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가 다시 공동체의 심장이 될 때
2016년 50여명의 교인과 부채에 허덕이던 인천불로교회는
한민수목사님의 부임과 함께 예배의 회복을 선언하며
회복과 성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인 내용과 사례들은 일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혹시, 문제가 있으면 제게 DM주시면 바로 잡겠습니다.
*저술은 유튜브채널 "유목민이야기"(https://www.youtube.com/@%EC%9C%A0%EB%AA%A9%EB%AF%BC%EC%9D%B4%EC%95%BC%EA%B8%B0)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면을 통해 감사드립니다.
성경 속 느헤미야에게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은 단순히 건축물의 훼손을 의미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곧 도시의 정체성이 무너지고, 백성의 삶이 위협받는 상실의 표징이었습니다. 우리 시대의 교회에도 그와 같은 무너짐이 있었습니다. 팬데믹이라는 예기치 않은 폭풍우는 예배당의 문을 굳게 닫아버렸고, 한때 성도들의 발걸음으로 가득 찼던 공간은 텅 빈 침묵 속에 잠겼습니다. 예배 없는 교회는 성벽이 무너진 성읍과 같았습니다. 공동체를 지탱하던 가장 근본적인 울타리가 사라진 듯했습니다.
바로 그때, 2016년 한민수 담임목사 부임 후 부채와 갈등으로 텅 비어 가는 아픔을 겪었던 불로교회는 다시금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떻게 예배를 다시 공동체의 심장으로 세울 수 있을까? 어떻게 텅 빈 예배당을 채우는 것을 넘어, 삶의 예배를 회복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교회의 모든 사역에 앞서, 가장 시급하고 본질적인 과제가 되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많은 교회들이 새로운 프로그램과 온라인 사역 확장을 모색할 때, 불로교회는 방향을 돌려 오직 예배 회복에 공동체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예배당에 다시 모이는 것을 넘어, 개인의 삶과 소그룹, 그리고 전체 공동체의 예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흐름 회복'을 목표로 했습니다. 28년간 교육부에서 사역하며 다음 세대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한민수 담임목사는, 예배의 흐름을 중요시하는 ‘3초의 미학’을 도입했습니다. 순서와 순서 사이의 공백을 최소화하여 예배의 몰입도를 높이는 이 철학은, 팬데믹 기간 동안 온·오프라인 병행 예배를 통해 새벽, 소그룹, 주일로 이어지는 예배의 흐름을 굳건히 붙들었습니다.
불로교회의 예배는 단순히 주일 오전에 드리는 종교의식을 넘어, 삶 자체가 녹아든 공동체의 축제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온 세대가 함께 드리는 주일 예배는 그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유초등부 아이들이 본당 예배에 참여하고, 청소년들은 격주로 함께 예배드리며 어른 세대와 호흡을 맞춥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온 세대가 특별한 율동과 유니폼을 입고 참여하는 ‘파워예배’를 통해, 몸으로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며 공동체적 일체감을 경험합니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위해 축복 기도를 드리고, 예배 후에는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교제하며 소그룹과 돌봄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는 동선은, 예배의 은혜가 삶의 자리로 확장되는 것을 경험하게 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교회는 예배 공간 리모델링을 단행했습니다. 고정된 의자를 치우고 좌석을 자유롭게 배치했으며, 소그룹 기도실과 열린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예배가 '보는 것'이 아닌 '참여하는 것'임을 강조하며, 예배당을 하나님을 함께 만나고 서로 교제하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변화시켰습니다. 클라이밍, 작은 도서관, 문화교실 등 지역사회에 개방된 시설들은 예배가 일상으로 확장되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교계 보도에 따르면, 이 교회는 부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공유냉장고, 장학금, 거리 청소 등 지역사회 사역을 멈추지 않았는데, 이는 예배의 회복이 곧 공공성 회복으로 이어진다는 신앙적 확신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2016년 52명이었던 교인 수는 2025년 770명으로 성장했습니다. 이중 다음 세대가 300명, 40대 이상이 470명에 달합니다. 이는 다음 세대(약 39%)가 균형 있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주일 예배 참석률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가정예배를 실천하는 가정이 늘어났으며, 소그룹 모임의 활성도 역시 눈에 띄게 높아졌습니다. 한 성도는 “어려움 속에서 오직 예배에 집중하자는 목사님의 말씀이, 오히려 우리 공동체를 단단하게 만들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포항제일교회는 공공성을 통해 문턱을 낮추고 신뢰의 흐름을 만들어냈고, 대구평강교회는 세대별 공동체라는 새로운 시도로 관계의 혈관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인천 불로교회는 예배 회복을 통해 그 공동체의 심장을 다시 뛰게 했습니다. 예배(심장)가 살아나 세대(혈관)를 통해 피를 순환시키고, 공공성(호흡)으로 생명을 이어가는 유기체적 메타포가 완성됩니다. 예배가 무너진 공동체는 모래와 같지만, 예배가 회복될 때 관계와 신뢰가 다시 살아난다는 메시지가 분명해졌습니다.
물론, 이 모든 흐름이 완성된 것은 아닙니다. 교계 보도에 따르면 여전히 정량 지표 공개에 부분적 한계가 있고, 급성장이 지속 가능할지, 온라인 예배에 대한 명시적인 정책 보강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들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불로교회는 조급해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예배 회복을 교회의 외형을 키우는 성장 전략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그것은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이미 시작되었음을 보여주는 표지(sign)·도구(instrument)·전조(foretaste)이며, 그 나라를 향한 신앙 공동체의 진솔한 증언(μαρτυρία)임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너졌던 성벽이 다시 세워진 예루살렘 성읍 위로, 백성의 찬양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불로교회는 바로 그 성벽을 다시 쌓고 있습니다. 텅 비었던 예배당이, 이제는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찬양과 기도, 그리고 세대와 세대를 잇는 축복으로 가득 차고 있습니다. 예배가 다시 살아날 때, 공동체 회복의 길도 다시 열린다는 불로교회의 이야기는 한국교회에 큰 울림을 줍니다. 이들의 작은 발걸음을 통해, 예배가 회복된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의 표지가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예배는 공동체의 심장입니다.
인천 불로교회는 예배 회복을 통해 무너진 성벽을 다시 세우고 있습니다.
예배의 박동이 살아날 때, 세대와 지역을 향한 신뢰도 함께 살아납니다.
인천불로교회를 가다 : 유튜브 유목민이야기
https://youtu.be/HZj8gwYLbqw?si=dUs8g3N1gZ_JoNsd
다음 회(18화)는 “숨 쉬는 교회들 — 과천교회, 청주서남교회, 광주 선한친구들” 이야기를 통해, 지역과 마을에 뿌리내린 다양한 실험들이 어떻게 한국교회의 새로운 호흡이 되고 있는지를 살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