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ORQUE Sep 20. 2024

파블로프의 금연하는 개

2. 나는 확실히 등신이었다

쉬지 않고 40분 넘게 달렸다. 쉬지 않고 걷지 않고 5km 넘게 달린 것도 처음이다. 러닝을 시작한 지 석 달 째인데, 나에게는 꽤 의미 있는 지속 시간과 거리다. 물론 금연 때문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금연 36시간 만에 이런 성과를 낼 수는 없을 테니까. 그런데 딱히 다른 이유도 없다. 그동안 열심히 달린 성과이거나... 금연 36시간이 가져온 호흡량 증가이거나 둘 중 하나다. 


확실히 오늘 러닝은 호흡이 쉬웠던 건 같기는 하다. 나름 꽤 오래 달린 것인데, 최고 심박수도 170 bpm을 넘지 않았다. 진짜 금연의 효과일까? 뭐 계속 달리다 보면 알게 되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


양재천이 좋다.

양재천에는 흡연자들이 없다.

걷고 뛰고 자전거 타는 건강한 사람들만 있다.

그래서 양재천에서는 금단현상이 없다.

운동도 하면서 금연도 할 수 있다.

양채전이 좋다.


사실 우리 주위 길거리엔 흡연자들이 꽤 많다.

골목마다 하얀 연기가 있고 길거리에도 끽연가들이 있다.

도로에도 많다.

자동차는 아무런 방해 없이 앉아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런데 담배를 폈던 나 조차도 앞차에서 담배를 피우면 그렇게 꼴 보기 싫다.

내차에 재가 떨어질 것 같았다.

내로남불

'그래도 난 전담이야'라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정당화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정말 등신 같다.



금연 2일 차


증상

1. 약간 무기력한 느낌이다. 뭐 사실 그전에도 활기찬 건 아니었다.

2. 담배 생각이 계속 나다가 갑자기 너무 사무치게 그리워지기도 한다. 금연이 아니라 이별을 한 건가 싶기도 하다.


노력

1. 아무것도 안 하면 계속 담배 생각이 나기 때문에 무언가를 계속하려고 한다. 설거지, 욕실 청소, 빨래 기타 등등 집안일을 찾아 한다. 문제는 집안일 하나를 끝내면 바로 담배가 너무 당긴다. 늘 무언가 일을 끝내고 나면 습관처럼 담배를 물었던 탓일 게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말이다.

2. 담배 대신 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입이 심심하고 손이 심심하니 뭐라도 입에 넣어야 할 것 같아 빨대를 넣기로 했다.

이전 01화 담배에서 멀어지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