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울고 싶은 날

인간이 절대 잊지 않았으면 하는 감성, 눈물

by Sarah story




오늘 오래간만에 거래처 고객께 연락이 왔다. 3개월 전 베트남 입국 관련 고민하던 분인데 타업체를 통해 전세기로 단체 방문객으로 입국하게 되어 귀국 편만 확인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카톡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받아보니 방금 전까지 카톡으로 상담하던 그 고객이다. 요청한 사항을 확인 후 어찌 지내고 계시냐는 말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확 쏟아질 뻔했다.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참고 답했다.


"몇 개월 놀고 있습니다. 좋아질 날을 기다리면서요."


"그러게요. 언제 좋아질지 막연하네요. 제가 부탁드린 건 확인되는 대로 회신 부탁드립니다."



통화를 마치고 자리에 앉는데 갑자기 눈물이 제어가 되지 않는다. 십수 년 해오던 일인데 너무 새롭다. 물론 예약 코드를 입력하고 좌석을 확인하고 프린터를 뽑는 기본적인 일은 몇 개월이 지나도 다행히 잊지 않았다. 최근 내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아 수많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기록해두지 않으면 머리가 새하얗게 돼버리는 경우가 많아 센터에 아이디 찾기 및 비밀번호 요청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간신히 외웠다 안심하고 익숙해질 때면 비밀번호 변경을 요구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사용이 불가하다 협박당하는 경우도 많아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시스템 키워드를 다행히도 손가락이 내 뜻에 맞춰 키보드에 박자를 맞춰 움직여 주니 너무 고마웠다.

"너도 잊지 않았구나. 나도 잊지 않았어. 그래도 혹 네가 잊고 있을까 잠시 시스템을 움직이는 동안 떨리더라. 기특하다. 24년 함께 해줘서 고마워. 그 손끝의 느낌! 너도 느껴보고 싶었지? 무언가 너 손끝으로 생산되는 그 느낌 말이야."


모든 것에 감사하려 애쓰는 하루하루. 고객의 전화 한 통으로 무너진다.
"어떻게 지내시나요?"
코로나 이전 오래간만에 연락이 오는 고객들에게 자주 듣던 질문이었다. 그때마다 나는 경쾌하고 밝은 목소리로
"잘 지내지요! 고객님도 잘 지내시죠?"라며 그야말로 인사치레 같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제는 진짜다. 생사가 달린 문제, 목숨이 달린 문제로 누구든 장담할 수 없는 공통 주제로 공감하며 서로에게 묻는다. 진짜 잘 지내는지 말이다.


석학들이 나름의 해석으로 4차 혁명에 대해 논할 때 체감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너희들이 무얼 아느냐, 너희도 겪어보지 않고 어찌 떠드느냐. 했는데 역시 배움과 노련함, 연구적 성과는 무시해서는 안 된다.
결국 인간다운 인간이 살아남을 거라는 그들의 말이 무언지 알겠다. 인간답지 않은 삶을 영위해서는 기계보다 못한 그저 주어진 것에 행하다 주어진 것을 맛보다 가는 삶으로 끝날 것이다. 공감, 교류, 소통 가능한 인간,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타인을 품어줄 수 있는 능력,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가며 진짜 인간의 마음을 읽는 사람들이 지배하게 될 것 같다. 우리는 쉽게 통제당하고 쉽게 끌려다니며 쉽게 주어진 것을 습득하며 쉽게 자신이 안다고 판단하는 인간이기에 말이다. 깊이와 고통을 감내하며 쉽게 얻어지지 않는 것을 행하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자가 미래시대의 인재가 될 것이다.


눈물이라는 감성, 학습된 감성을 이겨내 보는데 노력해보자. 절대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을 손실하거나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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