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성결, 주안장로, 성민교회는 복지 사역을 통해
홀로 거룩해지는 길이 아니라, 세상 안으로 깊이 들어가 치유와 회복을 일으키는 길을 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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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연재저술은 유튜브채널 "유목민이야기"(https://www.youtube.com/@%EC%9C%A0%EB%AA%A9%EB%AF%BC%EC%9D%B4%EC%95%BC%EA%B8%B0)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면을 통해 감사드립니다.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은 가장 깊은 이유는, 복음의 언어가 교회의 담장을 넘어 현실로 흘러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말이 선포되었지만, 그 말이 행위와 제도로 이어지지 못할 때 발생하는 괴리, 곧 복음의 비사회성(非社會性)이 문제의 근본이었습니다. 그러나 복지 사역은 이 괴리를 메우고 흩어진 마음을 다시 연결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공동체적인 언어입니다. 복음의 진정성을 사회가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는 신뢰의 시스템으로 증명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복지를 단순한 일회적 시혜가 아니라, 신뢰를 회복하는 공동체적 시스템으로서 수행할 때, 그 사랑은 비로소 구체적인 제도가 됩니다. 사랑이 공동체의 구조로 세워질 때 복음은 사회를 다시 잇는다는 명제 아래, 제도가 된 사랑은 신뢰를 낳고, 그 신뢰를 통해 교회는 세상 속에서 다시금 “보이는 하나님 나라”로 설 수 있습니다. 이번 회차에서는 아산성결교회, 주안장로교회, 성민교회의 사역을 통해, 사랑이 어떻게 구조화되어 신뢰를 회복하는 언어가 되는지 깊이 있게 탐색해보고자 합니다.
한국교회의 복지 사역은 시대의 요청에 따라 세대를 거쳐 진화해 왔습니다. 초기 구호와 자선 중심의 1세대 복지가 따뜻했지만 일회적이었다면, 2000년대의 기관화와 재단 설립 중심의 2세대 복지는 전문성을 얻었으나 영성과 행정이 분리되는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이후 2010년 이후, 복지 사역은 지역 기반형·참여형 3세대 복지로 전환됩니다. 이제 복지는 더 이상 교회의 부속 사업이 아니라, 신뢰를 회복하는 공동체적 실천이자 교회 존재 이유의 구체적 실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전환의 본질은 복지의 제도화가 곧 신뢰의 제도화임을 깨달은 것입니다. 사랑의 행위 자체가 흩어진 관계를 다시 묶어내는 시스템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이번에 다룰 세 교회는 이 전환의 흐름 속에서, 사랑을 구조와 신뢰의 언어로 번역하는 대표적인 실천가들입니다. 이 실천은 복음이 세상과 단절된 관계를 다시 연결하는 첫 언어였습니다.
충남 아산 지역에 자리한 아산성결교회는 산업화 이후 발생하는 노동자, 이주민, 그리고 노년층의 필요를 통합적으로 해결하는 지역사회 신뢰 회복 시스템을 제시했습니다. 이들의 사역은 단순한 교회 내 활동을 넘어,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하고 아산종합사회복지관, 아산 JPC요양원, 영인아동센터 등 다양한 공동체 돌봄의 구조를 유기적으로 연결했습니다.
이 교회의 철학은 돌봄의 행위 자체를 ‘신앙의 전위(前衛)’로 삼는 것입니다. 이들은 지역의 지자체 및 복지기관들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전문 복지 인력들이 기관을 맡아 운영하도록 지원했습니다. 특히, 교우들이 직접 전문 인력으로 참여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복지 시설을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복음은 설교보다 돌봄이라는 행위를 통해 먼저 이웃에게 다가가는 신뢰 회복의 언어이며, 지역의 필요를 채우는 전문적인 행정이 곧 복음의 실천이라는 명료한 인식이 그들의 모든 사역을 관통합니다. 이는 곧 사랑의 외화가 공동체 돌봄의 시스템으로 이어진 과정이었습니다.
인천 지역의 주안장로교회는 사랑을 감정의 영역에서 신뢰의 행정과 시스템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사례입니다. 이들은 주안복지재단이라는 견고한 기관을 통해 전문 인력(복지사, 심리상담사)을 상시적으로 고용하고, 교회는 영적 지원과 자원봉사 인력 지원에 집중하는 명확한 거버넌스를 구축했습니다. ‘마음건강복지센터’와 ‘위기가정지원 네트워크’ 등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위기에 놓인 이웃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며, 특히 관계 단절을 겪는 가족 복지 서비스에 집중합니다.
이 교회가 보여주는 핵심 가치는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관리다”라는 철학입니다. 뜨거운 영성은 반드시 치밀한 행정적 관리 능력을 만나야 지속가능한 공동체 돌봄의 구조로 완성될 수 있다는 통찰입니다. 단순히 물질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위기가정의 재정, 심리, 법률문제를 통합적으로 추적 관리하며 개인이 자립할 수 있는 단계를 설계합니다. 복지의 제도화는 곧 신뢰의 제도화임을 증명하며, 교회가 전문성을 갖춘 매개체로서 공적 영역에 참여함으로써 복음의 신뢰도를 높인 것입니다. 하나의 사랑이 전문화된 신뢰의 행정이라는 형태로 드러나며 흩어진 관계를 연결합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성민교회는 도시 빈민, 노숙인,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적 실험을 진행합니다. 이들의 사역은 일시적 구호를 넘어, 공동 주거와 자활 공동체 시스템을 구축하여, 참여자들이 스스로 경제적, 사회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삶의 구조를 지원합니다.
