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을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는 작업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지만, 그 접근 방식에 따라 결과물의 성격과 주민들이 얻는 경험은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마을 돌탑영화'와 같이 공동체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작업에서는, 단순히 현실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보다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창조하는 극영화의 형태가 훨씬 더 깊은 의미를 지닙니다. 이는 공동체의 이야기를 외부로 전달하는 방식의 차이를 넘어, 마을 주민들의 주체성을 어떻게 정의하고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다큐멘터리는 진실을 기록하는 훌륭한 도구이지만, 그 특성상 문화민주주의적 측면에서 몇 가지 한계점을 가집니다. 정해진 촬영시간과 러닝타임 안에 이야기를 압축해야 하고, 이는 필연적으로 대표성에 의존하게 만듭니다. 특정 인물의 인터뷰나 사연을 중심으로 편집되면서, 마을의 모든 목소리가 담기기 어렵게 됩니다.
감독의 시선과 편집의 틀에 따라 인터뷰가 조직되고, 이야기는 미리 정해진 스토리텔링의 목적에 맞게 재구성됩니다. 우리가 재미있게 보는 세계테마여행이나 한국 기행 심지어 동네 한바퀴 같은 방송 교양 다큐멘타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
이러한 과정에서 주민들은 종종 '기록되는 대상'으로서의 지위에 머물게 합니다 . 외부의 관찰자가 그들의 삶을 '찍는' 행위는, 라오스 오지 소수민족의 특이한 풍속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처럼, 외부인의 시선에서 흥미로운 요소를 찾아내는 데 그칠 수 있습니다. 이는 그들의 삶을 존중하고 기록하는 행위일 수는 있지만, 주민들이 스스로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창조적 주체로 서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극영화는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어 주민 모두에게 '함께 만드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마을 돌탑영화의 진정한 의미는 뛰어난 연기자를 발굴하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연기에 서툴거나 나서기 싫어하는 사람,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까지도 모두 함께 참여하는 데 있습니다. 동정이나 온정주의의 차원이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축제의 일원이 되어 자신들의 삶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연기 경험이 없는 주민들은 자신의 삶과 닮은 캐릭터를 연기하거나, 때로는 상상 속의 인물을 창조하며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자아를 발견합니다.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마당영화에 참여하여 자신의 경험을 녹여내고, 마을안에서 소품 준비, 장소 섭외 등 제작의 모든 단계에 능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영화는 단순히 촬영팀의 작품일 뿐 아니라 마을 공동체의 공동 창작물이 됩니다.
이렇게 열린 참여의 장을 통해, 주민들이 살아온 사람과 공간에 묻어나는 로컬리티가 인위적이지 않게 자연스럽게 발현됩니다. 극영화는 주민들의 삶을 창작의 소재로 삼으면서도, 그들 스스로가 이야기를 재해석하고 연기하는 과정을 통해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창조적 놀이 그리고 공동의 추억이 됩니다.
다시 정리하면 주민의 주체성 ,로컬리티,창의성, 자율성,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전시의 역활이 아니라 성찰과 기록에 충실할 수 있다는 점이 다큐멘타리보다 극영화가 더욱 효과적이기도합니다 .
(용어)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비전문 배우와 자연광, 실제 장소 촬영을 통해 전쟁 후 빈곤과 사회 현실을 날것 그대로 담아낸 영화형식이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이 전통을 계승·변형하여, 이란 농촌과 일상 속 인물들을 사실적으로 그리면서도 메타영화적 시선과 시적 여백을 결합했다.우리나라에서도 '집으로'같은 영화도 네오리얼리즘을 계승한 영화로도 볼 수 있다.
따라서 네오리얼리즘과 키아로스타미의 영화는 모두 ‘현실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현실과 진실의 경계에 서게 만드는 영화적 체험을 추구한다.
공통점 전문 배우가 아닌 생활인(비전문 연기자)을 기용
현장의 삶과 표정을 담아내는 자연스러운 연기
차이점 네오리얼리즘: 출연자는 실존하는 생활인이지만, 그 인물의 내면과 행동은 감독의 상상과 각본에 맞춰 움직인다.
돌탑영화(마을영화): 실존 인물들이 자기 고유의 말투·습관·관계를 그대로 가지고 등장하되, 극 속에서 즉흥과 설정이 섞인다. 인물은 "연출된 개성"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개성"이 전제.
감독의 상상력과 시나리오가 중심.
현실 배경 속에서 허구의 사건과 갈등을 창조.
주로 소수의 주인공 중심 서사.
- 돌탑영화(마을영화)
감독의 상상은 있지만, 이야기는 주민 개성과 상황에서 파생.
한 명의 주인공에 집중하기보다 공동체와 관계망을 드러냄.
마치 돌을 하나씩 쌓듯, 에피소드들이 병렬적으로 쌓임.
배경은 사실적이고 현장성이 강하나, 이야기 속 인물은 허구.
현실의 장소를 무대 삼아 ‘허구적 인물’을 배치. -
- 돌탑영화(마을영화)
풍경과 인물 모두 현실에 뿌리.
다만 등장하는 인물은 ‘이 마을 몇 번지의 아무개’처럼 구체적 실명 대신, 감독이 그 사람을 바탕으로 빚어낸 개성적 존재.
그래서 실존과 허구가 뒤섞인 “반-가상” 상태.
5. 가장 중요한 것은 네오리얼리즘은 감독의 영화이며 마을영화는 주민+아이들+노인+ 감독의 영화이며
애써 개입하지 않는 듯 개입하는 창작 권력의 공동관리
6.네오리얼리즘 영화는 외부의 관객을 목적으로 관객이 힐링되지만 마을영화는 관객은 두번째 목적이며 첫번째는 공동체 축제와 미래 기억 ,그리고 당사자의 힐링과 치유의 영화다 .
이렇게 보면, 네오리얼리즘은 “현실 풍경 속 허구”이고, 돌탑영화는 “현실 인물 속 상상”이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https://vimeo.com/42323054?share=copy 마을영화제작 모습 1
마을영화제작 모습2
https://youtu.be/qGEP1nJ4mmQ?si=bx0_nVz-1mhS13u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