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의 차박 버킷리스트, 울릉도 첫째 날

by 정새봄


◈내수전 몽돌해변◈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 해양경찰서부근


우리는 가장 먼저 차박지를 결정하기 위해서 사동항과 가장 가까운 내수전 몽돌해변에 가보기로 하였다. 울릉도는 모래사장이 있는 해변을 찾아보기가 거의 어렵다.


화산섬으로 되어 있어서 대부분이 몽돌 해변이다. 물이 맑은 만큼 바닷속의 몽돌이 동글동글 반짝이게 보일 만큼 맑고 투명하다.


햇볕이 내리쬐는 8월의 더위 속에서 울릉도의 도로는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처음 접하는 이면도로에 신호등이라니 살짝 당황했지만, 사람이 직접 하는 수신호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빨간불에 우선멈춤. 그냥 갔다가는 큰일 난다.


도로가 하나밖에 없어서 양쪽에 신호등이 있는데, 그 신호에 맞춰서 신호대기하고 출발하면 된다. 그렇게 긴장한 끝에 만난 푸른 바다는 환호성이 나올 만큼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울릉도의 해변은 도저히 있을 것 같지 않은 각도의 8시 방향 4시 방향을 꺾어야 들어갈 수 있다. 안전 운전은 필수다. 도착한 내수전 몽돌해변은 화장실과 샤워 시설 등이 잘 되어 있었으나, 그늘이 너무 없었다.


다리 밑에 텐트를 쳐 놓고 놀고 쉬는 여행객들이 많았으나, 우리는 텐트 준비를 못 했기에 다른 곳을 더 알아보기로 하였다.


또한 울릉도는 어느 해안이든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곳이 대부분이고 다이버들도 상주하고 있다. 양양이 서퍼들의 천국이라면 이곳 울릉도는 다이버들의 천국인 것 같다.


날씨는 타들어 갈 듯이 뜨거웠지만 푸르른 바다와 산의 모습을 동시에 보고 있자니 보기만 해도 너무 좋았다. 싫어서 이동한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은 곳이 있기에 더 둘러보고 가자는 마음으로 이동하였다.


이곳 내수전 몽돌 해변은 해양 경찰서 부근이니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의 여행 스타일이 어디를 정해놓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발길 닿는 대로 다니다가 좋은 곳을 만나면 머물다가 즐기는 스타일이기에 과감하게 지나쳤다.


해안 산책로가 있는 듯하여 걸어갔는데, 중간에 끊겨서 다시 되돌아 나왔다. 처음부터 시도하지 않는 편이 나을 듯하다.


멋진 해안 산책로를 원한다면 와록사 해안 산책로와 도동항 해안 산책로를 추천한다. 이곳 내수전 몽돌 해변의 해안 산책로는 과감하게 패스하시길 바란다.




KakaoTalk_20230802_010601089_08.jpg
KakaoTalk_20230802_010601089.jpg
KakaoTalk_20230802_010601089_01.jpg




◈울릉도 골목길(도동항 근처)◈

울릉도 구경도 할 겸 허기도 달랠 겸 해서 찾은 곳이 도동항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울릉도는 70년대부터 요즘 최신식까지 과거와 현재가 섞인 듯한 건물들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어릴 적에 보았던 ‘ㅇㅇ상회’ ‘ㅇㅇ식품’ 등 예스러운 건물과 골목들이 많이 보이는 것이다.


정겹기도 하고, 현실감이 떨어지는 것이 꼭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새마을금고도 너무 정겹고, 없을 것 같은 위치에 집이 있으며, 가게가 있다. ‘저런 곳에 어떻게 사람이 살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찔한 곳도 많다.


정말 신비한 곳이다. 첫날 이렇게 놀라운 풍경과 광경을 본 것도 처음인 것 같다. 예전의 70년대 중학교 고등학교 검은색 교복을 입으면 딱 어울릴 것 같은 마을의 풍경이다.


골목 구석구석을 다니는 재미도 쏠쏠하고, 쯔양이 다녀갔다는 독도반점도 눈도장을 찍어놨다.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대표 음식이 아직은 없어서 계속 골목만 빙빙 돌다가 멀리 2층에 보이는 맛집 포스의 음식점이 보인다.



그냥 느낌으로 안다. 왠지 맛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식사는 아니고 그냥 간식이지만, 그냥 발길이 이끄는 대로 예쁜 돌담집을 따라 계단을 이끌리듯 오르고 있다.

“사장님. 안에 계신가요?”




KakaoTalk_20230802_011037170_09.jpg
KakaoTalk_20230802_011037170_03.jpg
KakaoTalk_20230802_011037170_06.jpg




◈울릉만두, 울릉찐빵◈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 1길 35-10


우리나라 최동단에 위치한 만두와 찐빵 가게란다. 그 문구를 보고 빵 터졌다. 그래, 맞다. 여기는 울릉만두, 울릉찐빵이다. 인상 좋으신 부부 사장 내외분. 에어컨 빵빵하고 너무 시원해서 그냥 좋았다.



가게의 구조는 조금 특이해서 길게 쭉 뻗은 구조이고, 테이블은 달랑 두 개밖에 없었다. 거의 포장 위주로 장사를 하시는 것 같았다. 여기 또한 옛날 감성을 자극하는 감성들로 가득하다.


음악도 남궁옥분의 ‘꿈을 먹는 젊은이’ 같은 음악이 계속 흘러나온다. 옛날 나의 어린 시절에나 들을 법한 음악들을 계속 들으니, 이제는 진짜 현실감각 제로다.



