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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면지 Sep 25. 2024

젤리는 사랑을 싣고

젤리는 사랑을 싣고



언젠가 얘짠과 함께 무인문구점에 갔던 날.
아빠는 뭐 좋아하냐는 질문에 영혼 없이 콕 찍었던 한 젤리가 있다. 그 젤리의 포장지 디자인과 색감이 꽤 맘에 들었기 때문에
별생각 안 하고 무심결에 대답을 했었나 보다.

다음날 얘짠이 하굣길에 들러 그 젤리를 사 들고 왔다.
"아빠! 내가 뭐 사 왔게?"

얘짠의 그 정성에 감동한 나머지 난 진심을 담아 엄청난 리액션을 취했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얘짠은 거의 매일 같이 그 젤리를 사 들고 와서 내 서랍에 넣어준다.
사실 주전부리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닌 탓에 젤리는 차곡차곡 쌓여가는 중이고 왜 먹지 않느냐는 얘짠의 질문에 아까워서 못 먹겠다는 회피형 대답만 몇 일째하고 있다.

어찌 끝을 맺어야 훈훈한 부자간의 에피소드로 남게 될지 고민이 많다.

어쩌면 얘짠도 언제 젤리 보급을 끊어야 자연스러울지를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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