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에게는 예금보다 적금이 더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굴릴 돈’이 없거든요. 우선 ‘굴릴 돈’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적금을 시작하라고 하면 무슨 말할지 압니다. 어렵죠. 보통 1년 동안 적금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아요. 왜 자꾸 돈 쓸 일이 생기는지… 그래서 일이 생기면 ‘눈 딱 감고’ 적금을 깹니다. 비슷한 행동 어렸을 때 많이 해보시지 않았나요? 돼지저금통 배를 가르는 것?
무슨 뚱딴지같은 이야기일까요? 비상금? 먹고 죽을 돈도 없는데? 보통 적금을 깨는 이유는 갑작스럽게 돈을 써야 하는 경우가 생겨서입니다. 갑자기 아프거나, 평소 연락 없던 사람들의 경조사가 - 몰려서- 생기거나, 멀쩡하던 물건이 고장 나거나 등등. 이럴 때를 대비해야 합니다. 통장 쪼개기 할 때 ‘비상금 통장’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선 통장을 2개로 쪼갰으면, 이번에 하나의 통장을 더 만드세요. 가능하면 CMA로 만드세요. 그리고 최소한 한 달치 정도의 월급을 담아두시면 됩니다. 보너스 받으면 목돈으로, 아니면 다달이 얼마씩이라도 넣으세요. 그리고 아시죠? 이 돈은 없는 돈입니다. 머리에서 지우세요. 일 터지면 쓰는 돈입니다. 갑자기 해외여행 가는 돈 아니에요! 적금도 못하는데 무슨 비상금이냐고 하면, 모질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네요. '이해는 하는데 그냥 모아!'
적금 유지의 최대 어려운 점은 적금 기간 동안 (보통 1년이죠) 돈이 묶인다는 겁니다. 너무 지루하기도 하고, 갑자기 쓸 일이 생기면 깰 수밖에 없죠. 적금을 깨면 쥐꼬리만 한 이자가 날아가는 것도 어쩔 수 없고요. 이 두 가지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알려진 방법이 이른바 '적금 풍차 돌리기'입니다. 비상금 만드는 방법으로 같이 병행해도 됩니다.
방법은 매월 통장 한 개씩을 늘리는 겁니다. 당연히 적금 금액도 늘어나는 통장에 맞춰 매월 늘어나죠.
첫 달에 한 개의 적금통장(10만 원이라 하죠)을 만듭니다.
두 번째 달에 또 하나의 적금통장을 만들어요 (총 20만 원 들어가겠네요). 매월 계속하게 되면,
열두 번째 달에는 총 12개의 통장이 생깁니다. (120만 원 적금이 들어갈 거고요)
13번째 달엔 놀라운 일이 생깁니다. 적금 만기(120만 원 + 쥐꼬리이자) + 적금통장 11개가 됩니다.
이때 당신이 할 일은 적금통장을 하나 더 만들고(총 12개를 유지) + 적금 만기로 받은 돈을 예금으로 돌립니다. 그리곤 반복.
이자계산법에는 단리와 복리가 있는데, 자신이 복리효과를 누리도록 하는 겁니다. 단리와 복리가 뭔지는 검색! (실질적으로 ‘복리’ 상품은 없다고 봐도 됩니다.)
장점은 중간에 돈이 필요해도 필요한 금액만큼의 통장만 깨면 됩니다. 다른 통장들은 남아있게 되죠. 또 하나의 장점은 1년 뒤부터 당신은 매월 목돈을 챙기게 됩니다. 뭔가 뿌듯하겠죠?
