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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평강교회 " 세대 공동체를 향한 노력"

전통교회의 안정적인 변화를 위한 노력

by 여운


대구평강교회는 50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2021년 이요셉목사님의 부임과 함께 전통적인 교회의 틀 안에서
다음 세대, 지역과 함께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구평강교회의 사례는 성공의 모델이 아니라
시도하는 모델로 서술합니다.
시도조차 힘들어하는 교회들이 많다는 사실이 진정 뼈아픈 지점입니다,
세부적인 내용들과 사례들은 일부 사실과 다르거나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혹시, 기술에 문제가 있으면 제게 DM 주시면 바로 잡겠습니다





전통의 기반 위에 새로운 변화들


멈춘 듯, 흐르지 않는 강물처럼

도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강물은 때로 멈춰 있는 듯 보입니다. 겉보기에는 고요하지만, 물밑으로는 끊임없이 새로운 물결이 흐르고 있습니다. 대구평강교회는 50년 역사를 지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에 속한 보수적인 전통교회입니다. 이 교회 역시 2000년대 초 부흥의 기억을 지녔지만 그 후 서서히 멈춰가는 듯한 강물처럼, 견고한 전통과 세대 간의 단절, 교회내 부서별 간막이 현상등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며. 성장과 부흥의 기억 속에 익숙한 예배와 질서를 지키려는 관성과 함께 노령화가 시작되면서 서로 다른 세대가 하나의 공동체로 깊이 연결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운 과제가 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연재의 출발점이 된 질문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한국교회는 과연 무너진 공동체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기존의 익숙한 틀을 깨는 용기 있는 시도를 하고 있는 교회들을 찾아 나섰고, 대구평강교회는 그 물음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의 중요한 한 지점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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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부흥 시대의 끝에서

교회의 변화는 거창한 구호가 아닌, 조용한 자기 성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코로나 직전, 대구평강교회는 비전추진단을 통해 중대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많은 교회들이 아직도 건물을 증축하고 확장하는 '물량 부흥'을 꿈꾸던 때에, 이 교회는 교육관과 새 건물을 짓는 대신, 기존 교회를 리모델링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이제는 교회의 외형을 키우는 시대가 아니라, 내면을 채우고 공동체를 회복해야 한다”는 뼈아픈 자기 성찰의 결과였습니다.


이 결정은 놀랍게도 다음 세대의 회복으로 이어지는 씨앗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덮쳤을 때, 교회학교는 '아이들을 전도하는' 기존의 방식 대신, 오히려 부모 세대(30·40)의 니즈를 보듬는 데 집중했습니다. 온라인으로 함께 기도하고 육아의 어려움을 나누는 시도는 부모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교회 참여로 이어졌습니다. 이 조용한 움직임은, 교회가 특정 연령대를 넘어선 공동체적 접근을 시작해야 한다는 중요한 신호가 되었습니다.


작은 씨앗에서 시작된 흐름


대구평강교회의 '세대별 공동체'는 단번에 마련된 거대한 전략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한 세대의 작은 필요에서 시작되어 점진적으로 발전해 온 흐름이었습니다. 그 첫걸음은 부모 세대의 절박한 필요에서 출발한 이음 공동체(3040)였습니다. 다음 세대를 신앙으로 키우고 싶은 열망과 삶의 무게를 함께 나누고 싶은 갈증이 이 공동체를 싹 틔웠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움직임은 곧 장년 세대인 다음 공동체(은퇴세대)가 은퇴 후 소속감과 신앙 공동체를 찾으며 동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서로를 보며 배우고 자극하는 과정 속에서, 2024년 12월에는 1961년에서 76년생까지를 아우르는 세움 공동체가 공식 출범했습니다. 준비 모임에 40명이 모였던 작은 씨앗은, 2025년 첫 공식 모임에 54명이 함께하는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한편, 2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두드림 공동체(청년)는 이미 '공동체 재발견'의 실험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이들이 발전시킨 순모임과 리더교육 등은 최근 다른 세대 공동체로 자연스럽게 확산되며, 청년들의 실험이 전 교회로 퍼져나가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현재 공동체 활동은 전통적인 오후예배를 지키기 위해 매월 첫째주는 공동체연합예배

나머지 주일 오후는 각 개별 공동체예배와 활동을 진행합니다. 향 후 공동체들은 소그룹 활동들이 지역사회와 연결되어 지역을 섬기는 다양한 활동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삶과 구조의 변화


