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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일영 Nov 25. 2020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제일 무섭다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김지호. 더난콘텐츠 20201112

  코로나 바이러스로 마스크를 쓴 지 이제 곧 1년이다.

 중국발 바이러스라고 우리나라까지 위험해지는 거 아냐라는 조금은 안일한 생각을 했던 지난 연말부터 코앞까지 다가온 바이러스로 매일이 불안하다. 어디를 가든 마스크는 필수품이 되었고 손세정제와 알코올 솜까지 들고 다니면서 수시로 닦고 씻고 매일 마스크를 교체한다.

 

 그리고 요즘 제일 무서운 것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다.


 밀집된 지하철에서, 거리에서, 사무실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치게 되고 마음속으로 소리를 지른다. 제발 좀 쓰라고 마스크를 쓰지 않을 거면 말하지 말라고,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가져온 두려움은 끝도 없다. 회사 전산이 말을 듣지 않아 재택근무를 할 수 없는 나는 매일 밀집된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한다. 그것도 밀집도가 가장 높다는 9호선 라인을 타고, 바이러스도 무섭지만 이 시국에 직장을 잃는 것이 더 무서워 마스크 꼼꼼하게 쓰고 지하철을 타면서 내리면서 손소독제를 듬뿍 바른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간혹 마스크를 벗고 기침을 하는 사람이나 숨을 몰아쉬는 사람을 만다.  마스크가 얼마나 답답한지 나도 알지만 그 본인은 한순간 벗은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또 뒷걸음질 치게 된다.


 코로나에 걸린 이십 대 청년의 수기다.

 과하게 개인위생을 관리하고 면역력이 약한 본인의 상황을 걱정해서 마스크도 잘 쓰고 다녔는데 코로나에 걸려버린 청년, 여행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던 그가 꼼짝없이 50일 병원에서 생활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낀 일들을 적어 내린 에세이 모음이다. 아직까지 주위에 코로나 확진자가 없어 접하지 못했던 의료대응 시스템이나 잘 대처하고 있는 의료진들과 아주 자랑스러운 사회 의료보험제도 등을 엿볼 수 있었는데.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은 완치 판정 후의 상황들이다.


 저자는 경증이라고는 하나 오랫동안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병원에서 보냈고 드디어 사회로 돌아왔을 때 다시 일상의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고 한다. 회사로 사회로 드디어 돌아가는구나 하는 기대는 아주 쉽게 무너졌는데, 확진자의 출근을 두려워한 직장 동료들로부터 회사 돌아오지 않기를 권유받았고 함께 운동하던 PT선생님과도 몇 주 이상의 기간 동안 비 자발적으로 함 운동하지 못했다.  완치자였으나 보균자 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이들을 삼킨 것이다.


저자가 다시 일상을 되찾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천천히 돌아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확진자였다고 하면 두려움에 떠는 상대방의 모습들이 보인다고.

바이러스가 누군가를 겨냥하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을 알면서도 우리는 두렵다. 완치했다고는 하지만 재 감염이 될 수 있다는 뉴스에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이 바이러스가 나를 공격할까 봐. 또한 나로 인해 소중한 사람들이 감염되어 피해를 받을까 봐 두렵다.


나 역시도  확진자와 마주하게 된다면 두려울 같다.

그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바이러스라는 무형의 존재가 주는 두려움을 떨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들의 잘못이 아님에도 나 역시 약한 인간인지라 일단 피하고 싶을 것만 같다.


 확진 후 완치까지 겪은 청년의 이야기는 그것을 이겨낸 사람으로서 병의 중함보다 사회로 돌아오기까지의 어려움을 담담하게 접하게 해 주었다. 바이러스에 걸리지 말아야지 하는 것보다 혹여 내가 걸렸을 때 사회로 다시 돌아오는 일이 아주 어려워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더 커져버렸다.


그리고 내리게 된 결론은

마스크 잘 쓰고. 손 잘 씻고 가능하면 만남을 줄여야겠다는 것들 뿐...

아직까지 최고의 백신은 마스크라고 하니 가장 최선의 선택으로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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