이제는 음식을 평가할 시간이다. 먹물 찐빵과 고기만두를 시켜봤다. 생각보다 양이 적어서 살짝 실망했는데 찐빵은 달지 않고 씨앗이 안에 들어 있어 식감도 아삭아삭 좋고 맛났다.


그런데 둘이 갔는데 세 개를 주면 어쩌란 말인가? 살짝 아쉬운 양이였지만 맛은 아주 훌륭했다. 고기만두는 그냥 입에 들어간 순간에 사라지는, 말 그대로 순삭이다. 맛으로는 아주 훌륭하다. 평범하지 않고 제대로 된 맛이다.



사장님도 정말 친절하셔서 외지에서 오셨는데 울릉도에 정착하게 된 스토리며, 울릉도의 숨은 명소도 일일이 설명해 주셨다. 다음에 울릉도에 온다면 꼭 다시 오고 싶은 곳이다.




KakaoTalk_20230802_011037170_16.jpg
KakaoTalk_20230802_011037170_21.jpg
KakaoTalk_20230802_011037170_23.jpg




◈관음도◈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천부리

이곳 관음도는 그야말로 정처 없이 가다가 사람들이 길가에 주차하고 이동하는 것을 보고 따라서 가다가 얻어걸린 곳이다.


어찌나 마음에 쏙 들던지. 울릉도의 첫날을 관음도로 시작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인 것 같다.


관음도로 올라가는 타워가 보이면 길가 버스정류장 부근에 주차해 놓고 물이나 부채, 선풍기 등을 반드시 챙겨서 올라가자.


생각보다 높이가 있어서 등산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다리 부근을 지나고 계단을 한창 올라갔을 때 살짝 탈수증세가 오고 말았다.


계단에 한참 앉아 숨 고르기를 한 후에 올라갈 수 있었다. 꼭 마실 것 등을 준비해서 올라가시고 엘리베이터 타기 전 정수기가 있으니 반드시 음용 후에 올라야 한다.




KakaoTalk_20230802_010951850_09 (1).jpg
KakaoTalk_20230802_010951850_10.jpg
KakaoTalk_20230802_010951850_12.jpg


◈죽암 몽돌해변◈

경상북도울릉군 북면 천부리


관음도를 멋지게 관람하고 난 후에 어느덧 해가 지고, 바람이 시원하게 불기 시작했다. 울릉도가 더 멋지게 느껴지는 이유가 일출과 일몰을 다 감상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해안 도로 어디를 가도 멋진 풍경이 늘 따라다니고 구석구석 안 예쁜 곳이 없다. 왜 이제야 울릉도에 왔는지 안타까울 정도다. 이제는 정말 우리의 차박지를 정해야 할 시간이다.


관음도에서 바라보았을 때 멀리 차들이 정박해 있는 것이 보였다.


매표소 직원분께 물어보니 죽암 몽돌해변이란다. 차로 5분가량 가니 딱 1자리가 남아 있어서 나는 이중 주차를 해두었다가 저녁이 되자, 차가 다 빠져나간 후에 제대로 주차할 수 있었다.


죽암 몽돌해변은 화장실은 있으나 샤워장이 없는 것이 살짝 아쉬웠다. 화장실에서 간단하게 세수 정도만 가능하다. 그래도 이렇게 깨끗한 화장실이 있는 것이 어디인가?


이곳 역시 다이버들의 천국이다. 파도가 그리 높지 않고 어린 친구들도 상당히 많은 것을 보니 가족 단위로 많이 오는 곳 같다.


저녁쯤에는 백팩킹을 하는 젊은 친구들도 많이 보인다. 이곳이 바로 지상낙원이 아닌가 싶다. 배산임수가 따로 없다. 아니다. 울릉도 전체가 다 그렇다. 보이는 것이 바다요 산이다.


밤이 되니 첫날의 여독이 안 풀려서인지 몸이 굉장히 피곤하다. 누우면 바로 잘 것 같다. 여기저기에서 고기 굽는 냄새, 맛있는 음식 냄새들로 가득하다. 이곳은 샤워실이 없다는 점과 모기가 많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다.




KakaoTalk_20230802_010951850_22.jpg
KakaoTalk_20230802_010951850_27.jpg
KakaoTalk_20230802_010951850_29.jpg




◈울릉국화◈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석포길 11

정암 몽돌해변에 샤워실이 없어 혹시나 있을까 싶어서 주변을 둘러보던 중에 특이하게 예쁜 카페 하나를 발견하였다. 마침 목도 마르고 샤워실도 물어볼 겸 해서 들어간 카페는 마당부터 유별나게 예뻤다.


아기자기 예쁘게 꾸며진 정원에는 주인장님의 솜씨가 발휘된 듯한 공예작품들로 가득했다. 카페에서 바라보는 해변도 너무 훌륭했다. 울릉도는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서 달라지는 풍경들이 모두 예술이었다.



울릉국화는 알록달록 예쁜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고, 자기 얼굴과 비슷한 것을 구입할 수 있는 카페이다. 나는 딸기라테와 호박라테를 주문하고 작품들을 감상하였다.



KakaoTalk_20230802_011017289_01.jpg
KakaoTalk_20230802_011017289_06.jpg
KakaoTalk_20230802_011017289_16.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나의 차박여행 버킷리스트, 울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