 있는 기회의 단절되면서 자신의 선택이 더 큰 소용돌이의 형태로 미래가 결정되어 당혹스러웠습니다. 건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건강할 때 지켜야 해요.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의 정희원교수에 의하면 40대의 선택이 향후 몇십 년의 건강을 결정짓는다고 합니다. 젊었을 때의 업보는 사후세계가 아닌, 살아가는 동안 치매든 고지혈증이든 살아 있는 동안 본인이 받게 된다면서요. 동화보다 더 잔혹한 현실이 펼쳐질 수 있으니, 우리는 건강을 허투루 챙길 수 없습니다.
나의 몸은 내가 다스리므로 내 몸의 CEO라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내 몸을 운영해야 해요. 그러므로 훌륭한 CEO로서 콩팥 등의 워라밸을 지켜주기 위해서라도 위와 신장도 쉬어갈 수 있는 간헐적 단식은 건강식과 함께 필수불가결한 선택이 되고 맙니다.
간헐적 단식의 대표적인 예는, 주 중에는 평소대로 먹고 주말 동안에 단식을 하는 경우 혹은 하루의 시간을 쪼개어, 저녁 7시부터 아침 7시까지 먹지 않는 12시간 간헐적 단식 등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어느 것이 더 좋냐의 문제는 아니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형태를 고르면 되는데, 어떤 방식이든 간헐적 단식을 실행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신체적 이점이 있다는 게 참으로 가성비 좋습니다.
하지만, 간헐적 단식에도 문제가 있는데, 저처럼 병약한 사람이 하기에는 몸에 무리가 따를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몸상태를 봐가며 열심히 실천 중입니다.
지금 제가 선택한 방법은 간헐적 단식을 간헐적으로 하는 방법이에요. 기본적으로 과자 등에 관한 craving을 제외하고는 몸의 반응을 따라가는 편인데, 기운이 없는 날은 간헐적 단식을 포기하고 저녁까지 소식으로 야무지게 먹으며 영양분을 보충합니다. 그러다가 몸상태가 괜찮은 날에는 저녁을 먹지 않고 아침까지 공복상태가 이어지도록 하지요. 만약 아침식사를 안 하면 간헐적 단식이 조금 더 수월할텐데, 모닝미라클을 추구하는 사람으로서 매일 새벽에 일어나다 보니 음식 없이 버티는 게 어렵습니다. 그래서 아침, 점심은 매우 든든히 챙겨 먹는 편이에요. 이처럼 간헐적 단식이 몸에 좋더라도 자기 몸에 맞춰서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거, 꼭 기억 부탁드립니다.
‘캐스트 어웨이’의 톰행크스처럼 절대 치과치료를 늦추는 일이 없이 무인도에 떨어져도 당분간은 병원 없이도 버틸 수 있는 체력과 건강을 목표로 오늘도 아침 초콜릿을 참은 나에게 셀프칭찬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