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 먹어서 배불러
힘들지만, 함께해서 즐거웠다 ⑩
우리의 첫 번째 결혼기념일은 정말 멋진 하루였다.
우리는 결혼기념일을 맞아 집 근처 고급 레스토랑을 예약했었다. 아내와 함께 오랜만에 옷을 잘 차려 입고, 예약해 둔 레스토랑에 갔다. 음식이 조금 비싸기는 했지만, 결혼기념일은 특별하니까 이 날만큼은 멋지게 보내고 싶었다.
스테이크와 파스타, 그리고 몇 가지 샐러드와 음료를 주문하고 우리는 즐겁게 식사를 했다. 식사하는 동안 아내는 음식이 너무 예쁘다며 웃으면서 즐거워했고, 식사를 마치고서는 레스토랑 앞에서 사진도 몇 컷 찍었다. 우리 결혼기념일은 5월이었다. 날씨도 무척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근처 공원에 가서 좋은 햇살을 만끽하며 산책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었다.
멋진 하루였다.
하지만, 두 번째 결혼기념일은 조금 달랐다. 아내는 이번 결혼기념일은 그냥 집에서 보내자고 했다. 부담스럽게 서로 선물 같은 것도 하지 말고, 마트에서 와인 하나 사서 그것으로 분위기만 내보자고 했다. 나가서 둘만의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사실 우리에게 그런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처럼 회사에 출근을 했고, 여느 때처럼 좀 늦게 퇴근했다. 서로 선물 같은 것 하지 말자고 했지만, 그래도 결혼기념일인데, 난 그냥 이렇게 보낼 수는 없었다. 퇴근하면서 난 근처 꽃집에 갔다. 마음 같아서는 꽃다발을 한 가득 사서 안겨주고 싶었지만, 사실 가진돈도 얼마 없었다. 난 결국 아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꽃을 한 송이 샀다. 비록 꽃 한 송이에 불과하지만, 이것 만이라도 아내에게 꼭 주고 싶었다.
집에 도착해서 현관문을 열었다. 그때 난 깜짝 놀랐다. 우리 집에 있는 이인용 식탁에는 촛불이 켜져 있었고, 그 앞에는 커다란 스테이크가 먹음직스럽게 놓여 있었다.
아내는 어서 와서 앉으라고 했다. 아내는 스테이크를 가리키며 웃으면서 열심히 자랑했다. 집 앞에 직접 두부를 만들어 파는 아저씨가 오는데, 두부가 큰데도 천 원이면 살 수 있다고 했다. 이것으로 스테이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한 모 사서 반으로 나눠 스테이크를 만들어 봤다고 했다.
우리는 식탁에 앉아 흔들리는 촛불 아래 스테이크를 같이 먹었다. 비록 두부로 만든 스테이크였지만, 분위기만은 그럴 싸 했다. 아내가 만들어 준 두부 스테이크는 충분히 맛있었고, 양도 많았다. 우리는 두부 스테이크를 먹으면서, 배불러서 도저히 다 못 먹겠다며 마주 보며 웃었다.
아내가 만들어 준 스테이크는 비록 두부로 만든 것이었지만, 작년에 먹었던 고급 레스토랑 음식보다 훨씬 맛있었다.
사랑하는 자기야.
이런 너 없이 내가 어떻게 살 수 있겠어.
너의 마음이 너무 사랑스러워.
지금 생각해도 그때 먹은 두부 스테이크 정말 맛있더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