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을 한다면서

스바르가드비자아사나svargadvijasana

by 이일영

수련을 한다면서 정작 마음은 다스리지 못한다.

내 의지가 아닌 일들이 벌어지면서 매일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날들이었다.

사실은 불안하면서 그렇지 않은 척 긍정적인 면만을 보면서 괜찮아 잘 될거야를 스스로에게 주입하고 있는 날들이다. 그래도 수련은 이어졌다.


매일의 새벽 수련이 예상치 못한 휴일로 아침 수련이 되었다.

보통 잠에서 깨자마자 수련을 하는 편이라 몸의 관절들이 잘 풀리지 않는데 아침 수련은 기상 이후에 몸을 좀 움직인 후라서 중급자 수련으로 해보았다. 이 날의 피크 포즈는 극락조 자세 스바르가드비자아사나.

한쪽 다리로 지탱하고 서서 반대편 다리는 양쪽 팔 사이에 끼우고 사선으로 다리를 쭉 뻗어 올리는 균형과 힘이 모두 필요한 자세이다.


피크 포즈에 들어가기 전 골반과 어깨를 충분히 풀어주고 양쪽 모두 삼각자세로 준비를 해준다.

삼각자세에서 한쪽 다리를 구부리고 구부리고 있는 쪽 팔을 다리 사이에 넣고 반대편 팔을 뒤로 넘겨 손목을 맞는다.

그 상태에서 쭉 펴두었던 다리를 앞쪽으로 가져와 단단하게 지탱하고 팔 안쪽으로 넣어두었던 다리를 발끝으로 살살 서보면서 종국에는 힘차게 으싸하고 다리는 들어 올려 하늘을 향해 쭉 뻗어 올린다.

그리고 다섯 호흡.

호흡을 마치고 천천히 내려와 화환 자세 말라사나로 휴식한다.

반대편도 같은 방식으로 수련.


불안한 마음을 달래는 데는 요가 수련만 한 것이 없다. 시작할 때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이걸 할 때인가 싶은데 동작에 집중하다 보면 호흡을 느끼게 되고 종국에는 그 순간의 동작에 몰입하게 된다. 자세가 잘 되든 되지 않든 간에 말이다.


다리를 풀고 어깨를 풀 때까지만 해도

대체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또 이미 해결할 수 있는 순간들이 있었을 텐데 대처하지 못한 나 자신을 탓하고 있었다. 집중하지 못했고 마음이 어지러웠다. 그런 생각들 속에서 땀이 한두 방울씩 떨어지고 극락조 자세를 준비할 때는 오직 '아 한 번에 올라갔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에 집중되어 시끄러운 속을 잊을 수 있었다. 피크 포즈에서 호흡 다섯 번, 그리고 반대편에서도 또 한 번 피크 포즈로 호흡 다섯 번.

큰 움직임이 없던 것 같은 동작들인데 땀이 후드득 떨어지고 사바아사나로 들어가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졌다. 내게 일어났던 일들이 없어지지는 않았으나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마음의 평안이 다가왔다.


모든 순간의 천국과 지옥이 내 마음에 있다는 사실이 느껴지던 순간.


현실을 부정하고 긍정적인 순간만을 보면서 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 마음을 달래는 법을 한 가지쯤은 알고 있으니 다행이다. 극락조 자세로 위안받았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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