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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하 Nov 14. 2022

[모두의 팀장] 나는 신뢰받는 팀장인가?

#모두의 팀장

신뢰는 받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팀장들은 오랜 기간 직장에서 성과와 노고를 인정받아, 또는 그간의 경력을 기반으로 이직을 하면서 자연히 팀장이라는 자리를 맡게 되셨을 것입니다. 즉, 그동안의 경험, 성과와 조직 관리, 리더십 등의 능력을 신뢰받아 내부적으로 보직을 맡게 되었거나, 이직 과정에서 총 경력 성과 이력서 내용, 면접 등을 통해 채용 의사 결정자들의 신뢰를 샀을 것입니다. 하지만 보직자에 대한 신뢰는 결국 받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입니다. 산하 구성원과 팀 미션, Top과 Bottom 양방향에서 몰아치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이 모이고 모여서야 우리는 비로소 신뢰받는 팀장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신뢰’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믿을 신信과 의뢰할 뢰賴로 구성된 한자어로, ‘굳게 믿고 의지함’이라는 뜻입니다. ‘신뢰’라는 명사에  붙어 사용하는 동사들을 보면 ‘신뢰를 얻다’, ‘신뢰를 받다’, ‘신뢰를  사다’, ‘신뢰를 보내다’와 같이 주로 주고받음에 대한 다양한 표현으로 활용됩니다. 이때 분명한 건, 신뢰는 이를 원하고 희망한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사전적인 의미에서나 현실에서의 신뢰는 주는 사람의 의향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팀장 입장에서 신뢰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이를 이끌어 내는 것, 즉 신뢰를 사는 것이다. 아래 그들의 상사에게 팀장이 신뢰를 사기 위한 몇까지 조건을 소개드립니다.


1) 업무 능력 

어디까지나 회사 내 모든 관계의 제1의 욕구는 성과 창출입니다. 그 유명한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에서 가장 첫 단계가 생존의 욕구이듯, 신뢰받기 위한 팀장의 기본 전제는 업무 능력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업무 능력은 실무자 때에 피드백받았던 정도의 레벨이 아닌, 말 그대로 광범위한 업무 능력을 의미합니다. 네, 이렇게 요즘 팀장님들이 어렵습니다. 기획 능력과 성과 창출, 조직 관리 능력, 리더십, 리스크 관리 등 소위 팀장에게 요구되는 모든 업무 능력이 포함됩니다. 어느 조직이든 지시받은 일 혹은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인지하고 수행해서 목표한 바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아무리 리더십 역량이 뛰어나고 팀원들에게 따듯한 인품으로 존경받는 훌륭한 팀장님이시더라도 결국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실현하여 회사의 성장과 성과에 기여할 수 없다면 주변 특히 상사, 임원의 신뢰를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2) 미래를 함께할 공감대 

실제 인터뷰를 통해 만나본 A 팀장은 업무 능력이 매우 뛰어났고, 고액 연봉이 아깝지 않을 만큼 전임 팀장들이 해내 지 못한 일들을 척척 해내는데요. 덕분에 팀 분위기도 긍정의 사이클을 타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사 B 본부장은 A 팀장이 묘하게 불편한 부분이 있습니다. 신뢰받지 못하는 리더가 조직에서 특히 차부장급, 나아가 임원이 되고 나서 CEO나 상위 리더에게 받는 가장 뼈아픈 피드백 중 하나는 바로 이 것입니다. "이렇게 손발이 안 맞아서야". 이는 업무 능력과는 별개로 주로 미래 방향성에 대해 그리고 있는 그림과 의사결정이 자주 상이할 때 발생합니다. 팀장의 리더는 설사 지금 몸 담고 있는 회사에서 끝장을 보지는 않더라도 조금 더 먼 미래와 상위 뷰에서 생각하고 있는데, 같이 일을 하는 팀장이 딴생각을 하고 있다면 당연히 상사도 신뢰를 주기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오랜 시간 같이 근무해온 상사와 팀장이라면 안 할 말, 못 할 말도 서로 할 수도 있겠지만 경력직으로 입사한 팀장의 경우 이런 공감대도 없을 것입니다. 이 경우 상사가 귀찮을 정도로 찾아가 묻고, 또한 어떤 정보를 내가 놓치고 있는지 끊임없이 확인해야 합니다.


