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들꽃향린교회 "대안적 공동체 실험"

작고 약한 이름이 만드는 평등과 포용의 신앙

by 여운



평등과 포용,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그리스도의 시선을 따라
권위를 내려놓고 교회의 진정한 가치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들꽃향린교회를 소개합니다.
자료의 수집, 저술이 다소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혹시, 문제가 있으면 제게 DM 주시면 바로 잡겠습니다.

*저술은 유튜브채널 "유목민이야기"(https://www.youtube.com/@%EC%9C%A0%EB%AA%A9%EB%AF%BC%EC%9D%B4%EC%95%BC%EA%B8%B0)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면을 통해 감사드립니다.






들꽃향린교회 "대안적 공동체 실험"

작고 약한 이름이 만드는 평등과 포용의 신앙


왜 들꽃향린교회인가?


왜 지금, 들꽃향린교회에 주목해야 할까요?

현대 교회가 겪는 위기는 비단 규모의 문제가 아닙니다. 닫힌 담장, 경직된 의사결정 구조, 그리고 세상과 분리된 언어 속에서 교회의 본질적인 힘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시대에, 들꽃향린교회라는 이름은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집니다. '들꽃'은 작고, 약하며, 스스로의 힘으로 자생하는 존재입니다. 이 이름은 거대한 기관을 꿈꾸기보다, 작고 약한 이들의 삶 속에서 피어나는 대안적 신앙 공동체를 상징합니다.

이번 이야기는 들꽃향린교회의 실험을 통해 참여적 예배, 평등한 의사결정, 투명한 재정, 그리고 포용적 연대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새로운 ‘교회 됨’의 가능성을 탐구하고자 합니다.



들꽃향린교회의 역사와 배경


들꽃향린교회는 1970년대 이후 민중 신학을 뿌리에 둔 향린교회 전통에서 계보를 잇습니다. 이는 제도적 권위주의와 주류 교회의 보수성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흐름입니다. 교회의 본질은 건물의 웅장함이나 교인의 수가 아니라,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하며 정의와 평화를 이루는 데 있다는 믿음이 이들을 모이게 했습니다.


들꽃향린교회는 2004년 11월, 모교회인 강남향린교회로부터 분가하여 설립되었습니다.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들꽃향린교회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입니다. 특정 목회자 개인의 카리스마에 의존하기보다,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를 지향하며, 이는 교회 운영의 기본 철학이 되었습니다. 2019년 2월 24일, 박재형 목사가 담임목사로 취임하며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이러한 목회적 전환점은 교회가 지향하는 가치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들꽃향린의 공동체 운영 방식


들꽃향린교회는 '수직적' 구조 대신 '수평적' 관계를 지향합니다.


첫째, 예배입니다. 이곳의 예배는 강단과 회중의 엄격한 구분이 사라집니다. 때로는 원형으로 둘러앉아 예배를 드립니다. 설교는 목회자의 일방적인 메시지가 아니라, 성경 본문을 읽고 각자가 받은 은혜와 삶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는 시간이 됩니다. 평신도들이 격주로 '말씀나누기'를 담당하며 직접 설교를 준비하고 전하는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 말씀을 읽고, 함께 해석하고, 함께 살아내려 해요"라고 말하는 교인들의 표정에서는 깊은 소통의 기쁨이 느껴집니다.


둘째, 의사결정입니다. 교회의 중요한 모든 결정은 교인총회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목회자를 포함한 모든 교인은 한 표의 권리를 가지며, 합의를 통해 공동체의 길을 모색합니다. 성직자의 권위는 최소화되며, 섬기는 리더십이 강조됩니다. 목사와 장로 임기제 도입 여부는 공개된 자료상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권력의 집중을 막으려는 시도는 분명해 보입니다.


셋째, 재정입니다. 들꽃향린교회의 재정은 철저히 투명하게 운영됩니다. 헌금은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며, 매월 재정 보고서가 교인들에게 공개됩니다. 이는 교회의 재정을 성도의 자발적 기여와 공동체의 공적인 자원으로 인식하는 철학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처럼 들꽃향린교회는 단순히 모여 예배하는 곳을 넘어,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며 서로를 돌보는 생활 공동체를 지향합니다.



공공성·대안성의 실험


들꽃향린교회의 대안성은 담장 안에 머물지 않습니다.

이들은 사회의 약하고 소외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평화, 인권, 생태 의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특히, 억압받는 이들과 함께하며 기존 교회가 침묵하거나 회피하던 영역에서도 용기 있는 실천을 이어가는 이들의 신앙적 태도를 보여줍니다.

이들은 또한 약자와 소수자를 환대하고, 여성 리더십의 평등한 참여를 보장하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삼습니다. 이는 대다수 한국교회와는 다른 행보입니다. 교회 내에는 2024년 1월 창설된 '생태정의 선교부'가 있으며, 약 7명의 교인이 기후정의 주일 예배나 나무 심기와 같은 환경 사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와의 연대 활동은 캠페인과 예배를 중심으로 확인되지만, 상시적인 프로그램의 존재 여부는 공개 자료상 미확인입니다. “우리끼리 모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의 이웃과 함께하는 것이 교회의 본질”이라는 믿음이 이들의 발걸음을 이끕니다.



교회 됨에 대한 질문


들꽃향린교회의 실험은 '교회 됨'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는 규모와 힘을 자랑하는 교회가 아니라, 작고 약한 존재들이 모여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는 공동체도 충분히 '교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사도행전 2장의 초대교회 공동체가 그랬던 것처럼, 이들은 소박한 일상 속에서 서로의 삶을 나누며 하나님 나라의 모습을 구현하려 노력합니다.


물론 현실적인 도전도 많습니다. 소규모 공동체의 일반적 한계로, 재정적 안정성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며, 성도 수의 성장이 더딜 수 있습니다. 또한 주류 교회와 다른 방식은 때로 오해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과제들은 들꽃향린교회가 가진 약함의 미덕을 더욱 빛나게 만듭니다. '세상 속의 작은 교회'로서, 외부의 잣대가 아닌 스스로의 믿음과 실천을 통해 그 길을 찾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무엇을 향해 나아가야 할까요? 앞서 살펴본 경기중앙교회가 민관협력으로, 청암교회가 온 가족 예배로 지역과의 연결을 실험했다면, 들꽃향린교회는 평등과 포용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공동체의 내면'을 치유하는 길을 보여줍니다. 거대한 건물의 숲이 아니라, 들꽃이 들판을 물들이듯 작지만 선명한 빛깔로 세상에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이들의 실험은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교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말씀을 나누는 자리에서 시작된 작은 움직임은,
모든 권위를 내려놓고 서로를 향하는 따뜻한 시선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잃어버린 공동체를 회복하고 사랑을 배우는 길입니다.





다음 회차 예고: 다음 회(23화)는 원주 충정교회 — 청소년과 함께 미래를 여는 스파크 캠프로, 다음 세대와 교회가 동반 성장하는 모델을 탐구합니다.


충정교회.jpg




안녕하세요.

『공동체 회복을 위하여』 연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처음 글을 시작할 때보다 더 많은 자료와 사례를 만나게 되면서,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연재의 목차와 내용을 조금씩 수정하며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예정된 연재 일정에 변동이 생기더라도,

이 모든 과정은 더 나은 글을 선보이기 위함이니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독자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keyword
이전 21화의왕 경기중앙교회" 마을과 함께 숨 쉬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