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황건적을 쳐부순 뒤로 삼십여 년이나 천하를 거침없이 종횡했다. 그런데도 네 놈은 하루아침의 간사한 꾀로 나를 해쳤구나. 비록 살아서 네놈의 고기를 씹지는 못했다마는 죽은 이제라도 여몽 이 도적놈의 넋은 데려가야겠다. 나는 한수정후 관운장이다"
그 소리에 더욱 놀란 손권은 황급히 장수들을 이끌고 계단 아래로 내려가 엎드렸다. 그러자 여몽은 갑자기 뒤로 자빠지더니 몸의 일곱 구멍으로 한꺼번에 피를 쏟고 죽었다. 그 끔찍한 광경에 모든 장수들은 한결같이 두려움으로 몸을 떨었다.
아마도 이 일은 민간에 떠도는 관공의 전설을 '연의'를 지은 이가 그대로 받아들인 듯하다. 여몽이 형주를 차지한 뒤 얼마 안 돼 원래부터 시달리던 병이 도져 죽자 생겨난 민간의 수군거림이 부풀려져 이루어진 전설이었다.
<삼국지, 나관중 지음, 이문열 평역, 민음사 8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