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교회가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길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청년, 장년이 다음 세대와 '함께 배우는' 관계 중심의 멘토링 문화를 통해
다음 세대 부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교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있는
원주 충정교회를 소개합니다.
자료의 수집, 저술이 다소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혹시, 문제가 있으면 제게 DM 주시면 바로 잡겠습니다.
전체 연재저술은 유튜브채널 "유목민이야기"(https://www.youtube.com/@%EC%9C%A0%EB%AA%A9%EB%AF%BC%EC%9D%B4%EC%95%BC%EA%B8%B0)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면을 통해 감사드립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직면한 가장 아픈 현실 중 하나는 바로 다음 세대의 부재입니다. 통계청의 발표를 기다릴 필요도 없이, 주일학교 예배당의 빈자리는 교회의 미래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처럼 느껴집니다. 많은 교회가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수많은 ‘프로그램’과 ‘행사’를 기획하지만, 정작 다음 세대는 교회를 '가르침을 받는 곳' 또는 '의무적으로 가야 하는 곳'으로 인식하며 진정한 주체로 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대 단절의 과제 앞에서,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원주 충정교회는 작지만 강렬한 불꽃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바로 '스파크 캠프(Spark Camp)'라는 이름의 실험입니다. 이 캠프는 단순한 여름 수련회가 아니라, 어린이들이 하나님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청년과 장년 성도들이 이들을 일방적으로 '돌보는' 대신 '함께 배우는' 세대통합의 장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충정교회의 사례를 통해, 교회가 다음 세대를 '지켜야 할 대상'이 아닌 '공동체의 현재 주체'로 세우는 패러다임 전환을 어떻게 이루어냈는지 탐구하고자 합니다. 교회의 활력이 사라진 시대, 왜 이들의 관계 중심 실험이 한국교회에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지 함께 고민해 봅시다.
원주시의 문화적, 지역적 맥락은 도시와 농촌의 특성이 혼합된 형태를 보입니다. 외부 유입 인구가 꾸준하지만, 동시에 기성세대와 다음 세대 간의 문화적 격차는 심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었습니다. 원주 충정교회 역시 한때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교회를 낯설어하고, 청년들이 대학 진학 후 자연스레 공동체를 떠나는 세대 단절의 위기를 깊이 경험했습니다.
교회는 이 문제를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해결하려 시도하는 대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진정으로 아이들의 삶에 관심이 있는가?". 이 성찰 속에서, 최규명 담임목사와 청년 멘토들은 어린이들이 교회 공간을 '안전한 관계'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으로 느끼게 해야 한다는 깨달음에 도달했습니다.
이러한 고민 끝에, 다음 세대 부재라는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들의 잠재력에 불을 지피겠다는 의지로 스파크 캠프가 태동하게 됩니다. 캠프의 목표는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복음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들 안에 있는 '스스로 타오르는 작은 불꽃(Spark)'을 발견하도록 돕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비로소 어린이들이 교회의 미래가 아니라, '교회의 현재'임을 인정하며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스파크 캠프는 일반적인 수련회의 형식을 따르지 않습니다. 원주 충정교회는 연령에 따라 스파크 캠프(어린이)와 별도의 여름수련회(청소년)를 운영하며, 대상별 특성에 맞는 관계 중심 사역을 펼칩니다. 스파크 캠프는 기존 수련회가 강의와 레크리에이션 위주였다면, '관계 형성'과 '주체적 발견'에 방점을 둡니다. 이는 단순히 프로그램을 잘 짜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을 설계의 처음부터 공동체의 주인으로 대우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캠프의 구체적인 프로그램 요소는 어린이들의 내면을 깊이 건드리는 데 집중합니다. 오전에는 집중적인 찬양과 기도, 성경 본문을 중심으로 한 '말씀 나눔 토론'이 이루어지는데, 일방적인 설교 대신 질문을 던지고 어린이 스스로 답을 찾게 독려합니다. 오후에는 '비전 워크숍'이나 '문화 체험 활동'을 통해 어린이들이 하나님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그것이 어떻게 하나님 나라와 연결될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멘토링과 팀 활동입니다. 청년 멘토(20~30대)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가르치기보다,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경청자' 역할을 수행합니다. 팀 활동은 어린이들이 주도하여 기획하고 발표하는 과정을 거치며, 그들이 단순한 '참여자'가 아닌 공동체 기획의 '주체'로 서도록 훈련합니다. 한 아이는 "여기는 선생님들이 뭘 하라고 시키지 않아요. 우리가 뭘 하고 싶은지 물어봐요.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제는 여기가 진짜 우리의 교회 같아요"라고 고백했습니다. 프로그램 중심이 아니라 관계 중심이라는 원칙이 캠프 내내 반복되며 아이들의 마음을 열었습니다.
