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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던 사람이 멀리 앞서 나간다는 건

by 정새봄



살다 보면 꼭 그런 순간이 찾아온다. 한때 나와 실력도, 능력도, 열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나보다 한참 앞서 있는 것을 느낄 때.



같은 출발선에 있었던 것 같은데, 언젠가부터 그 사람은 나보다 높은 곳에 서 있고, 더 넓은 세상을 마주한다는 것을 인식할 때 그럴 때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말하곤 했다.



“운이 좋았던 거야.”

“그 사람은 타이밍이 잘 맞았던 거겠지.”

“나는 때를 아직 못 만난 것뿐이야.”



위로다. 자기합리화다.



그렇게라도 해야 그와 나 사이의 간격이 너무 멀게 느껴지지 않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안다. 운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간극이 있다는 걸.

그 사람이 노력하지 않았을 리 없다.


그 사람이 외롭게, 묵묵히 스스로를 단련해 온 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 모든 순간이 쌓여서 오늘의 그를 만든 것이다.

그러니까 그 차이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시간들’ 속에서 서서히 벌어졌던 것이다.



나는 그동안 나를 위로하느라 바빴고

그는 그동안 자신을 다듬느라 바빴던 것이다.

그걸 인정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나도 애썼던 사람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이제는 생각으로만 그치지 말고 행동해야 한다.



“나는 오늘 얼마나 움직이고 있는가?”


“나는 내 자리에서 얼마나 충실했는가?"



그 차이는 사실, 아주 작은 데서부터 벌어진다.

조금 더 버티는 힘, 조금 더 집중하는 시간,

조금 더 자신을 믿는 태도. 그 모든 것이 쌓여서 ‘결과’라는 이름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누군가가 앞서나가는 모습이 서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감정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그저 그것을 부러움으로만 끝내지 말고 지금 내 걸음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는다면,

그 순간은 내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각자의 속도로 걷고 있지만, 어떤 이는 조금 더 단단한 발걸음으로

조금 더 멀리, 그리고 꾸준히 가고 있다는 것.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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