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작은 자 하나를 품는 것이 곧 교회를 살리는 길
버려진 생명을 끝까지 지켜내는 마지막 문
주사랑공동체교회를 소개합니다
주사랑공동체교회는 ‘작은 자 하나’를 끝까지 품는 교회의 본질을 증명합니다.
자료의 수집, 저술이 다소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혹시, 문제가 있으면 제게 DM 주시면 바로 잡겠습니다.
전체 연재저술은 유튜브채널 "유목민이야기"(https://www.youtube.com/@%EC%9C%A0%EB%AA%A9%EB%AF%BC%EC%9D%B4%EC%95%BC%EA%B8%B0)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면을 통해 감사드립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생명 존엄성이 위협받는 극단의 상황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적 지지 기반이 취약한 위기 임산부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고통과 절망에 내몰리며, 안타까운 영아 유기의 비극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생명을 보호해야 할 국가와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를 드러내는 치명적인 균열입니다.
교회는 예로부터 생명의 옹호자이자 약자의 피난처였습니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한국교회는 낙태 문제에 대한 윤리적 목소리를 높이는 것만큼, 이미 태어난 생명과 그 부모들을 구체적으로 품고 돌보는 일에는 미온적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서울 관악구에 자리한 주사랑공동체교회와 베이비박스 사역은 한국교회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독특하고 강력한 실천의 현장입니다. ‘베이비박스’라는 이름은 첨예한 논쟁의 중심에 서 있지만, 이 작은 상자는 절박한 생명을 향한 최후의 안전지대가 되어, 이들의 사역은 아기 한 명을 구하는 것을 넘어 교회 공동체 전체의 회복을 촉발하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주사랑공동체교회의 사역은 대규모 기획이 아닌, 이종락 목사의 깊은 신앙적 결단과 개인적 헌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목사는 선천적인 장애를 가진 아들을 키우면서, 세상에서 가장 약하고 소외된 생명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절절히 깨달았습니다. 그에게 생명 존중 신앙은 이론이 아닌, 아들을 돌보는 매일의 삶 그 자체였습니다.
2009년, 그는 갈 곳 없는 위기 임산부들이 아기를 쓰레기통이나 공중화장실에 버리는 비극적인 현실을 마주했습니다. "어머니들이 최소한 아기의 생명만은 지켜줄 수 있는 마지막 안전장치를 만들자"는 절박한 마음으로 한국 최초의 베이비박스를 교회 건물 외벽에 설치했습니다. 차가운 길바닥 대신 따뜻한 보온장치와 알림벨이 있는 이 공간은, 버려지는 생명과 세상 사이에 놓인 최후의 다리가 되었습니다.
베이비박스가 알려지자, 초기에는 "베이비박스가 오히려 유기를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일을 교회가 편법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격렬한 사회적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종락 목사는 "우리는 유기를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일어난 유기 상황에서 생명만이라도 살리기 위한 방파제 역할"이라고 응답하며, 절박한 생명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신앙적 뚝심을 지켰습니다.
베이비박스의 운영과 실질적 사례
베이비박스 사역은 단순한 물품 보관함이 아닙니다. 이는 생명을 구하는 24시간 응급 구조 시스템이자, 미혼모와 생명을 돕는 종합 공동체의 입구입니다.
공식 안내 및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베이비박스에 아기가 맡겨지는 순간, 내부에 설치된 알림벨이 울리고 24시간 대기하는 봉사자나 교인이 즉시 아기를 인계합니다. 이 과정은 CCTV 감시 하에 기록되며, 아기는 즉시 간단한 건강 체크를 받습니다. 2009년 설치 이후 2024년 5월 기준, 이곳을 통해 구조된 아기의 수는 2,143명에 이릅니다. 이 아이들은 곧바로 협력 병원과 연계하여 건강 검진을 받고, 법적인 절차를 거쳐 보육원이나 입양 가정으로 연계됩니다.
이 사역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기를 맡기러 온 위기 임산부와의 상담 과정입니다. 문을 두드린 어머니들 중 상당수는 양육 포기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교회는 이들에게 전문가 상담을 제공하며, 경제적·심리적 지원을 통해 다시 양육을 결심하도록 돕습니다. 재단 발표에 따르면, 상담 후 아기를 다시 안고 돌아간 어머니들이 있었으며, 일정 비율은 양육 전환으로 이어져 공동체의 품에서 자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생생한 현장은 교회가 세상의 비난 속에서 죄를 묻기보다 생명을 품는 곳이 되어야 함을 웅변적으로 보여줍니다.
