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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암교회 "작은교회, 큰 희망을 품다"

온 가족 예배와 지역 키즈스쿨의 실험

by 여운
온 가족이 함께 예배하고, 아이들과 이웃을 품어내며 작은 공간에서 큰 공동체를 꿈꾸는
청암교회를 소개합니다
자료의 수집, 저술이 다소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혹시, 문제가 있으면 제게 DM 주시면 바로 잡겠습니다.

*저술은 유튜브채널 "유목민이야기"(https://www.youtube.com/@%EC%9C%A0%EB%AA%A9%EB%AF%BC%EC%9D%B4%EC%95%BC%EA%B8%B0)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면을 통해 감사드립니다.

•“청암교회_3대(代)가 함께 예배드리는 교회를 가다!”- 유목민 이야기

https://youtu.be/1 c6 DmUF83 sE? si=jMESv3 W0 q1 SfJhEC

•“CBS 뉴스 우리동네, 우리교회 (1) / 청암교회 편”

https://youtu.be/iQZcXiqadUA?si=uUuWpXBze66Gf5EL






청암교회 " 작은교회 큰 희망을 품다"

온 가족 예배와 지역 키즈스쿨의 실험


세대 간의 단절과 고립을 넘어서

오늘날 한국교회가 직면한 과제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세대 간의 단절과 지역과의 고립입니다. 웅장한 건물과 방대한 교인 수를 자랑하는 대형교회뿐만 아니라, 지역에 뿌리내린 소규모 교회들 또한 같은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는 교회가 있습니다.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온 가족이 함께 예배하고 지역 아이들을 품어내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는 청암교회가 바로 그곳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청암교회의 사례를 통해 규모를 넘어선 공동체의 회복 가능성을 탐구하고자 합니다. 교회가 어떻게 세대와 지역이라는 두 개의 축을 잇는 다리가 될 수 있는지, 그 실천 속에서 ‘나눔’·‘치유’·‘자발성’이라는 세 가지 원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교회 개요 및 역사적 맥락


청암교회는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 자리한 70여 년의 전통을 가진 공동체입니다. 이정현 담임목사(2019~) 부임 이후 교회는 ‘건물 중심’에서 ‘사람과 관계 중심’으로 전환을 천천히 추진해 왔습니다. 특히 온 가족 통합예배(연 6회)와 주중 키즈스쿨 운영(화·수·목), 주차장·화장실 등 교회 시설의 지역 공유는 ‘작지만 확실한 변화’로 알려져 있습니다. 크지 않은 예산과 인력 안에서도 세대(교회 안)–지역(교회 밖)이라는 두 축을 잇는 실험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세대공동체의 현실과 한계


많은 교회가 세대별로 분리된 예배와 교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각 세대의 특성을 살려 집중적인 양육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세대 간의 소통과 교류를 단절시키는 한계를 낳습니다. 청암교회 또한 이런 현실 속에서 ‘온 가족 예배’라는 도전적인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청암교회의 온 가족 통합예배는 연 6회 정기 운영됩니다. 예배가 시작되면,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찬양팀이 무대에 올라 모두를 위한 찬양을 인도합니다. 목소리가 닿지 않는 어르신들의 곁에서 손뼉 치며 함께 찬양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형식적인 예배에서는 볼 수 없는 생생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설교 시간 이후에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손을 잡고 기도 제목을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순간은 예배를 개인의 종교 행위가 아니라, 가족 공동체 모두의 영적인 소통의 장으로 만듭니다.


특히, 주중에는 새벽예배-큐티-주일 설교를 하나의 본문으로 맞춰 아이와 부모가 ‘같은 말씀을 다른 자리에서 함께’ 붙드는 구조를 시도합니다. 장점은 세대 간 영적 언어가 통일된다는 점, 과제는 연령별 심화 교육을 얼마나 병행하느냐입니다. 이러한 노력은 세대 통합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중요한 발걸음이 되고 있습니다.


지역 연계와 공공성 실천


청암교회의 공공성 실천은 거창한 행사가 아닌, 지역 아이들을 위한 섬김에서 시작됩니다. 바로 '키즈스쿨'입니다. 키즈스쿨(화·수·목)은 주중 약 30명 내외의 아동이 미술·독서·놀이·학습 돌봄을 받는 프로그램입니다. 교회 유휴 공간을 학부모가 신뢰하는 ‘안전한 생활권’으로 전환했다는 점이 핵심이죠. 이 작은 공간은 단순한 교실을 넘어, 아이들에게는 안전한 놀이터가 되고, 부모들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 공간이 됩니다.


