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y & Run

"멈추지 않고 글을 쓰면서 여기 머물러줘서 고마워요."

by Sarah story


200일가량 쉬었다.


3000일을 달려온 글쓰기 친구들의 여정 속에서, 내 빈자리는 아마 300일쯤(어쩌면 400일쯤) 되지 않을까 싶다.

예전의 나라면 질보다는 기록과 숫자에 매달려 스스로를 괴롭혔을 것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멈출 줄 모르고 달리며, 성과보다는 단지 ‘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내가, 200일이 지난 지금은 조금 가벼워졌다. 그리고 글감이 조금씩 떠오르는 걸 느낀다. 그래서 용기 내어 다시 손을 들었다. 사실 홀릭님이 아니었다면 이 순간도 그냥 지나쳤을지 모른다.

지금은 그저 현재가 즐겁고, 재미있고, 만족스러워서일 수도 있지만,한편으로는 글을 다시 써야 할 이유가 조금은 생긴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The Fabulous Baker Boys>(한국어 제목: 사랑의 행로)에서 미셸 파이퍼가 부르는

“My Funny Valentine” 가사 중 이런 구절이 있다.

“Stay, little valentine, stay.”


Stay.

내게는 여러 의미를 품은 단어다. 나는 지금 타국에서 stay 하고 있고, 언제 어디서 또 stay 하게 될지 모른다. 먼 창밖을 바라보며 멍하니 떠 있는 순간도 많다. 그런 허공에 뜬 마음을 붙잡아 내려놓고,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무엇보다 이별의 도시 조호르바루에서, 내 곁에 머무는 사람들과 이미 떠나간 사람들을 그리워하며 살아간다. 그들을 고마워하며, ‘머문다’는 것의 의미를 요즘 유난히 자주 생각하게 된다.

그와 동시에 나는 뛰고 있다.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른 채, 속도와 거리를 헤매다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온다. 내일은 꿈조차 꾸지 못할지라도, 오늘 멈추고 또 달리는 ‘지금의 나’를 사랑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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