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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일영 Jan 08. 2020

왜 지진 새인 거지?

지진 새, 수재나 존스, 진행선 옮김, 북로드, 20200108


범죄소설을 좋아한다. 

꾀짜형사가 나오고 사건은 오리무중이었다가 극적으로 해결되면서 상상도 못 한 범인의 트릭들이 오고 가는 순식간에 빠져드는 소설들 말이다. 지난여름 내내 안드레아스 그루버의 소설 시리즈에 빠져 밤마다 피가 낭자 하는 꿈을 꾸어대는 바람이 숙면을 취하지 못했지만 그의 후속작이 어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서사를 좋아하는 나에게 범죄, 스릴러 소설은 그야말로 휴식 같은 작품들이다, 훅훅 넘어가는 페이지에 범인을 향해 달려가는 순간들을 같이 읽어나가는 것이 나의 스트레스 해소랄까, 그래서 범죄, 추리소설들은 조금 단순하게 속도감이 있는 것들을 좋아하는데 이번에 만난 작품은 그런 면에서는 조금 아쉬웠다. 


 속도감 있는 전개보다는 인물의 심리묘사에 치중된 작품이었던 듯싶다. 

영국에서 일본으로 넘어온 여자, 국숫집에서 일하는 일본 남자, 그들의 연애에 끼어들게 된 또 다른 영국 여자.

최초의 영국 여자인 루시의 시점으로 이루어지는 작품이지만 작가는 1인칭과 3인치 시점을 넘나들면서 서사를 이끌어 간다. 루시와 가장 가까웠던 두 사람이 실종 혹은 죽음으로 용의 선상에 올라가게 된 루시. 일본으로 넘어오게 된 그녀의 사정과 일본에서의 생활에 대한 묘사, 그리고 심리묘사가 꽤 진지하게 이루어지는 작품이어서 내가 원했던 소설의 형식은 아니었으나 그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살인사건을 다룬 작품이라면 응당 갖추어야 하는 반전의 방식이 조금 무심했지만 새로운 형식의 소설을 만난 재미는 있었던 작품. 


그리고 소설의 배경이 일본으로 설정된 것도 조금은 신선했다. 

보통의 일본 추리/범죄소설들의 설정과는 다른. 외부의 시선으로 일본을 묘사하는 부분도 같은 동양인으로서 재미있게 봤던 부분이다. 


2020 첫 소설로는 조금 아쉬운 작품이었으나. 

아무 일 없이 지나는 매일의 하루에 만난 작품으로는 꽤 신선했던 지진 새. 


그런데 왜 제목이 지진 새인 걸까?!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도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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