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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riteller 토리텔러 Aug 24. 2022

부자가 아니어도 가난한 건 아니야

'좋아하지 않는다'의 반대말

좋아하지 않는다의 반대말로 쉽게 '싫어한다'를 생각한다. 근데 뭔가 좀 이상하다. 좋아하지 않을 뿐 싫어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나는 김치를 좋아하지 않아'라고 하면 "한국사람으로 어떻게 김치를 싫어하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난 맛있는 김치라면 잘 먹지만, 김치가 없다고 밥을 못 먹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반찬의 우선순위를 매길 때 김치는 상위권에 있지 않다. 맛있는 김치가 있다면 좋은 일이지만 없다고 아쉬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난 김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럼 내가 김치를 싫어할까? 아니! 난 김치를 싫어하지 않는다고!!!


부자가 아니어도 가난한 건 아니다. 

초등생들에게 연필을 주고 그림을 그리게 하면 대부분 선으로만 그린다. 흑과 백으로만 나뉘고 선의 굵기도 일정하다. 명확히 구분되지만 그림이 실제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그림 잘 그리는 이들의 소묘는 다르다. 흑과 백으로 명확하게 나뉘지 않으면서도 밝은 곳은 밝아 보이고, 어두운 곳은 어둡게 보인다. 자세히 보면 흰색도 검은색도 아닌 것 같지만 오히려 살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키가 큰 사람과 가장 키가 작은 사람을 빼면 모두 키가 중간인 사람이다. 가장 돈이 많은 부자와 가장 돈이 없는 사람을 빼면 모두 어느 정도 돈 있는 사람이 된다. 말장난 같지만 실제 우리는 최고 부자도 최고 가난한 사람도 아니다. 나보다 돈 많은 사람만 쳐다보면 난 항상 가난한 사람이 되고, 나보다 돈 없는 사람만 쳐다보면 난 항상 가진 사람이 된다. 내가 어느 생각을 가지고 어디를 보고 있는지가 오히려 더 중요하다. 가난한 사람을 보면서 난 저 사람보다 부자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남이 줄세우는 돈의 기준에 끌려 다니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세상을 둘로 나누면 명확해 보이는 것 같지만 지극히 비현실적이다. 하나의 기준과 비슷한 흑백사진으로 세상을 본다면 세상엔 검은색과 흰색보다 회색이 더 많다. 

그러니, 지금 모은 돈이 많이 없더라도 마음 좀 편히 먹으면 좋겠다.(나한테도 하는 말이다. 대출 좀 많이 있다고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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