단점은 매달 적금 액수 늘리는 거 쉽지 않습니다. 통장이 12개가 되어갈수록 돈도 매우 매우 부족합니다. 월 10만 원씩이면 매우 적은 것 같지만 월 120만 원이라면 매우 큰 금액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자신의 실정에 맞게 금액은 조정하셔야 합니다. 또 다른 현실적인 문제로 ‘귀찮아'요. 습관이 안 잡힌 사람들에게 매월 통장 만드는 것도 쉬운 일 아닙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인터넷 뱅킹 세대니 은행 가지 말고 인터넷으로 하세요. 공인인증서 귀찮으면 카카오 뱅크 있어요. 공인인증서 없어도 됩니다. 이자율 차이가 많이 난다고요? 쥐꼬리가 작아봤자 티 안 나요. 옛날 말로 ‘도토리 키재기’라고 하잖아요. 그냥 하세요. 안 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왜일까요? 우린 지금 이자수익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목돈 만들기. 그리고 목돈 만드는 습관을 잡는 과정에 있으니까요. 일단 습관 될 때까지 따지지 말고 하세요.
이 상품 만든 사람 칭찬하고 싶습니다. 많이 팔렸다고도 하네요. 1년을 지루해하는 당신 같은 사람들의 마음을 콕 잡아냈습니다.
이 상품은 ‘적금=월 납입’이라는 고정관념을 깼습니다. 매주 적금을 해요. 또 하나. ‘적금=적어도 몇 만 원’이라는 고정관념을 깼어요. 천 원 단위입니다. 적금 풍차 돌리기와 비슷한 장치도 있어요. 자기가 넣기로 한 금액단위로 매주 늘어나요. 예를 들어, 내가 1,000원으로 시작하면 2주 차에는 2,000원이 들어가고 3주 차에는 3,000원… 마지막 주차는 26,000원이 입금될 겁니다. 생각보다 금액 부담도 덜합니다.
‘성공경험’이 필요합니다. 당신도 할 수 있다는 경험. 그리고 푼돈이지만 모을 수 있다는 경험을 해야 습관이 잡힙니다. 맨날 공부해도 성적 오르는 게 안 보이면 공부하기 싫고 지치죠 적금도 똑같아요. 이 상품은 26주(6개월)만 참으면 됩니다. 대신, 만기에 찾을 돈도 크지 않아서. 한 번에 ‘탕진 잼!’하기 딱 좋은 금액이 됩니다. 홀랑 써버리면 남는 거 없습니다. 정 뭐라도 기념하고 싶으면 본인에게 비싼 커피 한 잔 사주는 정도로 타협하죠!
‘돈 굴리기’는 결국 ‘원금’이 커야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동산 같은 물건을 사려고 해도 목돈이 필요합니다. 또 하나, 당신의 꿈을 위해 잠시 직장을 쉬어야 한다고 할 때 모아 놓은 돈은 버팀목이 됩니다. 장사를 하려고 해도 돈은 필요합니다. 부모님이 돈 주지 않는 사람들은 자기가 모아야 합니다. 그래서, 목돈을 모으는 것은 필요가 아니라 필수예요.
또 하나는 ‘습관’때문입니다. 지금 100만 원을 벌어서 100만 원을 쓰는 사람에게 1천만 원을 주면 900만 원을 저금할까요? 그렇지 않아요. 습관이 안 잡혀 있으면 1천만 원을 다 쓰고도 모자랍니다. 로또로 1등 된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불행한 이유도 습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연봉이 올라도 습관이 잡히지 않으면 당신에겐 늘 모이는 돈이 없을 겁니다.
펀드도 있는데 왜 적금이냐고 물으신다면 ‘원금 손실 가능성’때문이라고 답하고 싶어요. 펀드가 수익이 나면 적금 이자보다 훨씬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펀드는 원금이 줄어들 수도 있어요. 열심히 노력했는데 성과가 오히려 마이너스면 자괴감 듭니다. 사회초년생이라면 일단 무식한 적금으로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유가 되면 펀드 하세요. 펀드 역시 좋은 상품입니다. 두 개 같이 해도 됩니다. 하지만, 펀드만 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사회초년생 이라면요.
적금 한번 성공하고 나면 그다음에 고민하세요. 지금은 자꾸 ‘이자율’을 좇지 마시고, 일단 목돈을 만드는 습관과 성공경험을 먼저 익히세요. 기초를 닦고 나면 나머지는 쉽게 배울 수 있지만, 기초가 없인 Tip만 익히면 자신만의 요리 못 만듭니다. 우리 일단 라면부터 끓여봐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