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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윤정 Nov 10. 2022

성찰일지(11)스케일보다 디테일


명상할 때 진짜 집중을 흩뜨리는 것은 

큰 소음이 아니다 

작은 소음이다 


두런 두런 들리는 이야기 소리나

장작 패는 소리보다 

알찐대며 날라다니는 파리가 더 신경 쓰인다 


퍼뜩 떠오른 좋은 소재가 될만한 글감을

메모하고 싶은 마음보다

바로 눈 뜨고 한 줄만 써서 보내면 되는 

간단한 문자를 더 내려놓지 못하겠다

요거만 하면 되는데 하는 마음이 

계속 아른거려서  

명상에 집중이 안된다 


사업도 그런 것 같다 

큰 일은 각 잡고 전략짜고 치밀하게 하는데 

사소하다 여기고 등한시한 것이

일을 그르치게 한다


리더도 그런 것 같다

판 깔고 미팅하거나 면담할 때는 정신 바짝 차리는데

일상에서 은연중에 하는 

농담, 소소한 반응,  순간적인 대답이

구성원들을  실망시킨다


삶도 그런 것 같다 

큰일이 나를 유혹하는 게 아니다 

작은 일이 나를 유혹한다 

큰거는 정신 바짝 차리고 조심하는데 

작은 거가 부지불식간에 나를 넘어뜨린다

모르는데 아는 척 하는 거, 

괜찮지 않은데 그냥 참고 넘어가는 거

귀찮으니 내일 하자고 미루다가 잊어버리는 거

다들 알겠지 싶어 생략하고 넘어가는 거

티 안나니까 대충 해도 되겠지 했던 거

남들도 다 보는 거 말고 남들은 신경쓰지 않는거

그래서 나조차 신경 끄는 거...

사소하고 하찮은 것 같은 그 구멍에서

큰 일이 터진다.  


혁명가의 가장 큰 장애는 파쇼정권이 아니고

따뜻한 엄마의 품이다 


남 탓에 열 올리는 만큼 

내 삶에 작은 거를 

다시 점검해봐야겠다...


스케일보다 디테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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