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면지 Sep 25. 2024

젤리는 사랑을 싣고

젤리는 사랑을 싣고



언젠가 얘짠과 함께 무인문구점에 갔던 날.
아빠는 뭐 좋아하냐는 질문에 영혼 없이 콕 찍었던 한 젤리가 있다. 그 젤리의 포장지 디자인과 색감이 꽤 맘에 들었기 때문에
별생각 안 하고 무심결에 대답을 했었나 보다.

다음날 얘짠이 하굣길에 들러 그 젤리를 사 들고 왔다.
"아빠! 내가 뭐 사 왔게?"

얘짠의 그 정성에 감동한 나머지 난 진심을 담아 엄청난 리액션을 취했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얘짠은 거의 매일 같이 그 젤리를 사 들고 와서 내 서랍에 넣어준다.
사실 주전부리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닌 탓에 젤리는 차곡차곡 쌓여가는 중이고 왜 먹지 않느냐는 얘짠의 질문에 아까워서 못 먹겠다는 회피형 대답만 몇 일째하고 있다.

어찌 끝을 맺어야 훈훈한 부자간의 에피소드로 남게 될지 고민이 많다.

어쩌면 얘짠도 언제 젤리 보급을 끊어야 자연스러울지를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