3) 친밀함 (상사와의 스킨십) 

'주어진 일만 잘하면 되지' 혹은 요즘 유행하는 '조용히 그만두기'는 어디까지나 실무자 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봉쇄되고 언택트라는 새로운 업무 환경이 새로운 뉴 노멀이 되었던 시절, 글로벌 IT 기업 G사의 모 리더는 자신의 BP 사례로 '우리는 코로나19 임에도 주기적으로 직접 만나 네트워킹을 갖는다'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놀랐습니다. '이게 과연 BP 사례인가?', '요즘 같을 때에는 만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G사 직원들은 블라인드를 안 하나?' 등의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의외로 꽤 많은 국내 직장인들이 기업의 문화과 수평화되고, 개인화되며 업무 외 불필요한 스킨십은 하나의 옵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실무자일 때는 이것은 가능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팀장은 다릅니다. 특히 어렵고 난처한 일이 생겼을 때, 그간의 신뢰를 조금 덜 잃으면서 더 쉽게 이를 보고함에 있어 친밀함은 강한 작용을 일으키는데요. 이런 친밀함을 위한 노력이 아부, 아첨, 선물, 과도한 의전 등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어휘로 표현되는 것이 너무 아쉽고 또 가끔은 오해를 사기도 충분합니다. 적절하게 상사와 친밀함을 쌓아갈 수 있는 그런 팀장이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4) 매너와 에티켓

가장 기본 중에 기본인데 의외로 놓치는 경우들이 종종 관찰됩니다. 그러다 보니 한번쯤 치명타가 되어 크게 돌아온 경험을 한번쯤은 해보셨을 텐데요. 누구나 ‘내가 살아온 세월이 얼마인데, 난 다른 건 몰라도 매 너는 좀 지키지’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수는 아주 사소한 곳에서 생깁니다. A 팀장은 사장, 본부장 등 회사의 고위 경영진 다수를 모시고  싱가포르로 비즈니스 출장을 갔습니다. B 비즈니스 파트너사와 원만하게  계약 체결 후 이를 축하하기 위한 만찬이 있었는데요, 20여 명이 함께 앉는 큰 원탁 테이블이었습니다. A 팀장은 긴장한 탓인지 목이 타서 자 리에 앉자마자 왼쪽에 놓인 물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습니다. A 팀장의 왼편 자리의 B사의 여성 임원은 본인의 오른편에 놓인 물 잔을 입에 가져가다가 유리잔에 묻은 손가락 자국과 마신 흔적을 발견하고는 A 팀장에게 ‘혹시 이걸 드신 거냐’고 물어봤습니다. 순간 경양식집에서부터 익혔던 좌빵우물(빵은 자리의 왼쪽, 물은 자리의 오른쪽인  착석자의 것)을 머릿속으로 되뇌었건만, 중요한 자리에서 실수를 해 버린 것입니다. 사장은 못 본 척 고개를 돌렸지만 입꼬리가 굳어가는 모습은 떨어진 자리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즈니스 매너와 에티켓은 비즈니스나 협업을 하는 파트너들 사 이에 지켜져야 할 예절이라고 이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상은 내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마주치는 모두를 대상으로 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아무리 친밀도가 높은 상사라도 기본적인 매너와 에티켓은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5) 매력  

다부진 몸매, 깔끔한 복장, 반짝이는 피부, 잘생긴 외모, 누구나  즐겁게 해주는 유머 감각, 웃음기 가득한 밝은 얼굴, 체육대회에서  빛을 발하는 체력,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배려심. 이러한 모습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만한 매력적인 사람의 예일 것입니다. 매력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에지edge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C팀장은 잘생긴 외모는 아니지만 곱게 정돈된 헤어스타일, 살짝  과감한 안경, TPO에 맞는 깔끔한 비즈니스 캐주얼로 본인을 무장하고 다닙니다.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운동을 해서 몸매도 제법 다부집니다.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 및 진척 관리 등 업무 능력은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그만그만한 팀장 평균 수준은 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 그에게 회사를 대표하는 자리에 배석을 한다거나, 대외 프레젠테이션을 할 기회가 자주 생기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모두의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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