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의 손엔 카드가 한 장 들려 있다. 힐끗 보니 운전면허증. 수제비의 촉은 전방위를 막아낼 수 있는 풀 플레이트 아머를 두르라는 신호를 보낸다.
'뭐?' 말도 없이 눈으로 묻는다.
온몸을 두르는 철갑옷을 장착하기엔 아직 시간이 걸린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어야 한다. 수제비는 입을 열 새도 없이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돌멩이의 공격에 집중한다. 급한 대로 심장을 막아주는 가슴 덮개를 덮고 쉬임 없이 다리 쪽의 갑옷을 두르고 있다.
"여기 이 아름다운 사람 있잖아?"
"어"
수제비의 목소리에서 긴장감이 사라진다. 수제비의 면허증. 언제 적인지 모를 만큼 오래된 사진. 돌멩이를 만나기도 전의 사진이다. 돌멩이가 이런 의외의 고백을 해올 줄은 몰랐다. 수제비의 갑옷은 가슴과 다리를 완성하고 왼팔을 끼우는 중이었다. 잠시 동안의 낭만. 훈훈한 불빛. 흐물거리는 수제비.
"이 아름다운 분은 어디 있어? 니가 잡아먹었어?"
일격. 수제비가 미처 갑옷을 장착하지 못한 오른팔 어깻죽지 아래로 단도가 꽂혔다.
광전사. 북유럽의 바이킹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푸른 눈의 거대한 금발 거인이 둔탁해 보이는 도끼를 휘두르며 피칠갑을 한채 전쟁터를 휘몰아치는 것을 보면 누구나 '미친(狂) 야수'처럼 보였을 터다. 그들에게 광전사라는 호칭은 어울리며 제격이다. 영어로는 베르세르크(berserk), 버서커(berserker)라 부른다. 게임에도 많이 등장하고 만화에도 등장하는 생각보다 익숙한 캐릭터다. 그리고 수제비가 오늘 돌멩이 눈앞에서 광전사를 보여줬다. 실제로 보면 얼마나 기괴한지, 상대하는 사람이 얼마나 무력해 지는지, 왜 전설로 남았는지 수제비가 알려줬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속담처럼 바위를 계란으로 부수지는 못해도 '분노한 수제비'로 돌(멩이)을 부술 수 있는 것은 증명됐다. 돌멩이가 돌가루인지 핏 가루인지를 흘리며 묻는다. 얼이 빠졌는지 말투도 공손해졌다.
"당신이 잡아먹지 않았다는 것은 믿겠습니다..... 수제비 당신의 정체는 지킬박사와 하이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