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서리가 영어로 뭔지 알아?''
수제비가 돌멩이에게 물었다. 돌멩이의 관심 없는 표정을 재빨리 알아채곤 먼저 답한다.
''edge 또는 corner'
돌멩이가 영혼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영혼 없는 끄덕임'은 여러 가지 뜻이 들어있다. 네 말이 맞다는 것도 있지만 더 정확하게는 네 말이 맞든 틀리든 나는 관심 없다는 뜻이다. 더 정확히는 설사 네 얘기가 틀렸더라도 나는 상관하지 않으며 나를 너의 이야기에 끌어들이지 말아 달라는 표현이다.
수제비도 모를 리 없다. 그렇지만 이야기를 계속한다.
''서소문 쪽에 있던 고깃집이 있어. 고릴라라고. 거기서 모서리살을 팔았는데 참 맛있었어.''
수제비는 고기를 먹고 싶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불투명한 돌멩이의 각막에 부딪혀 난반사 해 버린다. 수제비의 다음 이야기는 그 집이 충정로 쪽으로 옮겼으며, 옆에는 '충정각'이라는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태리 음식점이 있고, 또 다른 옆 쪽에는 '벙커'라는 김어준의 '다스뵈이다'를 찍는 가게가 있다고 이어지려 했던 것이 분명하다. 돌멩이는 수제비의 위장에 관심이 없는 게 분명하다. 무관심의 뇌파가 흐르는 중에 쓸데없는 자투리 정보 하나가 돌멩이의 뇌 한구석을 찔렀다.
''모서리살이 어딘지 알아?''
수제비는 영혼 없이 고개를 젓는다. '영혼 없는 고개 젓기'에는 여러 가지 뜻이 들어 있다. 나는 모른다는 것도 있지만 더 정확하게는 네 질문이 중요하든 사소하든 나는 관심 없다는 뜻이다. 더 정확히는 설사 네 이야기가 중요하더라도 나는 관심 없으며 나를 너의 이야기에 끌어들이지 말아 달라는 표현이다.
''항정살!''
돌멩이는 수제비의 신호를 모른체 답을 말한다.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이어가던 무료한 오후 돌멩이와 수제비는 각각 관심 없는 모서리 지식을 하나씩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