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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양부인 Apr 03. 2020

편식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면

[체질 04] 사회인으로서 체질식을 영위하는 법


코끼리 야유회를 간다면

건초가 풍족한 땅을 보러 다닐 것이고,

갈매기 외식 한다면

어느 해변 물이 좋은지 고르면 될 .

심지어 사자가 회식을 한대도 양고기 집인지 고기집인지만 합의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사람에게는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고기파와 생선파 그리고 비건,

밥과 면, 한식과 양식, 맥주 안주와 소주 안주,

분식과 정찬, 스낵과 국물요리,

날것과 익힌 것, 뷔페와 코스요리까지...

개인의 취향과 기호가 마다 다르니 그깟

뭐 먹을지의견  통일되지  것이다.


굳이 회식이 아니더라도 평일 점심시간마다

메뉴를 고르는 것은 내게 은근 스트레스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느라 우리 부서는

열 명 넘게 우르르 몰려다녀서 식당은 언제나 자리잡기가 어려웠고, 결국 대기가 거의 없는 만한  골라가기 일쑤였던 것이다.

한 주에 중국 무려 세 번이나 간 적도 있다.






하여, 나는 구내식당을 선호하 되다.

무얼 먹자고 무리를 설득하느라 애쓸 필요 없이

취향껏 얼마든지 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기와 밀가루와 구황작물과 두부 계란 근채류는 어느 구내식당이든 항시 상비되어 있으므로.

(잎채소 프리패스. 김치도 잘 안 집어)


이직 후에는 어느 건물 구내식당이 맛집인지 도장깨기 식으로 인근 투어를 다니기도 했다.

구내식당 반찬 보고 신나서 떠왔는데 막상 밥을 잊었네...





그런데 구내식당 아닌 식사가 훨씬 더 많으므로

음금님과 외식할 때마다 나는 메뉴판을 보면서

목체질과 금체질에게 어떤 음식이 좋을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음금님 최애 국밥집. 오징어젓갈 밑반찬 때문에 단골됨


집에서도 종종 해 먹는 김치찌개 제외하

나머지 메뉴들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비빔밥이나 국밥류는 당장 배부른 것 같아도

곧 허기지고 포만감 느껴지지 않.

그러다 벽에 붙은 의 메뉴를 발견!!






공기밥과 육수국물과 포크도 주는 떡갈비 스테이크


해물찜 전문점에도 꼬마돈가스는 항상 있었지.

문제의 본질은 어디서 먹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냐 였는데...

내가 장소에만 너무 연연했었나.

음금님과 나, 모두 만족했던 식사였다.






내 몸에 맞는 체질 식이 아무리 좋다고 한들

주변 사람들이 나와 함께 편식해주지 않는다면

원하는 대로 먹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혼밥을 정말로 좋아하거나

독거인에 히키코모리가 아니고서야

한국인은 누군가와 함께 식사하게 마련이므로.


서로에게 즐거운 식사시간이 될 수 있도록

집밥이든 외식이든 (혹은 점심,회식이든)

메뉴는 꾸준히 연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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