스파크 캠프의 진정한 열매는 캠프가 끝난 후, 일상적인 주일 교회 생활에서 나타났습니다. 이전에는 장년 성도들과 어린이 및 청소년들이 식사 시간에도 각자의 테이블에 앉아 어색하게 눈치만 보던 모습이었다면, 캠프 이후에는 자연스레 섞여 앉아 대화를 나누는 세대 간의 교제가 일상화되었습니다.
주일 예배 문화의 변화는 특히 두드러졌습니다. 캠프에서 찬양팀을 섬기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주일 예배에서도 적극적으로 찬양을 인도하고, 때로는 예배 순서의 일부를 맡아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는 일이 늘어났습니다. 장년 성도들은 다음 세대의 이러한 변화에 박수와 격려로 화답하며, 그들의 성장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영적 후견인'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멘토링 관계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캠프에서 맺어진 어린이-청년 멘토 관계는 주중 소모임이나 심지어 장년 성도들까지 포함하는 삼각 멘토링 관계로 확장되었습니다. 청년 멘토는 "아이들을 가르치려 갔는데, 오히려 아이들의 순수한 질문에서 제 신앙이 도전받았어요. 아이들이 말하는 요즘 세상의 언어를 장년 성도님들과 함께 배우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원주 충정교회는 건물의 크기나 예산의 규모를 넘어, 세대 간의 경계를 허무는 살아있는 공동체로 재탄생한 것입니다. 이는 교회를 단순한 '가족 교회'를 넘어선 '영적 가족 공동체'로 인식하게 만들었습니다.
원주 충정교회의 스파크 캠프는 초기 교회 공동체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구현한 사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 2장에서 초대교회 성도들이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기도하기를 전혀 힘쓰니라"라고 했던 것처럼, 충정교회는 프로그램을 넘어선 나눔과 배움, 교제의 장을 세웠습니다. 그 안에서 어린이들은 자신이 존중받는 독립된 인격체임을 깨닫고 스스로의 믿음을 확립합니다.
이 실험의 가장 중요한 신학적 의미는 '다음 세대를 위한 사역(Ministry FOR)'에서 '다음 세대와 함께하는 교회(Church WITH)'로의 패러다임 전환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어린아이와 같은 자가 되어야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충정교회는 어린이들을 교회의 미래 부속품이 아니라, 오히려 공동체의 순수성을 회복시키는 원천으로 바라봅니다.
물론, 이 관계 중심의 사역에도 도전은 따릅니다. 첫째, 인력 및 번아웃 위험입니다. 깊은 관계를 맺는 멘토링은 봉사자들에게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요구하며 피로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 프로그램의 지속 가능성입니다. 일회성 캠프의 불꽃을 일상적인 소그룹과 주일 생활까지 이어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재정비와 재투자가 필요합니다. 셋째, 세대 간 문화 차이를 극복하는 것입니다. 장년 성도들은 다음 세대의 문화와 언어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이 모든 도전들은 원주 충정교회가 관계 중심의 선한 사역을 지속하기 위해 끊임없이 실험하며 성장해야 할 과제들입니다.
원주 충정교회의 사례가 한국교회에 던지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교회는 다음 세대를 '가르쳐야 할 대상'이나 '채워야 할 숫자'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오늘의 주체'로 인정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합니다. 화려하고 값비싼 프로그램보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삶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함께 걸어가는 진정한 관계와 사랑만이 교회 공동체를 회복시키는 유일한 길입니다.
이들의 실험은 규모나 지역을 막론하고 모든 교회가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진리를 증언합니다. 다음 세대가 스스로의 불꽃을 피우고, 그 불꽃이 세대 간의 벽을 허무는 '스파크'가 될 때, 교회는 비로소 살아 숨 쉬는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관계 중심의 공동체야말로 한국교회가 다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는 따뜻한 이정표입니다.
원주 충정교회는 '스파크 캠프'를 통해 어린이들을 수동적인 참여자에서 공동체의 주체로 세우는 실험을 했습니다.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청년, 장년이 다음 세대와 '함께 배우는' 관계 중심의 멘토링 문화를 구축했습니다.
이는 다음 세대 부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교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가장 확실한 길은 '관계와 존중'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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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회차 예고: 다음 회(24화)는 주사랑공동체교회 — 베이비박스, 생명을 품는 교회로, 교회가 생명 윤리라는 근본적인 주제 앞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는지 탐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