물리적 공간 공유도 뚜렷합니다. 주차장은 6개월 단위 추첨으로 주민과 공유하고, 택배 기사에게 화장실·음료·임시 보관 공간을 상시 개방합니다. 주일 성도만 쓰던 시설을 동네 생활 인프라로 바꾸면서, 교회와 주민 간 상호 신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닫힌 공간을 연 '피부 같은 교회'가 신뢰를 회복한다는 사실을, 청암교회는 주차장·화장실·교실이라는 생활공간의 공유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나눔·치유·자발성의 적용


청암교회의 사례는 규모와 관계없이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세 가지 원리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이는 사도행전 2장에서 초대교회 성도들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행 2:44-46) 살았던 모습과 맞닿아 있습니다.


1) 나눔: 온 가족 예배는 세대 간의 시간과 삶을 나누는 행위입니다. 키즈스쿨은 교회가 가진 공간과 성도들의 재능을 지역 사회와 나누는 실천입니다. 이처럼 청암교회는 유형의 건물뿐만 아니라, 무형의 시간과 재능까지도 함께 나누며 교회 공동체와 지역 사회의 벽을 허물고 있습니다.


2) 치유: 온 가족 예배는 세대 간의 단절을 치유하고, 키즈스쿨은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의 정서적 결핍을 치유합니다. 이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처럼, 도움이 필요한 이웃의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다가가 섬기는 모습입니다. 교회는 종교적 행위를 넘어, 관계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고립된 이웃의 삶에 깊숙이 들어가 함께 울고 웃는 영혼의 치유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3) 자발성: 이 모든 사역의 중심에는 성도들의 자발적 참여가 있습니다. 거대한 조직의 명령이 아닌, '지역을 섬기자'는 비전에 공감한 성도들은 각자의 전문성과 은사를 활용하여 키즈스쿨의 교사로, 온 가족 예배의 봉사자로 헌신하고 있습니다. 이는 교회 내 자발적인 참여가 지역 주민들의 참여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냅니다.


과제와 도전


물론 청암교회에도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소규모 교회로서 모든 사역을 소수의 성도들이 감당해야 한다는 점은 봉사자들의 번아웃(burnout)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청암교회가 앞으로 풀어가야 할 중요한 과제이자, 끊임없이 실험하며 성장해 나갈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온 가족 예배의 확장과 더불어, 연령대별 심화 트랙(예: 초등 성경 읽기 랩, 청소년 멘토링, 부모 교육)을 주중 소그룹으로 보완하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또한, 키즈스쿨은 안전·아동보호 지침과 지자체 협력(공모·네트워크)을 체계화하면 지속가능성이 커집니다.


작지만 큰 미래


청암교회는 거대한 규모와 화려한 건물을 소유한 교회가 아닐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은 온 가족 예배와 키즈스쿨이라는 작은 실험을 통해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길을 보여줍니다. 대형교회가 규모와 예산의 도움과 함께 자발성이 폭발한다고 하면, 청암교회는 작은 단위의 상시 프로그램(키즈스쿨/온 가족 예배)으로 자발성을 일상화하는 모델을 제시합니다. 이는 소규모 교회라도 세대 통합과 지역 연계를 통해 한국교회 회복의 모델을 제시한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그들의 작은 발걸음은 교회 공동체와 지역 사회가 함께 호흡하며 살아 숨 쉴 수 있다는 진리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청암교회는 건물의 크기가 아니라, 사랑의 깊이로 교회를 정의합니다.
세대와 지역을 품어내는 작은 발걸음이 이웃의 삶을 바꾸고, 교회의 호흡을 되살립니다.
그들의 길은 한국교회가 잃어버린 공동체성을 다시 찾아가는 따뜻한 이정표가 됩니다.





다음 회(21화)는 의왕 경기중앙교회 — 민관 협력으로 공공성을 확장한 마을 교회의 길로, 행정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지역사회를 섬기는 교회의 사례를 다룹니다.


의왕 경기중앙교회.JPG




안녕하세요.

『공동체 회복을 위하여』 연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처음 글을 시작할 때보다 더 많은 자료와 사례를 만나게 되면서,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연재의 목차와 내용을 조금씩 수정하며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예정된 연재 일정에 변동이 생기더라도,

이 모든 과정은 더 나은 글을 선보이기 위함이니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독자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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