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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RQUE Sep 20. 2024

비 오면 담배가 더 당기는 이유

5. 기억이 몸을 지배한다

비가 내린다. 제발 이번 비가 끝나지 않는 여름을 끝내는 가을비가 되기 바란다. 간절한 바람을 담아 다정한(?) 눈빛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본다. 투둑투둑 툭 투둑. 넋을 놓고 시원하게 쏟아지는 비를 보다 보니 다시 또 담배가 땡긴다.  


비 오는 날은 담배가 더 땡긴다. 습도가 높고 기온이 낮으면 담배 연기가 더 오래 공기 중에 머문다. 연기는 흡연자들이 흡연을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연기가 크고 많을수록 충족감은 더욱 커진다. 몽실몽실 뭉게뭉게 하늘로 날아가며 스르륵 사라지는 연기를 보면 시름과 걱정이 없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비 오는 날은 담배가 더 땡긴다.

어쩌면 비 오는 날은 감성적이면서 약간은 우울한 기분을 유발하기 때문 아닐까. 이러한 감정 변화가 흡연욕을 증가시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는 활동이 제한되니 생각이 많아지고 그 생각과 기억 속에서 담배가 치고 들어온 것일 수도 있다.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흡연 충동을 일으키는 게 너무나 많다.


금연 5일 차. 이틀만 더 참으면 1차 목표였던 일주일이다. 그런데 비가 장애물이 될지는 몰랐다. 오늘 하루종일 그리고 내일 내내 온다고 한다. 이틀 동안은 충동제어가 꽤나 힘들지 않을까 싶다.



금연 5일 차


증상

1. 비가 오니 담배가 더 피우고 싶다. 몸이 기억하는 온도와 습도가 니코틴을 원하고 있다.

2. 군대에서 비 오는 날 행군하다가 비에 젖은 담배를 피우던 생각이 난다. 20여 년 전인데 난 아직도 그 담배 맛을 기억한다.


노력

1. 참는다. 그냥 참는다.

2. 참기 힘들어서 과자를 먹기로 했다. 건강 챙기려 금연하다가 과자 때문에 건강을 잃는 게 아닌가 싶다. 평상시에는 보지도 먹지도 않던 과자를 사 먹는 내 모습이 이상하기는 하다. 그래도 과자가 담배보다 싸고, 덜 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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