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2020년의 마지막 연차일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를 초대했다.
오후에 출근하는 직업을 가졌던 터라 함께 식사하자고 청했더랬다. 서울의 끝과 끝에 사는 우리지만 코로나 시국에 식당도 갈 수 없으니 우리 집에서 가볍게 브런치나 하자고.
작은 실랑이가 있었지만 결국 우리는 만났다.
집 앞에서 따뜻한 라테를 들고 친구가 들어오는 길이 그렇게 반갑더라.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마음으로 항상 응원하고 기도하는 사람.
누군가를 집안으로 들인다는 것은 속살을 까보이는 것만 같아 부끄럽다. 가족이 아닌 누군가가 나를 평가하러 오는 것 같은 기분. 내 집으로 아무 때나 초대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일이 새삼스레 감사하게 느껴졌던 날이었다.
벌써 두 달이나 지난날의 기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