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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윤정 Oct 18. 2022

일상일기(13)안부를 묻다


우리 엄마는 "밥은  먹었어?" 라고 안부를 묻고 

사업가 지인들은 " 사업은 잘 되요?" 라고 안부를 묻는다

친구들은 "남편하고는 잘 지내냐?"라고 안부를 묻고 

친척들은 "요즘 건강하지?"라고 안부를 묻는다


오늘 후배에게 안부 전화가 왔길래 

 "요즘 무슨 책 읽어? 요즘 무슨 고민해? 

  올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이뤄가고 있어?" 

라고 안부를 물었다.  


반응은 뚜~~~~웅 하다 ㅎㅎ


후배는 이런 질문 받으니까 이상하다며, 

왠지 혼나는 거 같고 

생각없이 산다고 꾸중들을거 같단다 ㅎ

 

'애들은 잘 커? 살은 좀 빠졌어?, 요즘 정치인들 왜 그러냐? ' 

이런 이야기는 쉽게 하는데

우리의 삶에 대한 대화는 어색해하고 불편해한다. 

그저 물어보았을 뿐인데 추궁한다고 여긴다. 

우리가 얼마나 상대의 삶에 대해 질문이 없었는지 ....

대답도 안 해놓고 꾸중들을 거 같단다. .

우리가 얼마나 자신의 삶에 대해 자신이 없었는지 ...

되돌아보게 된다


후배는 

"저는 목표 같은 거 없어요, 그냥 되는  대로 살려고요, 

  괜히 목표 세우고 조바심 내고 

  몸 아프고 스트레스 받느니 

  그냥 내려놓고 살려고요, 

  몇년 전부터 목표 다 내려놓고 

  매일 건강한  거에 만족하며 살아요

  인생을 꼭 무언가 이루기 위해 살 필요는 없잖아요?"


나는

" 아~~~,  편안하게 평정심 갖고

  여유롭게 살고자 하는 구나. 

  멋지다!! ..

  그게 그대의  의도네 "


후배는 

"이것도 목표라면 목표인가요?"


나는 

 "목표는 뭐 꼭 매출 얼마? 박사학위? 책 출간... 

  이런 결과가 있는 거창한 것만이 아니라 

  내가 내 삶을 어떻게 가꿀건지 세운 

  대략의 아우트라인이라고 생각해. 

  물론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고 바꿀 수도 있지.....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집착해서 못 이룰까봐 

  전전긍긍하면  안 되겠지만 ...

  그렇다고 아예 내 삶의 의도를 안 세우는 것은 

  아니지 않나?. 


후배는 

" 그러네요"


나는

 "그래서 편안하고 평정심 있게 살고 있어

   의도대로 잘 실현되는 중 ? "


후배는 

" 그러고 보니 그렇게 마음은 먹었어도 

  그렇게 살고 있지도 못한 거 같아요

  그저 목표라고 하면 왠지 과민반응이 올라와서 ㅎㅎ

  이제 9월의 마지막 날인데..

  올해 의도가 뭐였는지, 그 의도대로 살아오고 있는지

  한번 점검해봐야겠어요 ..

  이런 말씀 해주셔서 감사해요"


괜히 안부 전화 한 후배에게 너무 무겁게 대화했나

후회도 되면서.. 

또 나 아니면 누가 이런 생뚱맞은 질문을 해줄까 싶기도 하다

이제 후배에게 다시 안부 전화 안 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끌어안고 전화를 끊는다. 


아직도 나의 용기는 소심하고, 

나의 사랑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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