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에피소드 II

한복 입고 사진 찍은 후의 반응

by 정새봄

오랜만에 시부모님과 함께 외식을 하면서 생긴 일이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우연히 나의 다이어트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


어른들은 다이어트를 하면 무작정 굶는 줄 알고 걱정부터 하신다. 처음에 우리 부모님들도 이제는 좀 어지간히 하라면서 그만하라고 하셨다. 하지만 내가 무작정 굶는 게 아니라 운동도 열심히 하고 물도 많이 마시고 음식을 생각하며 먹는 걸 아신 후부터는 그렇게 많은 말씀은 안 하신다.


일부러 부모님들과 여행을 떠나도 휴대용 운동기구를 챙겨가서 일부러 TV를 보고 계시면 그 옆에서 운동을 자연스럽게 하다 보니 원래 쟤는 그런가 보다 하는 시선으로 바라보신다


식사 중에 어머님이 사실은 우리 결혼 초반에 내가 항상 비만녀로 살다 보니 어머님 친구분들이 며느리 임신한 거 같다며 축하한다는 말을 듣고 많이 황당해하셨단다. 한두 번이면 그런가 보다 할 텐데 보는 사람마다 그렇니 어머님의 민망함이 장난이 아니었던 것 같다. 배가 나온 것 같다며 ~~


사람들은 결혼을 하면 출산- 육아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안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자연스럽게 딩크족을 선택했다. 후회는 없다. 나에게 집중하는 삶도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지금 현재의 나의 삶에 나를 중심으로 산다는 것에 100% 만족하며 살고 있으니 그것으로 되었다.


우리의 생각과는 아무래도 다르셨을 수도 있는 부모님 입장에서는 이러한 말들이 많이 불편했으리라.

"며느리 임신했어?"라는 말이 불편하셨을 부모님에게 시간이 흘러 요즘 또 빵 하고 웃게 만든 일이 있었다.


평생 44-55 사이즈를 유지하고 계신 우리 시어머님은 항상 나만 보며 겁부터 나셨을 것이다. 저렇게 먹고 저렇게 살이 찌면 어쩌나 하는 심정으로 말이다. 내가 다이어트하면서 살이 빠져서 가장 좋아하신 건 우리 시어머님이시다. 어머님 칠순과 나의 다이어트 성공 축하 기념 겸 해서 제주도 여행을 가서 시부모님과 우리 부부가 함께 한복 촬영을 한 적이 있었다.


예쁘게 신부화장을 하고 한복을 입고 찍으니 그렇게 재밌고, 예쁠 수가 없었다. 액자도 크게 제작해서 집안에 걸어놓고 우리 네 명의 카카오톡 프로필사진에도 떡하니 올려놓았는데 어머님 친구분들의 반응이 대박이었다.


어머님이 친구들 모임에 나가셨는데 분위기가 이상하고 서로 말하는 것을 미루는 눈치가 보여서 "왜 그러는데? 무슨 할 말 있어?"라고 물어보니 대표로 친구 한분이 말씀하시기를 "저기 있잖아... 혹시 평순이 너 큰 아들 새 장가갔어? "라고 물으셨다고 하신다. "며느리가 바뀌었던데? 그동안 무슨 일 있었어?" 우리 어머님이 그 말을 듣고 박장대소를 하고 뒤로 넘어가셨다고 한다. "아녀~~ 우리 며느리 운동하고 다이어트 열심히 해서 살이 겁나게 빠진 거야~~!!"라고 하며 당당하게 말씀하셨단다.


나도 식사하다가 뿜을 뻔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지?라고 궁금했는데 오해할 만도 한 게 내가 40kg을 감량한 데다가 우리 넷이서 한복을 입고 찍었으니 아들이 재혼해서 찍은 기념사진이라로 생각할 만했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이런 오해를 일으키다 보니 놀랍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그렇다.


앞으로 얼마나 더 큰 재미로 에피소드가 쌓이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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