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을 가르치다 보면 여러 가지 일을 겪게 된다. 보람도 느끼기도 하고 학생들이 성적이 향상되었을 때는 나의 일처럼 생각되어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에 싸이기도 한다.
하지만 매번 어떻게 다 좋은 일만 있을까? 생각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만 둘 때도 있고, 나와는 상관없이 친구들끼리 싸우거나 그것이 크게 번져서 엄마들 싸움까지 번질 때면 의도치 않은 휴회를 맞기도 한다.
오늘은 내가 아끼는 제자 중 한 명이 느닷없이 다음 시험이 떨어지면 다시 오겠다는 통보를 하였다. 너무 황당해서 어머님과 이야기를 해보니 엄마는 너무 보내고 싶은데 아이가 완강하니 설득 좀 해달라는 부탁을 하셨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중학교 2학년이 시작되자마자 온 이 학생은 수업태도도 좋고 시키는 대로 잘 따라주어 한 번도 힘들게 한 적이 없는 아이였다. 게다가 성적은 계속 올라서 상위권에 진입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태도가 너무 좋아서 수업 10분 전에 와서 항상 플래닝북을 쓰고 수업 준비를 하던 친구이다.
속도도 상당히 빨라져서 마지막 시험에는 모든 과목이 90점 이상으로 받았다. 잘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이니 더 잘하라고 등 떠미는 상황이었나 보다. 아이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들어하고 있었다.
상담하는 내내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마음일 것이다. 나 또한 그것을 겪어보지 않았던가.
오늘은 쉬면서 생각을 더 해보라고 하고 돌려보냈다. 주말 동안 충분히 생각해 보고 여러 가지 제안도 해보았지만 당장 피하고 싶은 그 마음을 알기에 다음 주에 오면 부모님과 이야기하고 결정된 것을 알려달라 하였다.
오히려 성적을 올리느라고 열심히 한 것이 독이었을까? 잠시 소나기처럼 내렸다가 지나가는 것이면 좋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고비를 넘기면 더 잘할 아이란 걸 알기에 믿고 응원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많은 것들이 힘들게 느껴질 수 있지만, 너는 잘 해낼 수 있어. 힘내!”
“어떤 상황에서도 너의 강함을 믿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해 낼 거야.”“비록 지금은 힘든 길이지만, 그 길을 걸어가는 너의 모습이 자랑스러워.”“너의 한걸음이 결국 큰 변화를 만들어낼 거야. 포기하지 말고 계속 나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