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서기 2

살람바시르사아사나2

by 이일영

내 기준에서 시끄러운 머릿속을 정리하기에 제일 좋은 자세는 거꾸로 서기이다.

5분 정도 정자세로 유지하고 하프 밴드까지 하고 내려오면 차가웠던 손발에 피가 도는 느낌이 들면서 찌릿찌릿한 기분이 들지. 그러면 아주 개운하고 스스로가 뿌듯하게 느껴진다.


오늘 자세 좋았네. 싶은 마음과 함께


살면서 남을 오롯이 이해하는 것은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다름을 이해하는 것도

그러니 다른 것을 이해하려고 하지도 말고

그저 있는 그대로 상대방을 보아야 한다.

그래야 나도 그도 상처 받지 않는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실천은 되지 않는 것이 바로 인간관계인데 예민하고 밴댕이 소갈딱지만 한 소가지를 가진 내가 인간관계에서 덜 스트레스를 받으려는 노력 중 하나가 바로 요가다. 1~2년 차에는 대체 이게 뭐가 좋은지 몰랐다. 살이나 좀 빠져서 요가 선생들처럼 날씬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운동 있었는데 4년, 5년이 지날수록 다른 요기니들처럼 멋진 동작들은 할 수 없지만 심신수련에 확실히 도움이 되는구나 하는 것은 느끼고 있다. 내가 시끄러운 날 긴 호흡으로 조금만 움직여도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특히 내가 선호하는 동작은 바로 이것 살람바시르사아사나, 거꾸로 서기이다.


오랜 친구와 사소한 다툼으로 불편했다.

내가 참고 넘어가면 되는 건데 참고 싶지 않았고 꼭 말을 해야겠어서 했던 말인데

상대방의 반응에 상처 입고 이해할 수 없어 라고 다시 돌아오는 되돌이표 되는 인간관계.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면 되는데 왜 나는 말을 했을까. 하는 자책까지


이럴 때는 요가만 한 처방이 없다.

가벼운 후굴과 전굴로 몸을 데우고 바로 올라선다.

어깨를 단단하게 만들고 복부에 힘을 주고 다리는 천장으로 번쩍.

그리고 천천히 숨을 쉰다.

내 숨이 들어오고 나가고를 인식하면서 열 번, 스무 번, 서른 번, 육십 번의 숨을 쉬고

하프 밴드. 다시 열 번, 스무 번, 서른 번.

다시 천장으로 다리를 번쩍 올렸다가 천천히 복부 힘으로 내려놓고 아기 자세로 휴식.


고작 오분의 시간인데 거짓말처럼 마음이 차분해졌다.

요가는 이제 나에게 운동이라기보다 마음치유에 가까워졌다.


그래서 매일 해야 하는 것.

멋진 동작을 하지 못하더라고 매일 함께 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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