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손상·정보 유출 우려, 반드시 제거해야 할 이유
새 차를 출고하면 유리창에 붙어 있는 바코드 스티커를 흔히 볼 수 있다. 이 스티커는 단순 장식물이 아니라, 차량 생산 과정과 물류 단계에서 차대번호, 옵션, 색상 등 주요 정보를 식별하기 위한 라벨이다.
쉽게 말해 차량의 ‘임시 신분증’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차량 인도 시점에서 이미 제 역할은 끝났기 때문에, 그대로 두는 것은 불필요하다.
최근에는 일부 제조사에서 “인수 즉시 제거하라”는 안내 문구를 스티커에 표기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 스티커를 그대로 두었을 때 발생한다. 강한 햇빛과 열에 노출되면 접착제가 점점 단단하게 굳는 경화 현상이 나타나 유리에 깊숙이 눌어붙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거가 어려워지고, 심할 경우 유리 표면에 얼룩이나 변색이 남는다. 이는 단순히 보기 흉한 수준을 넘어, 차량의 상품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중고차 거래 시 외관 관리가 미흡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바코드 스티커에는 차량 고유 정보가 담겨 있다. 이 정보가 악용될 경우 허위 중고차 매물 작성, 불법 수리 내역 등록, 보험 이력 조회 등에 사용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사소해 보이는 라벨이지만, 방치할 경우 차량 소유자의 신뢰성과 개인정보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출고 후 바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모든 자동차 스티커가 제거 대상은 아니다. 예를 들어, 화물차 적재함에 붙은 ‘최대적재량 스티커’는 법적으로 의무 부착 대상이다. 이를 제거하면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정기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을 수 있다.
또, 앞 유리에 부착되는 연비·배출가스 등급 스티커는 제거해도 불법은 아니지만, 차량의 주요 정보를 담고 있으므로 확인 후 떼는 것이 좋다. 반면, 생산·물류 관리용 바코드 스티커만이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대상이다.
스티커를 떼어낼 때는 방법도 중요하다. 먼저, 헤어드라이어로 스티커를 가볍게 가열해 접착제를 부드럽게 만든다. 이후 손톱이나 플라스틱 헤라를 이용해 모서리를 들어 올린 뒤, 일정한 속도로 천천히 떼어낸다.
남은 접착제는 소독용 알코올이나 전용 제거제를 천에 묻혀 원을 그리듯 닦아내면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다. 칼이나 금속 도구를 사용하면 유리에 흠집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절대 피해야 한다.
신차의 바코드 스티커는 새 옷의 가격표와 같다. 구매 전까지는 필요하지만, 소유권이 이전된 후에는 즉시 제거하는 것이 차량의 온전한 모습을 완성하는 과정이다.
단순히 미관을 위해서가 아니라, 유리 손상 방지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관리다. 이 작은 습관이 장기적으로 차량의 가치를 지키는 첫걸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