성민교회에게 공동체 돌봄이란 ‘서비스 제공자’와 ‘수혜자’의 구분을 허무는 행위입니다. 교회 자체가 소외된 이웃의 ‘공동체 구성원’으로 참여하며, 그들의 삶에 뿌리내려 함께 호흡하는 신앙의 형태를 취합니다. 이들의 신앙은 “함께 사는 복음”이라는 급진적인 형태로 구현됩니다. 공동 주거에서 함께 생활하며 빈민들이 스스로 변화를 일구어내고 자활의 의지를 다지는 모습은, 복음이 단순한 믿음이 아닌 관계의 형태가 될 때 신뢰가 어떻게 복원되는지 보여줍니다. 교회는 경제적 지원의 수단이 아니라, 관계를 공유하는 공동체의 형태 그 자체가 됩니다. 이처럼 사랑을 통해 삶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실천은, 교회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급진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방법임을 증명합니다. 또 다른 하나의 사랑이 공존하는 삶의 형태라는 신뢰 회복의 언어로 드러나며 공동체를 복원합니다.
세 교회가 보여주는 공통의 철학은 복지의 복음화이며, 이는 곧 신뢰의 제도화를 의미합니다. 이들은 복지를 단순한 사회봉사나 선교의 대체물이 아닌, “선교의 사회적 형태”로 이해합니다. 복지의 제도화는 교회의 세속화가 아니라, 복음이 세상 안에서 구체적인 삶의 형태로 구현되는 관계 복원의 시스템입니다.
우리의 여정은 나눔에서 시작하여 관계를 만들고, 제도로 이어져 신뢰를 낳는 순환 구조를 보여줍니다. 이 순환 속에서 복지라는 공동체적 실천은 복음이 세상에 대한 사회적 생명력을 얻는 통로가 됩니다. 복지는 신뢰의 행정이며, 신뢰는 곧 공동체의 회복입니다. 사랑은 추상적인 구호로 남지 않고, 행정과 제도를 입어 공적인 실체로 우뚝 서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랑을 제도화하려는 열망은 공동체 영성으로 승화됩니다.
복지 사역이 가진 신학적 의미는 공동체 영성이라는 단어로 수렴됩니다. 복지의 실천은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 안으로 들어오신 성육신(成肉身)의 연속입니다. 성육신은 하나님이 인간의 구체적인 삶의 영역에 스스로를 공동체 안에 거하게 하신 사건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사랑은 교회 건물 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행정과 돌봄의 질서 안에서, 곧 공동체 안에 거하심으로 드러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 대부분이 관계 회복적 행위였습니다. 병자 치유, 오병이어, 사마리아인 비유는 모두 복음의 메시지를 구체적인 돌봄의 행위로 실천하시며, 단절된 관계를 회복시키신 증거입니다. 이는 교회의 사랑이 행정, 복지, 제도라는 구체적인 시스템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바로 공동체 안에 거하신 성육신의 연속임을 보여줍니다. 복지는 결국 복음이 세상에게 말을 거는 관계의 언어이며, 하나님의 신뢰를 담아내는 공동체 복원의 시스템인 것입니다.
복지로 사역하는 교회들은 신앙의 언어를 사회의 언어로 명료하게 번역해 내는 해석자이자, 성육신의 가치를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설계자입니다. 그들의 사역은 사랑이 추상적 머무름을 넘어 구체적인 구조가 되고, 그 구조가 지속가능한 제도가 될 때, 복음이 비로소 사회적 차원에서 지속가능성과 신뢰를 얻는다는 진리를 증명합니다.
"복지의 목표는 단지 돕는 것이 아니라, 흩어진 마음을 다시 공동체로 모으는 일이다. 교회가 복지로 사회를 섬길 때, 복음은 다시*‘사람을 잇는 언어’가 된다."
복음은 세상을 떠나 홀로 거룩해지는 길이 아니라, 세상 안으로 깊이 들어가 치유와 회복을 일으키며 관계를 복원하는 길입니다. 교회가 다시 세상의 신뢰를 얻는 유일한 길은, 복지의 영성, 곧 공동체 회복의 제도적 실천을 통해 공공성과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있습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이 신뢰를 유지하고 증진시키는 투명성의 구조에 대해 더 깊이 통찰해 보겠습니다.
사랑이 제도가 되고, 제도가 복음의 언어가 될 때 교회는 다시 세상을 치유합니다.
아산·주안·성민교회는 복지를 단순한 시혜가 아닌 신뢰의 구조로 세운 교회들입니다.
복음이 행정과 제도 속에서 사회적 신뢰로 환원되는, 공동체 회복을 위한 영성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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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회(28화) 예고
“열린 공간, 머무는 교회” — 공공의 시간을 품은 예배당
교회의 건축과 공간은 단순한 예배 장소가 아니라,
세상과의 관계를 열어젖히는 복음의 문이 됩니다.
28화에서는 공간을 통해 사랑을 구조화하고, 교회가 지역의 공공 플랫폼으로 변모하는 사례들을 다룹니다.
안녕하세요.
『공동체 회복을 위하여』 연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처음 글을 시작할 때보다 더 많은 자료와 사례를 만나게 되면서,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연재의 목차와 내용을 조금씩 수정하며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예정된 연재 일정에 변동이 생기더라도,
이 모든 과정은 더 나은 글을 선보이기 위함이니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독자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