[숫자로 보는 베이비박스 사역]
주사랑공동체교회의 사역이 진정한 공동체 회복의 사례로 꼽히는 이유는, 이 사역이 교회 전체의 삶으로 확장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종락 목사 가정은 이미 친자식 외에 장애아 16명(2023년 보도 기준)을 포함해 수많은 아이들을 입양하여 기르고 있는 '확장 가족 공동체' 그 자체입니다.
이러한 목회자 가정의 헌신은 성도들에게 큰 영적 도전이 되었고, 성도들은 단순히 헌금이나 봉사를 넘어, 교회 안에 있는 아이들과 위기 임산부들을 향해 영적 부모, 삼촌, 이모가 되어주는 ‘대안 가족 공동체’를 형성했습니다. 교회 내에는 위기 임산부 거처와 양육 지원 시설이 운영되며, 성도들은 아이들의 육아를 돕고, 어머니들에게 심리적 지지와 자립을 위한 훈련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교회의 돌봄은 NGO, 지자체, 그리고 지역 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사회적 공공성을 확보합니다. 교회 담장을 넘어 지역 사회의 다양한 자원과 연계하여 생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며, 교회가 세상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선한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주사랑공동체교회의 사역은 가장 근본적인 생명 윤리의 질문에 대한 교회의 실제적인 답입니다. 이들은 낙태 반대라는 윤리적 명제를 태어난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는 돌봄으로 확장시켰습니다. 이는 교회의 존재 이유를 가장 낮은 자리에서 찾는 신앙적 행위입니다.
신학적으로 이들의 실천은 예수님의 가르침인 “가장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 (마태복음 25:40)를 현대 사회에서 가장 명료하게 실현한 사례입니다. 또한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로마 사회에서 버려진 영아들을 거두어 키우며 복음을 전파했던 초대교회의 전통을 고스란히 잇고 있습니다. 버려진 생명을 품는 행위 자체가 세상에 대한 가장 강력한 예언자적 메시지이자 복음의 증거가 되는 것입니다.
베이비박스 사역은 그 숭고함에도 불구하고 법적·윤리적 논란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이는 교회와 사회가 공동으로 짊어져야 할 과제입니다.
논란의 균형 측면에서, UN 아동권리위원회는 베이비박스가 아동의 출생 등록 권리 및 친부모를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며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반면, 국내에서는 절박한 상황에서 생명만이라도 구하는 긴급 구호로서 그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2024년 7월부터 출생통보제(의료기관 출생 기록 의무화)와 **보호출산제(익명 출산 지원)가 시행되면서 이 사역은 새로운 정책적 맥락 속에 놓이게 됩니다. 베이비박스는 법적 제도권이 미처 포괄하지 못하는 극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긴급 피난의 최후 안전망으로서, 국가의 제도적 보호와 상호 보완 관계를 맺는 역할이 중요해졌습니다.
이 외에도 재정 및 인력 부담의 지속 가능성과, 베이비박스가 긴급 피난처가 아닌 '편리한 유기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미혼모 상담 및 양육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과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정책 타임라인]
[ 베비비박스 사역쟁점 ]
우리는 포항제일교회를 통해 공공성 회복을, 원주 충정교회를 통해 세대 간의 관계 회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주사랑공동체교회를 통해 생명의 가치라는 더욱 근본적인 공동체 회복의 길을 목격합니다. 공동체의 회복은 거대한 건축물이나 수많은 교인에게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외면한 가장 작고 연약한 생명 하나를 품는 데서 시작됩니다.
한국교회는 이 작은 교회의 실험에서 큰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교회의 문턱은 높고 단단한 건물의 문이 아니라, 고통과 절망 속에서 마지막 희망을 찾아오는 이들을 향해 24시간 열려 있는 베이비박스의 따뜻한 문이어야 합니다. 생명을 품는 교회가 곧 미래를 열어갈 교회입니다. 이 질문은 무겁습니다. 오늘날 독자 여러분의 교회는 누구를 품고 있습니까?
베이비박스는 2,143명의 생명을 구하며 한국교회의 독특한 생명 윤리 실험을 펼치고 있습니다.
위기 임산부 상담, 입양 연계, 대안 가족 공동체로 확장되어 공동체의 본질을 실천합니다.
가장 작은 자를 품는 것만이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신뢰를 얻는 가장 확실한 길임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베이비박스 #생명윤리 #약자돌봄 #위기임산부 #공동체회복
다음 회차 예고: 다음 회(25화)는 투명한 교회, 신뢰의 회복 — 재정과 의사결정의 공개 실험을 주제로, 교회의 구조적인 투명성과 수평적 거버넌스가 어떻게 공동체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회복시키는지 탐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