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림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아프지 않을까
얼마나 많은 바람이 불어 가야 생각나지 않을까
누군가는 상처를 덮어두라 한다
깊숙한 내면의 자기와 만나고
진정한 화해를 하려면
상처와 마주해야 한다.
상처가 흉터 되어
빛나는 그날이 오기까지
누구도 내 상처에 대해 덮자고 말할 순 없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 바뀌는 순간
묻고 가자는 그 한마디로 시작된다.
오월 핏빛하늘이 눈이 부신 오월의 하늘로
돌아오기까지는
마주 서고 상처를 드러내는 것부터 이다
이 간단한 일을 우리는 40년 동안 짐짓 모른 체 했고
결국은 덮어둔 상처는 욕창이 되고
진물이 흘러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이끌어간다
웃으며 자랑스레 흉터를 드러낼 그날이 오기까지
오월은 항상 아플지 모르겠다.
-새벽에 불현듯 깨어 글을 쓸 수 없어 그냥 그린 그림 같지 않은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