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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윤정 Oct 18. 2022

성찰일지 (4)돈 버는 공부


원래는 국문과를 가고 싶었다

그런데 엄마가 결사반대였다 

"여자가 글 쓰면 팔자 세진다

  글 쓴다고 밥이 나오냐,  떡이 나오냐..

  돈 버는 대학을 가라"


대학 문턱에 가본 적은 없지만

대학 전공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전해 들은 바 있는 엄마는 

대학 전공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만큼은 

담임 선생님에게 조차 강고했다


아빠는 관심 없고 

엄마는 미심쩍어 하는 

대학 진학을 성사시키기 위해 

나는 전공쯤 양보할 각오가 되어있었다


그래서 나는 돈이 되고 떡이 되는 전공만 지망하였다

1지망은 신문방송학, 글도 쓰면서 기자로 취업하기 쉽대서.. 

2지망은 유아교육과 , 유치원 선생으로 취업하기 쉽대서.. 

그도 안되면 전문대  안경광학과, 

취업 안되면 안경점이라도 차리려고.. 

다행히 1지망에 합격하여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고, 


기자는 안 되었지만 

돌아돌아 뜻밖의 직업으로

신문 지면에  칼럼을 게재하며 

대학 전공의 명분을 살렸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주욱 나는 

엄마의 말 주문에 걸린 것처럼

밥이나 떡이 나올만한 공부만 해왔다 

일명하여 실용학문... 

대학원도 전자상거래학, 글로번 벤처 창업대학..


요즘 글을 쓰면서 나는 발견한다. 


젊음을 사려고 영혼을 팔아 버린 파우스트처럼

실용성을 쫓느라 기초성을 놓치고 있었다..

본질, 철학, 가치.. 

이런 것들에 대해 심도있게 질문하지 않았고

심층적으로 고민하지 않았다


퇴근길 엘레베이터 거울에서 

스커트 옆구리가 터진걸 

비로소 발견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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