이음공동체의 출발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10여 년 전부터 교회 내 셀 모임을 통해 몇몇 가정들이 함께 모임을 가지고 여행하고 식사하고 작은 나눔 들을 가져왔으며, 이러한 모임을 통해 격대교육의 힘을 느끼기 사작했고, 기존교회의 부서별 칸막이를 넘어서서 교회의 비전을 함께 품는 모임으로 자연스레 성장했습니다. 직장을 가진 여성성도들은 토요일 새벽기도 후에 아침식사를 나누며 모임들을 시작했고, 이는 성경통독 모임으로 발전하기 까지 했습니다. 교회 내의 이러한 작은 경험들이 쌓여 이요셉목사님의 부임과 함께3040 모임이 자연스레 시작될 수 있었고, 이는 다른 세대들의 공동체 형성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세대 간의 벽은 단번에 무너지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쌓아온 문화와 언어의 차이는 쉽게 허물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구평강교회는 이 흐름을 돕기 위해 공동체지원부를 신설하고, 담임목사, 위원장, 지원부 임원, 각 공동체 대표 1인 등이 참여하는 공동체협의회를 정례화하는 등 구조적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각 공동체에 균등 예산을 배정하며 오히려 자율성을 보장했습니다. 다만, 이 새로운 시도에는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며, 재정 운용에 대한 이견들이 존재하나 공동체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하며 길을 찾고 있습니다.




리더십의 전환, 동역의 시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리더십의 변화였습니다. 2025년 4월 12일, 평신도 리더들이 함께 모여 제1회 공동체 리더 학교를 열었습니다. 전경호 강사의 말씀과 비전을 경청하며, 그들은 단순히 직분을 맡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사명을 가진 리더로 성장하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담임목사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기존의 권위주의적 구조에서 벗어나, 평신도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동역의 구조로 이동하는 이 시도는, 교회 공동체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작은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세대별 공동체가 점차 안정되면서, 이제 교회는 공동체 내 소그룹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과 고민들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생애주기에 따른 중간 규모의 공동체를 더 늘려가는 방안을 모색 중이며, 자녀 세대를 양육 중인 이음 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해 자녀 교육과 그들의 공동체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활발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기존의 구역이나 남녀 선교회를 유지하며 새로운 공동체로 전환하는 과정이 목양을 담당하는 교역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제들 속에서 공동체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기도하며, 서로를 격려하는 진정한 동역의 의미를 배워가고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표지가 되다


세대별 공동체는 단순히 교인 수를 늘리기 위한 '성장 전략'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가 우리 안에서 충만해질 때,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나눔과 치유, 그리고 자발성의 결과입니다. 이 자발성은 곧 세상을 향한 공공성으로 이어지고, 그 공공성은 다시금 복음의 신뢰성을 여는 증언(μαρτυρία)이 됩니다.


빛이 눈부심이 아니라 길을 보여주는 분별이고, 소금이 자극이 아니라 부패를 막는 절제이듯, 세대 통합은 단순히 교회의 외적 과제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표지를 드러내는 내적 여정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만드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가오시는 나라를 드러내는 공동체일 뿐입니다. 대구평강교회의 실험은 바로 그 표지를 드러내기 위한 진솔한 몸부림입니다.


변화를 시도하는 것 그 자체가 아름답습니다

완성된 공동체 모델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멈춘 듯 보이는 강물 속에서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려는 시도 자체가 우리에게 희망을 줍니다. 보수적인 전통을 가진 교회도 변화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용기, 그리고 서로 다른 세대가 함께 걸어갈 때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믿음. 한 손에는 익숙한 전통을, 다른 손에는 낯선 세대의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길을 찾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그들의 작은 발걸음 위에, 하나님 나라의 표지가 선명해집니다.


오랜 전통 속에서 시작된 세대별 공동체 실험은
한국교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시도입니다.
이 진솔한 여정은 세대의 벽을 넘어설 때 신뢰가 자란다는 것을 증언합니다.



다음 회 예고


다음 회(17화)는 인천 불로교회 — 예배로 무너진 성벽을 다시 쌓다의 이야기를 통해,

전통적인 예배 공동체가 어떻게 현대적 도전 속에서 회복의 길을 모색하는지를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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