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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서생 Mar 23. 2024

진짜 '조국' 이야기 2

조국혁신당의 돌풍을 지켜보며

조국혁신당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지금의 기세로는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20석도 가능해보인다. 


한국사에서 도륙과 멸문지화의 대상이었던 정치인이 역사의 주체로 화려하게 부활한 사례가 있을까?개혁을 도모하던 인물은 거의 모두 수구세력의 강력한 저항에 부딛혀 권력의 뒤안길로 쓸쓸히 사라져 갔다. 조선 인조 때의 정암 조광조, 광해군 때의 교산 허균, 정조/순조 때의 다산 정약용, 철종/고종 때의 수운 최제우가 그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그들의 드높았던 개혁의 꿈은 <정암집>, <홍길동전>, <목민심서>, <동경대전> 등 불후의 명저 속에 문자로만 남아있다. 현대에 들어서는 이승만 때 진보당 당수 조봉암같이 형장의 이슬이 되고만 분도 지만, 김대중 대통령처럼 그 비극적 운명을 이겨낸 분도 있다. 이제 이재명 대표와 함께 조국 대표도 그 대열에 들어서려 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의 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조국 대표가 언제라도 자신이 이끌어갈 정부의 쉐도우 캐비닛을 짰다는 느낌을 받는다. 예컨대 박은정(비례 1번) 검찰총장, 신장식(비례 4번) 법무부장관, 이해민(비례 3번) 과기부장관, 김선민(비례 5번) 보건복지부장관, 김준형(비례 6번) 외교부장관, 황운하(비례 8번) 행안부장관, 차규근(비례 10번) 감사원장, 서왕진(비례 12번) 정책실장, 강경숙(비례 11번) 교육부장관... 뭐 그런 식으로 말이다. 이 분들의 능력과 인품은 '일국의 장관'이라며 깐족대거나 자신이 결재한 문서를 전화 한 통 받고 뒤집는, 가볍기가 깃털 같은 자들과는 비교될 수 없이 훌륭하다. 다만, 경제부처를 맡을 경제전문가가 없어서 아쉽긴 하다.


조국 대표는 <디케의 눈물>이나 <가불선진국>을 낼 때 이미 창당을 예감했고, 인재를 영입할 때 이미 집권을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마치 한 수를 두면서 몇십 수 앞을 내다보는 바둑의 고수처럼. 또는 일엽지추(一葉知秋), 즉 나뭇잎 하나 떨어짐을 보고 천하에 가을이 왔음을 안다는 산속의 고승처럼. 문득

'조국 대통령'의 신화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출발점은 윤석열 검찰이 조국 (당시) 법무부장관의 집을 압수수색하던 바로 그 순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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