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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belbyme Jun 02. 2022

농담

밀란 쿤테라 

혹이 달린 영감이 도깨비 앞에서 춤을 춘다. 도깨비는 즐거워서 그 혹을 떼어준다. 다른 혹부리 영감도 도깨비를 찾아가서 춤을 추었다. 도깨비는 가지고 있던 혹을 붙여버린다. 이유가 없다. 도깨비는 그냥 혹을 하나 떼었고, 하나 더 붙였다. 이유 없음 이것이 인생이다. 


공산주의자 루드빅은 공산당에 배반당해 탄광으로 유배 갔다. 자신을 탄광으로 보낸 친구에게 복수하려고 그의 부인 헬레나와 섹스를 하지만, 이미 바람을 피우고 있던 친구에게 도움만 된다. 복수의 제물이 된 헬레나는 자살을 기도할 정도로 상심하지만 자신을 옥죄고 있던 관습의 틀을 벗어버리고 자유로운 연애를 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의 다른 스토리도 모두 다 비슷하다. 


어제 테라스 정원에 물을 주려고 설치한 호스가 수도에서 빠져서 새벽 3:30에 30분 넘도록 베란다에서 물을 펐다. 이 책을 안 읽었다면 아마 짜증을 내면서 물을 퍼냈을 것이다. 새벽 3:30에 물을 퍼내는 농담 같은 상황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다. 너무 진지하게 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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