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함과 현명함
정말 믿기 힘든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 제목은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입니다. '무모함'이라는 단어를 생생하게 느끼게 해주는 영화입니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 4명이서 80만 원을 가지고 1년 동안 유럽 일주를 합니다. 상식적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죠. 80만 원으로 유럽 일주라니, 80만 원이라는 돈은 한국에서도 한 달을 살기 어려운 돈입니다. 그러나 영화 주인공들은 실제 해냈고, 그 이야기를 영화로 내는 데까지 성공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80만 원으로 유럽 일주를 할 수 있었을까요? 그 방법도 정말 기가 막힙니다. '호텔의 홍보영상을 만들어 주며 돈을 벌자'라는 엉뚱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무작정 유럽으로 떠납니다. 과연 일반 사람들이라면 모든 것이 불확실한 이 모험을 할 수 있었을까요? 미리 호텔의 홍보영상 제작 의뢰를 받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오래 머무를 수 있는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유럽에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말이죠. 그러나 영화 주인공들은 무모하게 도전했습니다.
돈을 아끼기 위해 걸어 다니거나 히치하이킹을 이용해 이동했습니다. 잠은 지하철이나 공원에서 노숙을 합니다. 그렇게 지내면서 현지 호텔에 홍보 영상을 만들어 주겠다는 메일을 보냅니다. 하지만 현실은 역시 아무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했습니다. 결국 버티고 버티다 돈이 다 떨어져 여행을 중단하기로 합니다.
그렇게 모든 여행을 포기하는 그 순간 기적이 일어납니다. 한 통의 메일이 왔고, 내용은 자신의 호텔의 홍보 영상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당장 그 호텔로 달려가 홍보영상을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뜻밖의 결과로 홍보영상이 대박을 치게 됩니다. 독특하고 재미있는 영상에 유럽 사람들이 열광했습니다. 그러자 다른 호텔에서도 홍보 영상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계속 일이 잘 풀려 많은 호텔에서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유럽 여행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1년간 유럽 일주를 하며 돈까지 벌어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믿기 힘들겠지만 실제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습니다. 영화 주인공들이 자신의 꿈을 위해 무모하기 도전하는 모습이 너무 즐거워 보였습니다. 그와 동시에 계산하면서 사는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학교와 책에서 많이 공부했고 똑똑하다고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똑똑함으로 삶에 있어 많은 계산을 했죠. 얄팍하게 아는 지식으로 판단했고, 실패와 위험이 예상되면 도전하지 않았습니다. 직접 해보지 않고 말이죠. 과연 이것이 똑똑한 것일까요? 아니면 어리석은 것일까요? 그때 저는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삶은 절대 계산대로 되지 않고, 예측이 불가능하다.
실은 저도 무모하게 도전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21살 때 cgv 영화관에서 일할 때였습니다. 그때가 대략 2010년이었고, 인터넷에 한창 UCC가 유행이었습니다. 그러자 CGV 내에서도 UCC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그 공고를 본 저는 '왠지 내가 만들 수 있겠다.'라는 생각과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UCC를 만들기로 결심했죠. 그러나 저는 그때까지 단 한 번도 동영상 편집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경험이 하나도 없었죠. 근데 그냥 무작정 만들 수 있을 같았습니다.
무작정 콘티를 짜고,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고, 동영상 편집을 할 줄 아는 지인에게 물어가며 UCC를 만들었습니다. 만들면서 배우기 시작한 것이죠. 처음이라 서툴렀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며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근데 만드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그렇게 즐겁게 UCC 영상을 완성했습니다. 물론 완벽하지 않았고 엉성했습니다. 그러나 개의치 않고 공모전에 영상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신기하게도 CJ 공모전에서 3등을 했습니다. 무작정 할 수 있을 것 같고 재미있을 것 같아 처음 만든 영상으로 3등을 한 것입니다.
저는 인생을 그리 오래 살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살면서 인생이 꼭 생각한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계획을 세우고 만반의 준비를 다해 노력했지만 실패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반면에 제가 UCC 공모전에서 3등을 했던 것처럼 적은 노력으로 뜻밖의 성공을 거둔 적도 있었습니다. 인생의 앞날은 어떻게 될지 한 치 앞도 모릅니다. 예측할 수가 없죠. 인생이 그렇다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삶을 예측할 수 없다면, 오히려 철저한 계획과 사리판단은 무의미하다.
그리고 어쩌면 삶에서 가끔은 무모하게 행동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 수 있다.
자신의 꿈에 무모하게 도전하세요. 계산은 무의미합니다. 그저 마음과 열정이 가는 대로 하세요. 내가 어떤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것은 어쩌면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무모하게 도전하세요. 그게 자신의 길이라면 알아서 잘 될 것입니다. 허무맹랑한 말일지 모르나 저절로 될 것입니다.
+ 김어준 / 청춘 페스티벌
사람들은 계획들을 참 많이 해요. 계획만큼 웃긴 것도 없습니다. 그렇게 될 리가 없어요. 만약에 신이 존재한다면, 전 무신론자지만, 가장 사람에 대해서 비웃을 게 그 부분입니다.
‘계획을 세웠어 이것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