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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양부인 May 18. 2021

내 체질에 맞는 운동은?

[체질 07]목체질에게 유산소 운동이 버거운 이유



비공개 사내 커플이던 음금님과 나는 연애시절 등산 때문에 서로 민망했던 적이 있다.


회사에서는 임직원의 단합과 결집을 위해 분기별로 체육대회를 하거나 전체 산행 가곤 했는데, 이번 산은 수월할 거라던 경영지원팀 언니 말만 믿고 편하게 올라갔다가 아주 호되게 당한 것이다.






아차산은 산책마냥 가벼운 둘레길이라서요?


없는 오르막 산길에 지쳐 잠시만 쉬가려는 나를 지켜보던 개발 팀장님은, '그렇게 자꾸 앉아서 쉬다가 다시 올라가려고 하면 엉덩이 무거워져서 더 힘들어진다'며, 굳이 내 손을 잡아 이끌  정상에 데려다 놓으셨다. 그 바람에 위가 빼곡히 박힌 오르막  숨 돌릴 틈도 없이 지로 돌진게 됐다. 막상 정상에 다다르자 이젠 마음껏 널브러져도 되는데 너무 차서 들숨 날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가슴이 콱 막힌 것처럼 너무 답답 명치를 주먹으로 연신 려가며 숨을 몰아쉬 모습을 멀리서 물끄러미 바라보던 비밀 연인 음금님은 당시 적잖이 충격을 받았었다고. 오륙십 대 어머니들도 정상까지 다들 가뿐히 오르시는데, 20대 후반 여자 친구가 가슴을 울화통 터트릴 듯 세게 후려쳐가며 숨 가빠 죽으려고 하는 장면을 목격했으니... 산 좋아하는 부산 날다람쥐 음금님은 그 후로는 농담이라도 산에 놀러 가자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다.

드라이브로 감상하는 한우산 절경







팔체질은 나의 민망한 과거에 명분을 주었다.



간이 세고 폐가 약한 목체질은 폐활량이 딸려서 말수조차도 별로 많지 않을 정도라고. 하물며, 평지도 아니고 계속 오르막인 등산은 오죽할까. 그러니까 나는 단지 운동부족 때문만은 아니고, 폐가 약하 지구력 운동이 힘들었 뿐이다.

그래, 숨쉬기 운동은 딱 목체질을 위한 거였어!!


오래 달리기와 등산, 고무줄놀이, 계단 걷기처럼 계속 뛰거나 숨차오르는 유산소 운동은  지만, 짧고 굵게 힘쓰는 운동이나 근력 운동는 나도 자신 있다. 자세도 좋고 힘도 뿜뿜한다고 코치님들께 종종 칭찬받기도 했다.

볼링도 바닥 뚫을 기세로다가 힘으로 내리꽂는다.(핀이 잘 안 맞을 뿐ㅋ) 근육도 잘 붙는 편이다.(물론 지방이 훨씬 더 잘 붙지만..)

주 5일 스쿼트를 70개씩 하던 시절, 허벅지 앞쪽이 갈라지려고 모양새를 잡 깜짝 놀라서 운동을 중지했다. 발뒤꿈치를 들고 서있으면 종아리에 하트도 거꾸로 그려진다. ㅠㅠ...  

하여, 나는 코미디언 김민경 씨가 왜 각종 운동 천재인지 격하게 공감한다. 그 언니도 목체질이라는 데 내 점심밥 걸 수 있다.






반면 금체질은 폐의 기운이 강하여 마라톤이나 유산소 운동에 아주 최적화된 몸으로, 오래 달려도 피곤함을 덜 느낀다고 한다. 어쩌면 지구력은 노력과  정신력, 끈기로 극복할 게 아니라 먼저 금체질부터 타고나야 할는지도.


그런데 신은 정말 공평하신지, 유산소 운동에 다재다능한 금체질은 운동량에 비해 근육이 단단하게 잘 붙지 않는단다.

총각시절 음금님도 한창 운동에 빠졌을 무렵 몸바디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준 적이 있었다.

숨은 그림 찾기만큼 근육 발견이 어려웠다.

하, 물근육 양반 ㅋ.








금체질은 나이 들어서 다리 힘이 약해지면

파킨슨 병을 조심해야 한단다.

예방을 위해서라도 하체 근력운동을

꾸준히 해야 할 것이다. 지금 제대로

운동시키지 않으면 말년에 내가

음금님을 업고 다니는 수도 있겠다. 

함께 운동하며 근육 요정 되어야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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