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탑영화의 미학과 스토리텔링
어느 시점이었을까 기록과 드라마가 효과적인 접점을 찾았을 때 돌탑에서 아우라지로 승천하는 듯했다.
결국 나는 그 집착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다큐멘터리의 진실과 극영화의 서사가 한 마을이라는 용광로에서 하나이면서 둘이 되고 둘이면서 하나 되었다. 화순 벽나리의 미소가 그때야 보였다. 그러나 내 주위에 그걸 나만큼 기뻐해주는 이는 없었다. 아이는 이제 막 세상을 여행하려는 참이고 다른 이들은 삶에 지쳐버렸다. 대중들은 아예 무슨 말인지 관심도 두지 않았다. 애초부터 군중이란 하이에나의 본성을 닮아 썩은 고기에 환호하는 법이다.
이 세상의 무기력, 낮고 가난한 이들의 우울이 나의 삶과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은지 더 뼈저리게 알게 하려는 듯
20년전 보석(대중영화) 수석(예술영화) 돌탑 -쓸모 없을 돌맹이들의 연대 (낮고 가난한 마을영화)로 구분하고 발원하였는데 보석되어라! 뛰어나라! 별소리 들으면서 오히려 우둔과 번뇌에 갇히고 말았다.
단지 영화 한편의 주인공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마을이라는 우물에서 뛰어 오르려는 개구리의 실존을 찾아 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었다.
이건 자본의 권력이 아니라 뛰어난 예술이 아니라 량量[헤아릴 량]으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낮은 곳으로 더 넓은 광장으로 가야하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