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조직의 문화를 만드는 운영자

첫 번째 이야기 : 당신은 이미 특별한 사람, 자부심을 가져도 돼 ②

by yangTV

몇 년 전, 외부 교육기관에서 직무 교육을 수강하던 중에, 모 대기업의 인사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마침, 좀 더 효과적인 사내 교육제도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주로 나누었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회사의 체계적인 교육체계에 대해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고, 또, 교육의 효과성에 대한 측정을 비롯한 여러 기법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감탄을 금치 못하기도 했다.

그런데, 화제가 임금에 대한 내용으로 넘어가니 문제는 달라졌다. 기본적인 노동 법률에 대한 이해를 조금만 갖고 있더라도 알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물론 그 담당자는 인사업무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기는 하였으나, 그래도 기본적인 내용조차 잘 모른다는 것이 얼핏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중에 그 이유를 듣고 보니 이해가 되었다. 그는 인사팀에서 인력개발의 영역인 HRD (Human Resources Development) 영역을 주로 담당하고 있었고, 아직 인력관리의 영역인 HRM (Human Resource Management) 영역은 경험해 보지 않아서 잘 모른다고 했다.


대기업의 인사담당자와 중소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는 듯하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기업의 특성상 방대한 조직을 갖고 있기도 하고, 그만큼 관리해야 할 인원도 너무나 많기 때문에 한 사람이 여러 분야를 담당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각자의 개성과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그만큼 다양한 일들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어떤 때에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감탄할 정도로 기발한 사건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런 예외적인 사항까지 체계적으로 철저히 관리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하나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그리고, 사실 대기업은 많은 인적자원을 갖고 있어, 세분화하여 담당한다 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기도 하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조직 자체가 작기도 하지만, 활용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 매우 한정적이다. 때문에, 적은 인원으로 조직을 운영할 필요가 있어서, 직무를 세분화하여 운영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작은 기업의 경우, 인사를 담당하는 한 명의 직원이 인사뿐만 아니라 총무나 경리업무까지 도맡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리고, 단순한 근태관리업무부터 고도의 지식이 필요한 인력운영계획이나 인사기획업무까지 담당하기도 한다. 당연하게도 어떤 한 분야에 전문성을 갖기보다는, 다양한 업무를 폭넓게 알고 있어야 한다.

결국, 대기업의 인사담당자와 중소기업의 인사담당자의 차이는, 어떤 분야에 있어서 고도의 지식과 전문성을 가지고 깊게 일하느냐,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면서 넓게 일하느냐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내가 대기업 인사담당자와 중소기업의 인사담당자에 대한 이야기를 갑자기 꺼낸 이유는, 어느 쪽이 더 좋은지를 논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대기업의 인사담당자와 중소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업무에 있어 이렇듯 그 범위나 내용에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 "역할"에 있어서 변함이 없다는 것을 말하기 위한 것이다.


그 변함없는 "역할"은 바로, 회사에 설계되어 있는 제도의 틀 속에서, 그 제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인사담당자는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조직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각종 제도를 만들어 회사라는 세상을 창조한다. 성과나 능력을 측정하는 평가제도, 사원부터 임원까지 각각의 역할을 구분하여 정의를 내림으로써 조직의 계층을 구성하는 등급제도, 적절한 보상을 위한 임금제도와 각종 복지제도 등 여러 제도와 체계를 만들고, 이것이 모여 비로소 회사라는 세상의 근간을 이룬다. 그러나, 이런 제도들은 만들어 놓았다고 해서, 아무런 노력 없이 자동적으로 운영되지는 않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국가에 대해 생각해 보자. 국가에서는 여러 가지 정책들을 매번 만들어 낸다. 그런데 그 정책들이 매번 바뀐다거나, 상황이나 대상에 따라 매번 다르게 적용된다면, 그 정책들이 실효성이 있을까? 또, 국가의 법이 만약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매번 다르게 적용된다면, 사람들이 그 법을 따르려 할까?


인사담당자가 만든 제도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제도가 제도로서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변하거나 비틀리지 않고 그대로 운영될 것이라는 믿음, 즉 신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신뢰는 아무런 노력 없이 그냥 형성되지 않는다. 각 조직 간의 적절한 조율과 제도의 공정한 적용, 그리고 끊임없는 관리가 없이는,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세상으로서의 신뢰를 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제도나 체계를 단순히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정하게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올바르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개선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의 과정이 오랜 기간 끊임없이 반복되어야 비로소 신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하나의 체계로서 인식되게 될 것이다.


체제를 만들어 내는 것은 오히려 쉽다. 진정 어려운 것은, 만든 조직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시키고 발전시켜 신뢰를 얻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조직 내에서 제도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인사담당자 외에는 없다.


인사담당자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이다.





사실, 인사담당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한 데는, 체제에 따른 반복적 운영을 통해 비로소 조직이 조직으로서 인식되고, 유지될 수 있다는 것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그것은 당신의 손에 의해 회사의 문화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문화라는 것은 뭔가 대단한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일이 반복되어,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며,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게 되면, 신뢰가 쌓이게 되고 그것이 모여 문화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인사담당자가 스스로 만든 제도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적용하고 운영하는 과정은, 곧 문화를 형성시켜가는 과정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사담당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각각의 기준을 운영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회사의 휴게시간인 점심시간에 대해 생각해 보자. 점심시간에 대해 그 시간은 휴식을 위한 시간이므로, 휴게시간에 사원들이 자유롭게 외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인사담당자가 있을 수 있다. 또 이와는 반대로 휴게시간이라 하더라도 사고가 발생하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산업재해로 처리되므로 회사가 관리감독을 하는 것은 당연하고, 따라서 반드시 상사의 승인을 받고 사업장을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인사담당자도 있을 것이다.

전자의 생각을 가진 인사담당자가 있다면 그 사업장은 아무래도 좀 더 자유로운 조직문화가 형성될 것이고, 담당자가 후자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아무래도 전자보다는 경직된 조직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어떤 조직문화가 더 좋고 나쁘고를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어쩌면 소소하다 싶은 사안을 두고도 인사담당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그 조직문화가 달라진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처럼 그 기업의 분위기는, 그것을 운영하는 인사담당자의 손에 모든 것이 결정된다.

당신이 만든 세상이, 당신을 통해 지속적으로 운영되면서, 비로소 하나의 세상으로 인정받게 되며, 당신이 품고 있는 생각이 그 회사의 문화로 형성되고 정착된다.


그러므로 기업의 문화를 만드는 당신의 역할은,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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