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농신 Jan 18. 2022

제자의 학교 추천서 쓰기

저한테 농구를 배우다 중국으로 유학을 간 학생이 있습니다. 종종 연락을 하고 지냈는데, 어머님께서 고등학교에 입학하려는데 추천서가 필요하다며 제게 부탁을 하셨습니다. 워낙 이뻐하는 제자라 기꺼이 쓰겠다고 했죠.


추천서를 쓰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워낙 좋은 학생이라 경험한대로, 느낀대로 솔직하게 적었을 뿐입니다. 혹시 제 글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했을 뿐입니다.


농구의 코치와 제자로 만나 그 학생의 추천서를 써주는 날이 오다니요. 믿고 부탁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했습니다. 또 조금이나마 그 학생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쁠 따름입니다.


농구라는 스포츠로 이렇게 좋은 코치와 제자가 되고, 서로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아래는 제가 작성한 추천서 내용입니다. 좋은 소식이 전해지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H 학생의 농구코치 한재환입니다. H와 알고 지낸지는 2년 정도 돼가는 것 같아요. 2020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6개월에서 1년 정도 H와 농구 레슨을 했습니다. 그 뒤에는 H가 중국으로 돌아가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으로 가끔씩 연락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가서도 자주 먼저 연락해 줘서 매우 고마운 제자입니다. 멋진 농구 플레이를 하면 제게 보여주고, 항상 제 덕분에 농구를 잘하게 됐다며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는 제자입니다. 이런 점을 보면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는 노력이 참 대견한 친구입니다.


H와 농구 레슨을 하면서 느낀 건 정말 열정이 가득한 친구입니다. 농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느껴지고, 항상 발전하려는 욕망이 강합니다. 그 욕망에 그치지 않고, 꾸준한 연습으로 실천하는 친구입니다. 제가 많은 친구들의 농구 레슨을 해왔지만 H처럼 사랑하는 것에 열정을 다해 노력하는 친구는 많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자면, 한 여름에 야외 농구장에 땡볕에서도 투정 부리지 않고 농구 연습에 매진하는 친구입니다. 한국의 여름은 굉장히 덥습니다. 잠깐만 서있어도 땀이 줄줄 나는 찜통 같은 더위 속에서도 1시간 동안 열심히 농구 연습을 하는 친구입니다. 농구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고, 열정이 없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만큼 본인의 하고자 하고 열정이 있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어도 인내심을 갖고 이겨내고자 하는 친구입니다.


H의 다른 장점은 사교성이 좋은 친구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과도 어색함 없이 편안하게 친구가 됩니다. 먼저 다가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려 합니다.


길거리에서 연예인을 보면 먼저 다가가 사진을 찍고, 연락처를 물어보는 적극성을 보았습니다. 농구 레슨에서 만난 또래 형과도 금세 친해져 따로 둘이서 중국에서 만나 놀기도 하더라고요.

또 H에게는 두 명의 남동생이 있는데 가끔 농구장에 와서 동생들을 대하는 걸 보면 참 따듯한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생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게 잠깐 동안이지만 보였습니다.


저는 사랑하는 것에 순수하게 열정을 쏟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떠한 일을 하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힘과 경험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그 열정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의사소통하며 같이 나아가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위 열정과 따뜻한 의사소통 능력을 갖춘 친구가 H 학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친구가 멋진 학교생활을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나아가 학교에 좋은 영향력을 펼칠 좋은 학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H 학생을 진심으로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농구코치 농신 한재환 드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