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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萬)개의 마을, 만개(滿開)의 영화

발원

by 신지승

아, 나의 심장을 뛰게 해야 한다!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으며 영원의 제국을 꿈꾸었듯,
그리스인들이 별자리에 신화를 붙여 하늘을 가졌듯,
살만 왕자가 사막 위에 수평의 도시 ‘더 라인’을 꿈꾸고 있듯,
나 또한 돌탑을 쌓듯, 마을을 이어붙이며
만(萬)개의 마을, 만개(滿開)의 영화’를 꿈꾸어야 한다.

죽은 권력이 하늘을 찌르기 위해 피라미드를 올렸다면,
땅 위의 평범한 웃음과 눈물,
살아있는 이들의 기억을 품은 디지털 탑 하나 지어 올릴 꿈이라도 꿔야지

이 불균형의 시대, 한쪽에서는 OTT가 폭주하고,

한쪽에서는 노인들이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아직도 이 곳 저 곳에는 흙냄새 나는 이야기가 있고,

서툰 발성으로 읊조리는 삶의 대사가 있으며,
함께 웃고 함께 우는 얼굴들이 살아 남아 있다.

그리하여 만 개의 마을에서 카메라로 흥을 따르고 ,
그들의 추억으로 삼을 상상을 펼치며
‘마을 운동회 같은 영화축제의 꿈을 계속 꾸고 싶다.

나의 삶은 이 모욕과 슬픔을 용문산의 그 질긴 칡처럼 견뎌 낼 수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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