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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 쿠키 만들기
에어프라이어로 홈메이드 쿠키를 구워보니
by
목양부인
Nov 10. 2020
모임에서 한 친구가 쿠키 만들기 믹스를
한 봉지씩 나눠주었다. 코로나 때문에 외출이 어려워서 아이랑 만들려고 여러 개를 샀는데
막상 쿠키 색이 시커매서 싫어하더란다.
덕분에 나도 집에서 홈베이킹을 하게 됐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 제품으로 아이랑 같이 반죽부터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고 빚으며
놀이처럼 재밌게 잘 먹었다는 후기가 많았
다
.
아이 손을 타서인지 모양은 다 제각각.
이게 시루떡인가 빈대떡인가 싶은 쿠키도 봤다.
판엿처럼
쪼개 먹어야 하는 대형 쿠키도 있
고
.
한참을 연구한 끝에 나도 도전
을
시작했다.
어른이니까 쟤들보단 더 예쁘게 빚어내야지!
일단 반죽을 했다.
냉장고에서 꺼내 땀 안 흘릴 만큼 기다린 계란,
60g 계량 없이 대충 200g 통 1/3을 푹 떠서 전자레인지로 30초쯤 돌려
녹여둔 버터,
그리고 친구가 준 코코아 색깔의 쿠키믹스.
거기에 심심하지 않게
아몬드도 칼로 쪼개어
두 주먹쯤 무심히 때려 넣었다.
고무 주걱으로 잘 섞으라는 레시피를 따라
나름 잘 저었는데 너무 푸석해 보였다. 우유라도
조금
들이붓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눌러 참았다.
모양을 만들려고 손으로 반죽을 조물조물 뭉치자 거짓말처럼 윤기 흐르는 비주얼이 나왔다.
베이킹도 역시 손맛인가 하였다.
하트 모양
별 모양 틀이 없는 나는
으른 쿠키의 정갈
하
고 능숙함을 뽐내기 위해
반죽을
김
밥처럼 뭉쳐서 칼로 썰기로 했다.
문득, 어렸을 때 오빠랑 초코파이를
손으로
점토처럼 빚어다가 냉동실에 삼십 분쯤 얼려서 꺼내 먹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 딱 그 느
낌
!
초코뭉탱이 초코떡 초코반죽 초코기둥 초코똥
똥기둥을 썰어보니 단면은 깔끔해 그럴싸했다.
문제는 너무나도 작은 우리 집 에어프라이어.
다섯 개 겨우 넣고 꼽사리로 작은 조각 하나 욱여넣었을 뿐인데 10분쯤 굽다 보니 반죽이 퍼지면서 자연스레 서로
달라 붙었다.
아
. 저렇게 생긴 빵을 빵집에서 봤는데......
누가 내 쿠키를 축구공 무늬로 빚었는가
한 개 뒤집어보니 조금 덜 구워진 것 같기도.
붙은걸 떼어내며 뒤집어서 5분 더 굽기로 했다.
그릴드 쿠키. 토치로 그을린 것 아님 주의.
탔다. 원래 까만 초코 쿠키라고 우기고 싶지만 아몬드까지 까맣다. 맛을 보니 쌉싸름하게 달다.
달고나 태운 부분의 맛이
느
껴
지
는 것 같다.
나는 욕심을 내려놓고 딱 네 개씩만 굽기로 했다.
독립성은 유지되었지만 안 태우려고 시간을 줄였더니 뒤집어 구울 때 결국 절단이 난다.
그래, 잘린 걸 내놓을 수는 없으니 먹어버리자, 하여 절반은 먹어치운 것 같다.
(698kcal)
잘린 조각은 그저 촉촉한 단면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그렇게 쿠키를 네 개씩 네 번쯤은 구운 것 같다.
탄내의 온기가 집안 곳곳을 따뜻하게 채워준다.
쿠키 집 사장님들이 존경스러워질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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