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음 따라잡기 : 함께 읽는 좋은 시 2
이렇게 따뜻하게 봄이 그냥 와 버리는 줄 알았는데
추위가 매섭습니다.
추위는 항상 우리의 가슴에 날을 서게 하고
상처를 더 아프게 하는 채찍 같은 것인가 봅니다.
요즘은 난방이 잘되는 아파트와 승용차들로 인해
칼끝 같은 추위를 맛보기도 힘들지만
조금만 시계를 거꾸로 돌리면
겨울은 인내를 가르쳐주는 또 다른 스승이기도 했습니다
안도현의 "겨울 강가에서 "라는 너무도 유명한 시가 있습니다.
겨울 강가에서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우선, 이 시의 장면을 떠올려 봅시다.
겨울이겠지요. 시인이 아마 강가에 나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마침 눈이 내렸나 봅니다. 아마, 첫눈일 것 같아요.
왜냐면,
어린 눈발이라 했으니까요.
눈발이 어리다는 것은 아마, 좀 이르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아마 강에 제대로 얼음도 얼지 않은걸 보면 첫추위쯤 되나 봅니다.
그런데. 그 첫추위로 인해 강가에서부터 살얼음이 끼고 있나 봅니다.
이것이 이 시의 장면의 모두 인 것 같습니다.
즉, 산문적 서술의 전부입니다.
그런데, 이 것은 시입니다.
안도현은 이 장면을 우리랑 똑같이 봤지만
생각은 한 발 더 나갔나 봅니다.
안도현 의 눈을 빌어서 유추해서 한번 이 장면을 보면,
첫눈이 내리는 강가에서 서 그 장면을 보는데,
어린 눈발이 자꾸만 자꾸만 강물에 떨어져 녹아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눈이 눈답게 녹지 않고 쌓였으면 좋겠는데.
첫눈이라 철이 없는 건지, 딴 데 내리면 좀 쌓일 텐데, 강물로 바로 떨어졌습니다.
여리고 철없는 눈이
너무 안타깝게 보였습니다.
어째 돕지도 못하고,, 보기만 하니까 더했을 겁니다.
그래서, 이런 안타까운 눈으로 새삼 강을 보니까...
마침, 물살이 쳤습니다. 그러자 물살이 그냥 바람 불어 이는 것이 아니라.
눈이 닿아 녹는 것을 보지 않기 위해
마치 등을 돌리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강의 마음을 눈을 철이 없어 모르고 하릴없이 또다시
그 강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러자, 시인은
강가에 끼는 살얼음을 주목했습니다.
그리고는 아. 강가에부터 살얼음이 끼는 것은
어젯밤부터 강이 녹이 강물에 뛰어들어 녹아지는 것이 안타까워
강으로 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으로 즉, 자신을 얼리면서
온몸으로 철없는 눈발을 받기 위해 얼음을 얼린다고 생각했는가 봅니다.
이것이 전문의 해석입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장면입니까.
이것만 느끼면
감히 저의 짧은 생각으로는 저 시의
느낌을 100퍼센트 받았다고 봅니다.
그다음은 읽은 자의 몫입니다.
저 안타까움이 유추되고 내 삶과 생활에 반영되면 될수록
저시는 감동적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시와 산문의 결정적 차이는
설명과 묘사의 차이입니다.
즉, 사건을 기술함에 있어서.
소설적 방법은 설명을 통해 접근합니다.
그러므로 원하는 감동에 이릅니다.
하지만 시적인 방법은 묘사로 그 원하는 바를 얻습니다.
그 느낌을 설명하지 않고
어떤 때는 그 느낌을 받은 장면을 그대로 옮겨
놓기만 함으로 충분히 뜻한 바를 얻습니다.
예를 들어
이산가족의 상봉을 두고
티브 뉴스는 어머니 누구와 아들 누구가
어떻게 헤어져 있다 어떻게 만났다는 말로 설명합니다.
하지만, 시적인 장면이라면.
그냥 주름진 얼굴에 떨어지는 눈물 한 장면 만으로
저 둘이 얼마나 헤어져있었고 어떻게 살았고 라는 설명이 전혀 없이도 우리는 감동의 눈물을 흘립니다.
즉, 시는 후자입니다.
너무 길어졌습니다.
자. 이런 방법으로 다른 시들을 한번 읽어 보십시오.
혹시, 감동이 더 밀려올지도 모르니까요..
손수건을 준비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