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다구씨는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보며, 즉각적으로 지록위마라는 고사성어가 생각났다. 싸다구씨의 연령대와 지적 자산에서 튀어나올 수 있는 반응이다.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 했다는 것은 이번 논란을 적확히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평소에도 남의 일에 심각하게 껴들기 싫어했지만 남아도는 시간과 지적 자산을 세상에 알릴 수 있다는 허영심으로 글을 쓰려는 의지가 차 올라다.
하지만, 뭔가 일을 벌이기에 소심한 싸다구씨는 자신이 하려는 일을 해도 될지 검증받고 싶었다. 싸다구씨 주변에 이런 일을 물어볼 사람은 오직 하나. 수제비. 오랜만에 카톡을 날린다.
"수제비. 너도 들었지? 비속어 논란?"
"ㅇㅇ"
수제비는 반응했지만, 싸다구씨의 기대만큼의 감정이 실려 있지 않다.
"지록위마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ㅇㅇ"
수제비의 답변엔 역시나 감정이 1도 들어있지 않다.
"그래서.. 내가 이걸 글로 써보려고 하는데... 어때?"
"ㅇㅇ"
수제비의 동그라미 두 개를 해석해보자면, 싸다구씨가 하려는 비유가 맞다고 볼 수 있고, 지록위마를 설명해도 된다는 긍정표현으로 볼 수도 있다.
"ㅇㅋ"
"ㅇㅇ"
싸다구씨는 허락을 받았지만 기쁘지 않았다. 긍정의 해석도 가능하지만, 대단한 관심을 보일 생각도 없고 더 나아가 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뉘앙스도 섞여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봤다. 싸다구씨가 알고 있는 내용보다 더 자세히, 그림까지 덧붙인 백과사전 글들이 나온다. 기사에서도 이미 수많은 기자들이 지록위마를 활용해 기사를 써냈다. 갑자기 흥미가 뚝 떨어진다. 나름 진중하면서도 의미 있는 그러면서도 재미까지 있는 글을 써보려고 했는데 사회가 몰라준다고 생각했다. 싸다구씨는 라면을 끓이기 위한 물을 올리는 일상으로 돌아가려 했다. 매일 먹는 라면이지만 특별히 맛있을 것 같지 않다.
라면을 넣고 3분이 지나기 전 카톡이 날아왔다.
"이거 봤어요? ㅎㅎㅎ"
돌멩이가 보내 온 카톡 링크에는
'봄바람 휘바이든~'이란 노래와 '태극기 휘바이든'으로 패러디된 영화 포스터가 들어 있다.
싸다구씨는 피식 웃었다. 지록위마보다 '봄바람 휘바이든'이 더 재밌는 걸.
옛날에 먹던 우지 기름으로 튀긴 삼양 소고기 라면이 최고라고 말을 해왔지만 식물성 기름에 튀긴 요즘 라면이 건강에도 좋고 맛있다.
라면을 다 먹고 설거지를 하는 동안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노래를 들었다. 싸다구씨의 뇌에는 자연스럽게 휘바이든으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