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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ots Oct 05. 2023

테이블에 삼각대 올려놓기

잉크 펜 드로잉과 과슈 페인팅 사이에 사진이 시작되었다. 조금 뜬금없는 맥락일 수도 있지만 펜을 입에 물고, 붕대로 팔에 붓을 고정시키는 것 사이에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은 흥미로운 지점이다. 미니 삼각대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어딘가를 응시한다는 것은 언어의 확장, 신체의 확장에 고무적인 일이다.


재미있게 찍었다. 사진에서 구조가 아래로 내려와 있는 것을 잉크 펜 드로잉에서 힘 있게 휜 선과 함께 생각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나는 아래로 내려온 구조와 함께 바닥으로 향한 나의 시선이 좋았다. 똑같은 구조, 똑같은 시선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의도는 애초부터 없었다. 아이처럼 내가 찍은 사진을 타인과 전시장에서 보는 것도 의미가 있었다. 언어가 발화되는 지점은 멀리 있지 않다.


시선의 문제, 시선의 다양함은 필요하다. 어쩌면 내가 다시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하는 이유도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다양함에 대해 진지해지는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글은 이쯤에서 매듭짓고자 한다. 그동안 찍었던 사진을 다시 꺼내보는 것도 다음의 사진, 다음의 언어를 위해 필요한 과정일 것이다. 언어는 이렇게 확장하고 자신의 고유함의 밀도를 더 높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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