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한 달, 많은 것이 바뀌었다

30. 금연 일기가 금연을 지속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by TORQUE

30일, 드디어 금연 한 달이 됐다.

처음에는 늘 그랬던 가벼운 마음으로 금연을 결심했다. 내가 할 수 있을지 몰랐고,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난 아직 담배를 피우지 않았고, 담배를 피우고 싶은 마음은 이제 거의 들지 않는다. 단단하지 못한 마음으로 금연을 시작했지만, 내가 금연을 지속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작성한 금연 일기였다.


그동안의 일기를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본다. 금연 결심은 쉽고, 실천은 어려우며, 지속하는 건 아팠다. 한편으로는 살기 위한 처절하고 처연한 몸부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흡연자로 살면서 내 몸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전혀 없었음을 깨달았고, 금연이 내 몸과 건강 그리고 주변을 위한 배려라는 걸 알게 됐다. 때문에 금연은 나에게 처절하고 처연한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1. 수면의 질이 좋아졌다

이건 정말 고무적이다. 불면증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자 족쇄와 같았다. 잠을 들기 힘들었고, 깊이 들지 못했다. 그런데 금연 후 잠드는 게 어렵지 않다. 잠도 깊이 잔다. 이는 몸으로도 느끼지만, 스마트워치가 수면의 질이 좋아지고 있음을 수치로 잘 보여준다. 불면증을 앓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우선 담배부터 끊으라고 권하고 싶다.


2. 숨이 편해졌다

평상시 심박수가 낮아졌고, 운동할 때도 흡연할 때보다 심박수가 낮다. 폐활량이 좋아지니 운동도 더 많이 할 수 있게 됐고, 일상도 좀 더 활기차게 움직인다. 수면 중 심박수가 낮아졌다. 이는 곧 깊은 수면에 들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나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살았던 거다.


3. 음식이 맛있다

더 깊고 다양한 맛이 느껴지고 새로운 맛이 난다. 맛있는 음식은 곧 즐거움과 행복인데, 맛을 느끼는 감각들이 또렷하고 생생하니 더 큰 즐거움과 행복을 느낀다. 그래서 많이 먹게 되는 단점이 있는데, 담배 피우는 것보다 많이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게 훨씬 건강하다.


4. 눈이 맑아지고 안구 건조증이 줄었다

매일 2개 정도의 인공눈물을 사용했었는데, 인공눈물을 넣지 않은지 일주일 정도 된 거 같다. 그만큼 안구건조증 증상이 줄었다. 더불어 무언가 더 또렷하게 보이는 느낌이고 잘 보이는 것 같다. 눈 건강이 좋아진 게 느껴진다.


5. 머리가 맑아졌다

책을 읽다 보면 확실히 집중력이 좋아진 게 느껴진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하게 된다. 더불어 머릿속이 맑아진 거 같은 느낌도 든다. 금연 후 머릿속이 뿌옇게 되는 것 같은 브레인포그가 생기고, 집중력도 떨어지는 금단 현상이 생기는데 금방 없어지고 이전보다 훨씬 맑은 상태가 된다.


6. 냄새가 나지 않는다

흡연자들은 자신의 몸에서 찝지름하면서 매캐한 냄새가 난다는 걸 잘 모른다. 오랜 기간 흡연하면서 몸속에 깊이 밴 타르, 니코틴 등의 화학물질과 일산화탄소 냄새다. 또 옷과 머리카락, 피부, 입속, 자동차 실내 등에 깊이 스며든 냄새가 스멀스멀 난다. 담배를 끊으면 어느 순간 주변 사람들로부터 좋은 냄새가 난다는 말을 듣게 된다.


7. 손 저림 현상이 없어졌다

가끔 손가락 끝이 절여 주물러줘야 했는데, 그런 증상이 없어졌다. 아마도 혈액순환이 잘 되서이지 않을까 싶다.


8. 피로감이 줄었다
흡연 자체가 에너지를 소모하고, 체내 산소 농도를 낮춘다. 더불어 혈액순환도 악화시키니 신체 회복능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나의 경우에는 흡연에 따른 불면증으로 늘 피로와 피곤을 업고 다닌 꼴이었는데, 그게 없어졌으니 정말 살 거 같다. 비타민, 아르기닌 등 영양제 수십 개 때려 먹는 것보다 그냥 담배 끊는 게 훨씬 더 빠른 효과를 낸다.


수십 년간 담배를 피웠음에도 한 달만 금연해도 이렇듯 많은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들이 금연을 지속하는 원동력이자 밑거름이 됐다. 더불어 애초 한 달만 금연 일기를 써볼까 싶었는데, 일기가 금연에 큰 힘 됐다. 금연을 위해 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엔 일기를 쓰기 위해 금연을 할 정도로 일기 쓰는 게 귀찮지 않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래서 금연 일기를 계속 써볼까 싶다. 일기를 놓게 되면 다시 흡연을 하게 될까 두렵기도 하다. 더불어 혹시 금연을 결심한 이가 있다면 금연 일기를 써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한 달간 담배를 잘 참은 나 자신이 대견스럽다. 칭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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