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고 사진 찍은 후의 반응
오랜만에 시부모님과 함께 외식을 하면서 생긴 일이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우연히 나의 다이어트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
어른들은 다이어트를 하면 무작정 굶는 줄 알고 걱정부터 하신다. 처음에 우리 부모님들도 이제는 좀 어지간히 하라면서 그만하라고 하셨다. 하지만 내가 무작정 굶는 게 아니라 운동도 열심히 하고 물도 많이 마시고 음식을 생각하며 먹는 걸 아신 후부터는 그렇게 많은 말씀은 안 하신다.
일부러 부모님들과 여행을 떠나도 휴대용 운동기구를 챙겨가서 일부러 TV를 보고 계시면 그 옆에서 운동을 자연스럽게 하다 보니 원래 쟤는 그런가 보다 하는 시선으로 바라보신다
식사 중에 어머님이 사실은 우리 결혼 초반에 내가 항상 비만녀로 살다 보니 어머님 친구분들이 며느리 임신한 거 같다며 축하한다는 말을 듣고 많이 황당해하셨단다. 한두 번이면 그런가 보다 할 텐데 보는 사람마다 그렇니 어머님의 민망함이 장난이 아니었던 것 같다. 배가 나온 것 같다며 ~~
사람들은 결혼을 하면 출산- 육아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안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자연스럽게 딩크족을 선택했다. 후회는 없다. 나에게 집중하는 삶도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지금 현재의 나의 삶에 나를 중심으로 산다는 것에 100% 만족하며 살고 있으니 그것으로 되었다.
우리의 생각과는 아무래도 다르셨을 수도 있는 부모님 입장에서는 이러한 말들이 많이 불편했으리라.
"며느리 임신했어?"라는 말이 불편하셨을 부모님에게 시간이 흘러 요즘 또 빵 하고 웃게 만든 일이 있었다.
평생 44-55 사이즈를 유지하고 계신 우리 시어머님은 항상 나만 보며 겁부터 나셨을 것이다. 저렇게 먹고 저렇게 살이 찌면 어쩌나 하는 심정으로 말이다. 내가 다이어트하면서 살이 빠져서 가장 좋아하신 건 우리 시어머님이시다. 어머님 칠순과 나의 다이어트 성공 축하 기념 겸 해서 제주도 여행을 가서 시부모님과 우리 부부가 함께 한복 촬영을 한 적이 있었다.
예쁘게 신부화장을 하고 한복을 입고 찍으니 그렇게 재밌고, 예쁠 수가 없었다. 액자도 크게 제작해서 집안에 걸어놓고 우리 네 명의 카카오톡 프로필사진에도 떡하니 올려놓았는데 어머님 친구분들의 반응이 대박이었다.
어머님이 친구들 모임에 나가셨는데 분위기가 이상하고 서로 말하는 것을 미루는 눈치가 보여서 "왜 그러는데? 무슨 할 말 있어?"라고 물어보니 대표로 친구 한분이 말씀하시기를 "저기 있잖아... 혹시 평순이 너 큰 아들 새 장가갔어? "라고 물으셨다고 하신다. "며느리가 바뀌었던데? 그동안 무슨 일 있었어?" 우리 어머님이 그 말을 듣고 박장대소를 하고 뒤로 넘어가셨다고 한다. "아녀~~ 우리 며느리 운동하고 다이어트 열심히 해서 살이 겁나게 빠진 거야~~!!"라고 하며 당당하게 말씀하셨단다.
나도 식사하다가 뿜을 뻔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지?라고 궁금했는데 오해할 만도 한 게 내가 40kg을 감량한 데다가 우리 넷이서 한복을 입고 찍었으니 아들이 재혼해서 찍은 기념사진이라로 생각할 만했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이런 오해를 일으키다 보니 놀랍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그렇다.
앞으로 얼마나 더 큰 재미로 에피소드가 쌓이게 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